Dongguk TED <3> 강태원 물리학과 교수 - 특허왕이 전하는 교훈

▲ 강태원 교수

특허권 판매 대학재정에 큰 도움 … 반값등록금도 가능할 듯
플로리다大 게토레이 판매 수익으로 재정 충당사례 참고해야

최근 대학 사회에서 ‘반값등록금’이 화두가 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잘만 하면 누구나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다.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다.

우리대학, 부자 학교 되는 법
바로 교수나 학생들의 ‘지적재산’활용을 통해서 말이다. 미국의 명문대학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가 부자가 된 것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마이크로파(Microwave) 기술 이전과 초음파 탐지기술 덕분이었고, 미국 플로리다 대학은 ‘게토레이’라는 음료를 개발하여 이로부터 많은 판매 수익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제일 잘 팔리는 IT 제품의 대다수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중 상당수는 외국이 개발한 원천 기술의 부속품을 수입해서 나머지 부분과 결합하여 완제품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휴대폰 역시 미국의 퀄컴사(Qualcomm)로부터 핵심 소재를 구입하고, 판매가의 13%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이 핵심 소재의 원천 특허를 가지고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학문 연구는 순수 기초 연구와 응용 연구로 나뉜다. 잘 알다시피 순수 기초 연구는 자연에 존재하는 것 중 아직 발견하지 못한 현상이나 법칙 같은 것을 발견하고자 연구하는 것이며, 응용 연구는 기존에 알려진 사실이나 현상을 이용하여 보다 편리한, 혹은 새로운 기능을 발견하는 연구를 가리킨다. 이들 중 어느 것이 좋은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우리는 종종 모르는 길을 가다가 목적지를 잃어 길을 헤매곤 한다. 이때 무작정 목적지를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되돌아와서 차근차근 방향과 방법을 재점검해보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신개념, 신기능 IT 제품
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초와 응용이 융합하여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무심코 한 ‘실수’, 성공의 어머니
우리 양자기능반도체연구센터는 앞으로 머지 않은 장래에 소자크기가 작아지면서 생기는 양자화 현상을 역으로 이용하여 새로운 개념의 신기능 반도체소자를 개발하고자 한다.
우리 연구의 슬로건은 바로 ‘홍익인간’이다. 연구와 개발을 통해 인간을 이롭게 하는데 일조하자는 것이다. 물론 발명이나 발견은 머리가 좋아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머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심과 애정이다. 나의 것, 나 자신, 나의 집, 나의 모교, 나의 연구실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또 때때로 우리는 무심코 흘려보낼 수 있는 사소한 것으로부터 큰 발견을 얻어내기도 한다. 십 여 년 전, 우리 센터는 결정박막(Epi layer) 성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어려운 시료 세척과 고진공 작업을 거쳐 결정박막을 성장하고 표면에서 이것이 잘 성장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당시, 불행히도 표면이 뿌연 안개처럼 되어 있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이를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었다. 마침 우리 실험실에 새로 구입한 전자현미경(SEM)이 있어서 막 조립을 마치고 시험 삼아 실패한 박막 표면을 들여다 본 후 우리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표면에는 나노로드(Nano rod)가 질서정연하게 성장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즉시 우리는 반복 실험을 하여 성장조건을 구한 다음 이를 이용해서 나노라드 초격자 LED(Nano rod superlattice LED)를 만들었고 이를 국내외 특허로 제출했다. 이 연구 결과는 LED 소자 제작에 응용이 되기도 했다.

또 2000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일본의 시라가와 교수 역시 이러한 실수를 통해 큰 성과를 얻은 경우이다. 당시 일본 츠쿠바대학에서 연구하던 시라가와 교수는 절연체인 폴리머(Polymerㆍ중합체)에 불순물을 넣어 이를 전기가 통하는 폴리머로 변환시키는 실험을 오랫동안 해왔었다. 당시 그는 1mg의 불순물을 넣어 실험을 하라고 한국인 교환교수에게 지시를 했는데, 그가 이를 잘못 알아듣고 1000배가 넘는 1g을 넣었고 우연히도 이 실수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공로로 시라가와 교수는 노벨 화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농담에서 시작된 새로운 발견
또 한 번은 우리 센터에 와서 세미나를 했던 분과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다가 나눈 농담이 큰 발견으로 이어진 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 그리고 이 둘의 중간적 성질을 띠는 반도체로 나눌 수 있다. 반도체가 되려면 전하를 이송하는 전자나 정공이 적당량 필요하다. 반면, 절연체는 전하를 운반하는 전자나 정공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 강유전체라는 것은 전자나 정공수가 더욱더 적어야 한다. 그런데 술을 마시던 중, ‘강유전체를 반도체 재료를 써서 만들 수 없을까?’라는 엉뚱한 이야기가 나왔고, 이런 아이디어가 중요한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렇게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즉시 실험을 시작했다. 이로부터 얻은 결과를 통해 우리는 2006년 특허청으로부터 우수 발명품 수상을 할 수 있었다. 이뿐 아니라 우리 센터는 지금도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많이 수행 중이다.

모교 발전, 학교사랑에서 시작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LED 기술은 일본 도쿠시마의 지방대학교 석사 출신인 나카무라라는 사람이 개발했다. 이는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연구 결과였기 때문에 당시 일본의 각 대학들은 서로 명예박사 학위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정중히 사양하며, 시골의 작은 대학인 나의 모교에서 이를 준다면 영광스럽게 받겠다고 했다. 그 후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산타바바라)로부터 많은 돈을 받으며 스카우트되어 갔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보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나 교수들이 진행 중인 연구가 잘 마무리되면, 우리대학은 몇 십억 원이 아니라 몇 조 원 단위의 큰돈이 될 특허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이런 지적재산을 통해 우리대학 학생 모두가 전액 장학금을 받는 흐뭇한 미래를 상상하곤 한다. 이 같은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학교를, 또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강태원 교수 프로필
△現 동국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특허 29개 보유 △논문 556편 SCI 등재 △연구경쟁력강화위원장(부총장대우) △양자기능반도체연구센터장 △나노정보과학기술원 부원장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한국연구재단) 연구책임자 △도약연구지원사업(한국연구재단 Post-SRC) 연구책임자 △現 국제학술지 TOAPJ 편집위원장 △2004~2006 국제학술회의 ISPSA 조직위원장 △2007 II-VI 조직위원장  △ICPS 2010 등 25회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 역임 △2006~2011 Marquis Who's Who 인명사전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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