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호-조미경 동문 부부
이문호(식품공학 85졸) - 조미경(가정교육 87졸) 동문 부부
동아리 선후배에서 부부로

동아리 ‘동국대학교 합창단’ 선·후배에서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이문호(식풍공학 85졸)-조미경(가정교육 87졸) 동문 부부의 러브스토리. 그들은 비록 재학 중에는 연인 사이가 아니었지만,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추억들이 많아 부부 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연인 사이가 아니던 대학 시절에 이문호-조미경 동문이 기억하는 서로의 모습은 어땠을까? ROTC이자 합창단 부지휘장이었던 이 동문과 새내기였던 조 동문은 그 당시 서로 다른 이에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인연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산정호수에서 엠티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함께 앉게 된 1985년의 어느 날, 이 동문은 당시 마음에 두고 있던 이성에 대한 고민을 조 동문에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ROTC와 졸업 등의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또한 마음에 두고 있던 여학생에 대한 고민도 있어 부인에게 이를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당시를 회상하면 조금 난감할 수도 있을 터.
그러나 조 동문은 “그때 당시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또한 그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추억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 동문은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던 안국역 근처 커피숍에 이 동문이 여자 친구와 함께 놀러 오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서로 인연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선·후배 관계로 졸업하게 되었다는 이문호-조미경 동문.
휴대전화가 보급되지 않았던 1987년 무렵, 집 전화기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문호-조미경 동문은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키웠다. 조 동문은 이 동문을 만나기 위해 홀로 강릉에 있던 부대로 면회를 갔다고 한다. 특히 조 동문은 “경포대에서의 데이트가 사랑을 싹 틔우는데 큰 몫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3년간의 열애 끝에 1990년 6월 10일, 두 사람은 드디어 사랑의 결실을 결혼으로 맺게 됐다. 졸업 후 이어진 만남이라 결혼 약속 직전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내색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 소식을 들은 선·후배, 동기들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문호-조미경 동문 부부는 “캠퍼스 부부의 좋은 점은 무엇보다 함께 한 추억이 많다는 것이다. 대학 시절 동안 공유한 기억이 많기 때문에 지금 결혼 생활을 탄탄히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동아리 모임에 나가도 남편과 부인이 함께하니 더 큰 즐거움이 있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선·후배라는 관계가 몸에 베여 있어서 언행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학교 부근에 데이트할 곳이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마땅한 장소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의 카페를 그 때는 다방이라고 불렀다. 그곳에서 데이트하던 때가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젊은 친구들은 데이트할 곳이 많은 것 같아 부럽다"고 말했다.
이문호-조미경 동문 부부는 캠퍼스 커플인 후배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지 힘든 추억이 될지는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며 “순수한 그 시절에 만나는 그 인연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공부도, 연애도 모두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이문호-조미경 동문 부부. 서로 입을 맞춰 한 목소리를 내는 합창처럼 이문호-조미경 동문 부부는 앞으로도 환상의 하모니를 펼칠 것이다.

김지연 수습기자 jy0905@dongguk.edu


▲ 황유현-임승연 동문 부부
황유현(북한학 07졸) - 임승연(북한학 07졸) 동문 부부
함께 대내외 활동, 장수 CC 비법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페 안, 아기와 함께 있는 우리대학 동문 부부를 만났다. 아기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 부부는 바로 황유현(북한학 07졸)-임승연(북한학 07졸) 부부이다. 황·임 동문은 2010년 10월에 결혼을 한 신혼 부부로 캠퍼스커플에서부터 시작한 이들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황 동문은 임 동문을 북한학과 개강 총회에서 처음 봤다고 한다. 그날에 대해 황 동문은 “개강 총회 때 보고 한 눈에 반했다”며, “아내의 전반적인 모습이 다 예뻤지만 무엇보다도 눈이 예뻤다”고 말했다. 첫 눈에 반한 황 동문은 임 동문에게 1달 동안 작업을 걸었다. 하지만 임 동문은 황 동문에 대해 “같은 강의를 들으면서 알게 됐고,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황 동문과 임 동문의 연애는 무려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황 동문은 연애를 시작한 날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2004년 4월 30일. 이 날을 기점으로 이들은 6년간 연애를 했으며, 결혼에 성공했다.
세상 모든 연애가 그렇듯 이들의 캠퍼스 시절 연애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황 동문은 우리대학 학군단이었고, 선배들의 눈을 피해서 연애를 하기 위해 숨어서 데이트를 해야했다. 이에 대해 임 동문은 “학교 내에서 걸을 때도 같이 걷지 못하고 남편보다 몇 발자국 뒤에서 걸어야했다. ROTC의 특성상 인사도 반갑게 할 수 없어 서운한 점이 많았지만, 남들 부럽지 않게 연애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황·임 동문 부부는 이미 선·후배들도 모두 다 알고 있는 커플이었고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황·임 동문 부부는 선배들이 없는 곳만 골라서 데이트를 하곤 했다. 황·임 동문 부부는 “선배들의 눈을 피해 연애를 할 수 있는 장소로는 남산한옥마을, 동대입구에서 국립국장 가는 길이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6년이란 긴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을까. 캠퍼스 커플이기에 1년 365일 중 ROTC 훈련가는 기간을 제외하고는 함께 있을 수 있었다. ROTC 훈련에 대해 임 동문은 “오히려 ROTC 훈련기간이 2~3주 정도 되는데 이 기간이 있어서 좀 더 애틋하게 연애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고 말하며, “연애 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함께하는 일을 많이 만드는 것이 장기간 캠퍼스커플을 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말했다. 황·임 동문 부부는 연애를 하면서 장학금도 받고, 해외탐방, 공모전 등 여러 가지 대내적 활동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캠퍼스 커플의 경우,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행동 제약이나 헤어졌을 경우 과생활을 하기 힘들다는 점 등의 단점도 있다. 황 동문은 이러한 점에 대해 “서로 구속하는 성격이라서 불편함 점은 없었다”며, “아내를 본 이후로는 학교에서 더 이쁜 사람을 본 적이 없으며, 아내가 내 첫사랑이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황·임 동문은 서로의 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헤어질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졸업 후, 황·임 동문의 연애에도 주황불이 들어왔다. 임 동문은 “취업준비를 할 때 고비였지만 서로 잘 되길 바라고, 싸우면서 스트레스도 풀었다”며, 대학생들의 연애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건도 따지지 않고 연애할 수 있는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며, 대학시절에 불같이 연애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연애를 했으면 좋겠다. 사회에 나가면 할 수 없이 조건을 봐야하기에 순수한 사랑을 하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현재 황·임 동문 사이에는 2살의 황세빈 양이 있으며, 지금 이 순간을 더욱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라고 한다.       

손선미 기자 sunmi@dongguk.edu


▲ 원준호-박다희 동문 부부
원준호(신문방송 11졸) - 박다희(연극 10졸) 동문 부부
건축학개론? 우린 인류학개론!

최근 건축학개론이라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
극 중 승민과 서연은 대학교 신입생으로 ‘건축학개론’ 수업을 같이 듣게 된다. 시간이 흐르며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이 생기지만 결국에는 표현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많은 관객이 아쉬워했을 법한 결말이다.
하지만 우리대학에 영화와는 반대로 사랑의 결실을 맺고 평생을 약속한 동문 부부가 있다.
현재 온라인 광고대행사에 다니고 있는 원준호(신방 11졸) 동문은 취업 준비를 하던 4학년 때 현재의 아내인 박다희(연영 10졸) 동문을 만나게 되었다. 두 동문이 다니던 단과대학이 비슷한 곳에 있지만 과 특성상 만나기는 어려웠을 터. 어떤 연유로 만나게 되었을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천천히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둘의 첫 만남은 교양 수업에서 이루어졌다. 일찌감치 전공 학점을 모두 마무리하고 들을 게 없어서 택한 ‘인류학개론’ 수업 시간에서 그녀를 만난 것이다. 동악의 기운이 점찍은 ‘인연’이었던가. 둘은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되었고 강의 진도를 물어보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었다.

점점 친분을 쌓은 학교 선후배 관계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박 동문은 “이 사람처럼 저도 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정식적으로 만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인 중구에 자리 잡은 우리대학의 특성상 대중교통으로 간단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서 데이트를 즐겼다는 원준호, 박다희 동문. “이태원에는 아기자기한 식당이 많고 강남역은 학교에서도 버스 한 번만 타면 갈 수 있어요. 또 신사동 가로수 길은 연인이라면 걸어야 하는 필수 코스”라며 데이트 장소를 추천했다.
하지만 원 동문은 “저희는 특이하게도 남산 데이트는 한 번도 하지 않았네요. 동국인으로 학창시절 남산 데이트를 못 한 것이 안타깝네요”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두 동문의 캠퍼스 생활의 시작은 달랐지만 끝은 같이 했다. 원준호 동문은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했고 양가에서 결혼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결혼 시기를 잡던 중 이들의 소중한 2세가 생겨 시기를 앞당겨서 결혼했다.

어머니를 따라 우리대학 연영과에 들어온 박다희 동문은 지금도 우리대학과 연을 맺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으로 진학했고 현재는 육아를 위해 잠시 휴학 중이다.
“아무래도 같은 시기에 같은 캠퍼스를 다니다 보니 졸업하고나서도 이야기 할 거리가 많더라고요. 공유한 추억들 하나하나 꺼내가며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어요.”
동악에서의 추억을 공유하며 동반자와 함께하는 결혼 생활이 언제나 즐겁다는 원준호-박다희 동문에게 행복한 날만이 가득할 것이다.

이준석 기자 ston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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