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前(연전)의 일이지만 길거리에서 한 신사를 만난 적이 있었다. 나로서는 아무래도 잘 알 수가 없는 사람이었는데 아주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옛날 학창시절에 내게 호된 힐책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결국 그것이 그 후로도 자기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자신의 소개를 듣고서야 나는 어슴푸레 그를 기억해낼 수 있었다. 지금은 모 會社(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가 바로 대학1학년 때였었다.
  강의시간 중에도 그는 항상 곤란한 짓만을 했었다. 강의 진행 중에 들어오거나 장난을 치는 일 아니면 졸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한번은 “프레시ㆍ맨이 프레시하지 않으면 소금이 그 맛을 잃은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웃으며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 후로는 나로서는 잊어버린 일들이고 그에 대해서도 기억해둔 일도 없는데 어쨌든 그 때의 한마디가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한 일일 수밖에. 말하자면 그 때 우연히 던진 말 한마디가 오늘의 나와 그에게 새삼 師弟(사제)의 유대를 이어준 셈이 된 것이다.
  4년 동안 얼굴들을 대해 이제 좀 낯이 익을만해지니까 졸업들을 하고 나가 빈 집처럼 느껴지던 캠퍼스에 다시 갓 입학한 신입생들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다행스럽다.
  이런 광경은 수십 년을 보아오는 터이지만 그 때마다 탐스럽고 대견스러움은 비단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신입생 중에는 사정에 따라 몇 년 늦게 입학한 학생도 있을 것이고 고등학교에서 막 올라온 학생도 있을 터이지만 신입생은 금방 알아낼 수가 있다.
  우선 눈매만 보아도 표가 나고 그들의 가슴에 달린 배지가 유난히 번쩍인다. 그들에게서는 정말 프레시한 멋과 맛이 풍겨난다. 그러기 때문에 대학1년생을 ‘프레시ㆍ맨’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다. 물론 모든 게 생소하고 갑자기 成人社會(성인사회)에 뛰어들게 되어 思考(사고)며 생활방식에 새로운 적응력을 길러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진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야 어찌됐건 이제까지의 생각이나 행동보다 모든 스케일이 확대된 대학사회에 入門(입문)한 것이니까 ‘프레시ㆍ맨’일 수밖에 없고, ‘프레시ㆍ맨’이어야 마땅한 것이리라.
  내가 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그 제자는 아마 “프레시ㆍ맨이어야 한다”는 프레시의 道(도)(?)를 충분히 터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인 즉, 그런 정신은 어느 프레시ㆍ맨에게도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비단 대학1학년 시절만을 그런 것으로 여기기보다는 전 대학생활을, 인생 자체를 그렇게 여기며 살 수만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늘 새롭고 싱싱하고 기운차게 사는 사람이라면 어느 사회에서든 ‘짠 맛의 소금’으로서 그 빛과 값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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