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② 동아리 발전방안 모색
미국ㆍ유럽ㆍ중국 대학, ‘학내 공간대관’통해 자유롭게 운영

동아리에 ‘방’을 부여하는 현재의 동아리 공간할당제도는 문제를 안고 있다. 소수 회원으로 구성된 동아리가 학생회관 공간을 독점하고 있고, 이를 기득권으로 인식하여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데에는 ‘동아리방이 있어야 동아리가 존재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대학 재학생 1만 3천여 명 중 학생회관 내 방이 있는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은 공식적으로 1천 9백여 명. 본지 특별취재팀 취재결과 조사대상(388명) 중 46%(121명)가 활동을 하지 않는 회원이었다. 결번이나 착신이 정지돼 실질적으로 연락이 불가능한 32%(125명)도 포함하면 63.4%(246명)가 실질적으로 유령회원인 셈이다. 이를 전체 동아리 회원에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실제로 학생회관 동아리방을 이용하는 학생은 695명이다. 이는 전체 재학생 1만 3천여 명 중 5.34%에 해당하는 수치다. 가장 큰 문제는 동아리방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동아리가 유령회원을 동원한다는 것이다.

학생회관을 단 5.34%의 학생만이 사용한다는 불합리성을 깨기 위해서는 ‘기득권’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동아리방 공간할당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미국대학, ‘공간 대관’이용
공유공간개념이 비교적 잘 정립된 해외대학은 동아리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본지는 해외대학에 파견된 우리대학 교환학생과, 해외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현지 대학 동아리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뉴욕대(NYUㆍNewYork University), 컬럼비아대(Columbia University in the City of New York), 시카고대(University of Chicago)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개별 동아리에 ‘방’을 부여하지 않고, 공간을 대관하는 시스템으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공간이 필요한 동아리나 학생은 사전에 신청하고 이용하는 방법이다.
미국 노던주립대(Northern State University, Aberdeen, SD)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온 김은영(교육4) 양은 “동아리 방을 따로 가지고 있지 않고 학교 공간을 대관해서 사용한다”고 밝혔다.

뉴욕대, ‘공간 보증금’ 예치
도심에 위치한 뉴욕대의 경우 400여 개 이상의 동아리가 동아리방 없이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뉴욕대는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 유휴공간의 사용을 줄이고, 공간을 쪼개 유동성있게 관리하고 있었다. 학교의 시설은 모든 학생들이 사전에 예약하면 쓸 수 있는 방식으로, 회관ㆍ경기장ㆍ강의실ㆍ서재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시설은 무분별한 예약을 막기 위해 보증금(Deposit)을 예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세계적인 명문대 시카고대도 뉴욕대와 마찬가지로 동아리에 ‘방’을 부여하지 않고, 대관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었다. 시카고대에 재학 중인 데이비드킴(David KimㆍInternational Business4) 군은 “경우에 따라 소정의 돈을 지불하고 학교 시설을 이용해, 학생들이 조금 더 주인의식을 갖고 공간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유럽ㆍ중국도 공간 대관해
영국ㆍ체코ㆍ헝가리ㆍ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유럽대학도 대관시스템을 통해 필요한 동아리에 공간을 배정하고 있었다.
영국의 골드스미스대(Goldsmith University of London) 교환학생 김성우(영통4) 군은 현재 응원단과 배구동아리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군은 “골드스미스대학은 동아리방이나 과방을 특정 학생만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필요한 학생이 대관하여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공간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 명문대 베이징대ㆍ칭화대 등도 대관시스템을 통해 동아리 공간을 분배하고 있었다. 전지우(칭화대 중문과 졸) 양은 “학교 조직을 제외하고는 학생모임 등에 고정공간을 배정하는 경우는 없다”며 “학생들이 모임을 위해 공간을 이용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공간 대관 신청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우리대학도‘대관시스템’필요
우리대학도 해외대학과 같이 ‘동아리방 대관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때다. 학생회관이 ‘학생들의 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일부 동아리가 아닌 전체 학생에게 사용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절대면적이 작은 우리대학의 경우 ‘효율적 공간활용’이 더욱 절실하다.
동아리방 공유를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기존 동아리가 과감히 ‘방’을 내놓아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물론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기자재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활동의 어려움을 겪는 동아리도 있을 것이다. 대학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동아리가 기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공용 수납공간을 확충해야 한다. 공동으로 보안과 관리를 하고, 해당 동아리 학생들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찾아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자원과 공간의 효율적 관리 측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생회관 동아리방을 단 5.34%의 학생들만이 사용하는 것은 부당한 특혜다. 이제 학교는 한정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라도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누릴 수 있게 보장해야 할 때다.

 

특별취재팀 dgupress@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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