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不在(부재)속에서는 近代化不可能(근대화불가능)

  ▲…설령 내가 今生(금생)의 成佛(성불)을 미루는 한이 있어도 모든 사람을 다 건저 놓고 부처가 되겠다. <佛敎淨化(불교정화)강연에서>

  ▲…살아야하고 살아지게 된 생명에는 어느 누구도 계급이나 귀천이나 행ㆍ불행을 첨가할 수 없다. 이것은 자기에게 주어진 인연과 업력에 의하여 해결되고 점진적으로 복혜를 구족할 수 있는 정신적 도덕적인 수업을 갈무리함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이나 인간 그것에 계급ㆍ계층을 지어 차별하는 것은 독선주의와 아집 사상에 빠진 자들이 자기비호를 위하여 제도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佛誕(불탄)기념 강연에서>

  ▲…믿음은 자기가 자기를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한다. 자기를 아는 길을 불교는 가르치고 있는데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모색하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가하는 문제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특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메커니즘의 홍수 속에서 불교가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가이다. 획일화 되어가는 대량생산의 소용돌이에서 불교의 사명은 무엇인가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요청이 충족되지 못하고 불교도가 불교도로서 그것을 자각하지 못할 때 불교는 不在(부재)이고―지금 다분히 그렇다 하겠다. <‘法輪(법륜)’誌(지)기고에서>

  인류의 영원한 지혜를 밝힌 불교가 근래 우리에게는 미신적인 요소와 야합되었으며, 승려의 타락상은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존재의 의미마저 흐려지고 있다. 또한 사찰의 俗化(속화)가 우심하여 오늘의 사찰은 마치 ‘무허가 하숙집’이나 ‘요정’을 방불케 하고 있다.
  그리고 승려는 신도들의 종에 가까우며, 식은 밥 얻어먹는 거지꼴이 되고 말았다.
  佛盤(불반)을 크게 만들어 놓고 부처님보다도 七星(칠성)과 山神(산신)을 섬기도록 신도를 잘못 이끌었으며 절에서 관상을 보고 점을 치는 등 미신적요소를 강조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승려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六兆(육조)가 넘는 불교재산을 가지고 다투게 되었다. 중이 천할 대로 천해빠진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한국불교가 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불교는 확실히 좋은 운을 만나 부흥의 희망이 보이므로 우리 불자들은 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분명히 불교가 살아야 한국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宗團(종단) 그 현실분석에서>

  ▲…人間(인간)이 산다는 것은 자연 안에서 사회적으로 얽혀져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참으로 아름답게 살려면 먼저 자연에 있으면서 자연을 초월하고, 자기 안에 있으면서 자기를 초월하는 本性(본성)을 발견해야 한다. 즉 우리가 宗團(종단)ㆍ民族(민족)ㆍ人類(인류) 등 거대한 공동체를 말하지만 人間(인간)의 실존은 역시 각 개인의 人格性(인격성)에 있기 때문에 ‘上求(상구)보리 下化衆生(하화중생)’을 ‘모토’로 하는 우리 佛子(불자)들은 우선 그 생활태도에 있어서 근면 검소하고 창의와 進取(진취)에 용감한 생활적 인간이 되어야 하며, 인간관계에 있어서 겸손ㆍ친절하며, 협동, 봉사하는 道德的(도덕적) 自由人(자유인)이 되어야 한다. <‘佛敎(불교)의 社會(사회)참여’ 중에서>

  ▲…민족중흥을 위한 한국적 ‘이데올로기’의 현대적 의의는 낡고(封建的(봉건적)) 물들고(事大的(사대적)) 더럽고(頹廢的(퇴폐적)) 못생긴 (退嬰的(퇴영적)) 것을 무찔러 버리고 새롭고 순수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기 위한 한국상의 지도이념의 새로운 확립을 뜻하는 것인데, 낡았다는 것은 우리가 아직도 후진성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물들었다는 것은 그와 같은 후진성으로 말미암아 아직도 선진국에 의존하는 事大的(사대적) 경향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더러워졌다는 것은 그와 같은 事大化(사대화)로 인해 개인적 양심과 민족적 정기와 사회적 정의가 땅에 떨어져 不義(불의)와 不正(부정)부패와 추태가 판을 치는 타락된 사회풍조를 뜻하는 것이고, 못생겼다는 것은 그러한 퇴폐적 생활감정과 생활태도로 말미암아 人類(인류)가 지향하는 최고 理念(이념)이며, 민족번영과 국가발전의 기초인 복지사회의 건설을 위한 전진적 노력을 중단한 퇴영적 사회를 뜻한다. 그러나 이 모든 전제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자칫하면 근대화 작업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人間(인간)소외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근대화 작업이 ‘나’의 不在(부재)속에서 진행되는 한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근대화 작업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나의 國家觀(국가관)’중에서>

  ▲…生命(생명). 생명은 산 것이며 죽은 것이며 흐르는 것이며 또한 산 것도 죽은 것도 흐르는 것도 아닌 것이다.
  그리하여 이 生命(생명)은 形而上(형이상)으로 形而下(형이하)로 그리고 또한 그것들과는 하나도 아니며 둘도 아닌 것이다. 生命(생명). 생명은 곧 ‘나’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생명은 사고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를 인식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나를 모른다. 오직 天眞(천진)한 나일뿐인 것이다. 산은 높구나 물은 푸르구나. <‘生命(생명)의 世界(세계)’에서>

  ▲…개인의 길에서 宗正(종정)이라든가 전파는 거추장스러운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의 길에서는 언제나 정진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함께 세상을 태어났다는 인연 때문에 四海大衆(사해대중)들을 깨우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니다. 이렇게 말할 것이 아니다. 차라리 불교는 四海大衆(사해대중)의 구제에 더 큰 뜻이 있을지 모른다. 그랬기 때문에 세존께서는 득도를 한 다음 우베라촌에서 내려왔고 義湘(의상) 또한 고국 신라로 돌아왔을 것이다. 오늘 우리들은 그들이 왜 ‘내려왔고 돌아왔는가’라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은 누구에로 돌아왔는가? 그의 나라로, 그의 형제들의 곁으로인 것이다. 우리가 이곳에 태어났다는 사실은 어떤 사실에도 우선하는 사실이다. 우리들은 한국인이다. 많은 한국인의 구제가 오늘의 한국불교의 명제이다. <‘靑潭(청담)명상록’에서>

  ▲…인간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애국자를 배출한다거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아니며 또 대중들을 천당으로 인도하는데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죄악과 번뇌와 고통 속에 잠긴 인간을 참인간이게 하는 것, 그들로 하여금 죄악과 번뇌를 버리고, 진정한 안락을 누리도록 하는 것, 지혜롭게 하는 것, 자비로운 협조가이게 하는 것 그것이 불교의 참뜻인 것이다. <‘靑潭(청담)명상록’에서>

  ▲…한국대학생들이 어디로 몰리느냐 그것을 조사해보니, 주로 다방에 모여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주로 잡담뿐이라는 것이다.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국가민족의 장래를 걱정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신세가 왜 이래 되었느냐, 그런 이야기도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일본 대학생들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머리를 더 기르고, 복장도 하고 싶은 대로 이며 각파가 있어 서로 만나면 서로 피투성이가 되어 싸운다고 한다. 이런 풍조가 한국에는 아직 상륙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차차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들에게는 法(법)도 없고 倫理(윤리)도 道德觀(도덕관)도 희박하다. 죽고 사는 것을 개념하지 말고 그 날 그 날을 살고 말자는 것이다. 40대가 죽고 나면 세계를 지배할 사람들이 바로 이 청소년들인데 이렇게 막 된 정신상태로 들어가니 이게 큰일이다. 이렇게 잘못된데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하면 바로 우리 기성인들이다. 그 책임자 가운데는 물론 나도 한몫 들어 가겠고 대통령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法語集(법어집) ‘現代(현대)의 危機(위기)와 佛敎(불교)’에서>

  ▲…人生(인생)도 人類文化(인류문화)창조도 모두 이 마음의 환각으로 꿈속의 꿈에 불과한 것이다. 이 엄청난 꿈 가운데서 정말 꿈이 아닌 것은 오직 이 마음이 아닌 마음인 나, 이 ‘나’ 뿐이다. 이러한 영원불멸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이유는 ‘나’라고 하는 이 육신이 地水火風(지수화풍)의 4요소로 이루어졌다가 흩어져 없어진다는 法理(법리)를 망각하고 이 육신만이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한 소치여서 이 결과로 영겁토록 생사의 苦(고)에서 헤어날 길이 없고 因果(인과)의 사슬을 끊지 못한다. 그러나 마음도 아닌 마음인 ‘나’, 허공도 物質(물질)도 아닌 이 實在(실재)의 나를 찾았을 때 不安(불안)과 공포에서 헤어나는 인류구제의 길은 있는 것이다.  <70년 世界佛敎(세계불교) 지도자 大會(대회)서의 法語(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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