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이 둘러본 세계의 대학 ⑧ 미국 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Bernardino

▲ 캘리포니아 주립대 산버나디노캠퍼스 전경

나는 2010년 2학기에서 2011년 1학기까지 약 1년 동안 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Bernardino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 대학 합격 통지를 받자마자 학교 홈페이지를 살펴보며 어떤 것들을 할 것인지 계획을 짰었는데, 교환학생은 그 때 결심한 것들 중 하나이다. 당시에는 막연하게 무조건 넓은 곳으로 나가보자는 생각이었다.

이후에 교직과 복수전공 이수로 주 전공 외에도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많아지면서 교환학생을 가려던 계획이 조금씩 뒤틀렸다. 그러나 4학년 1학기 때 교환학생 공고를 보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드디어 교환학생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내 전공인 ‘영화’를 고려해 헐리우드(Hollywood)와 가장 가까운 학교를 택했다. 그곳은 바로 CSUSB(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Bernardino)였다. 비록 학교가 위치한 San Bernardino(샌버나디노)는 LA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었지만 과연 세계 최대 영화생산지 헐리우드는 어떨지 그곳에서 느껴보고 싶었다.
 

▲ 비디오 제작수업 때 실습하던 모습

인재양성 위한 지원 아끼지 않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버나디노 캠퍼스(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Bernardino)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학 중 하나로 꼽힌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경제에 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이 대학 출신이라 불릴 정도다.
특히 교육대학은 대학 최초의 박사 과정인 Ed.D.를 제공해 교육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힘쓴다. 이를 위해 학교는 학사 학위와 석사 학위 과정 및 교육 자격증, 국가가 인정하는 인증서 취득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지역의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학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공상관없이 모든 수업 수강 가능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전공과 상관없이 모든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는 교환학생이라 여석이 있는 수업에 한해서, 그리고 교수와 학과장의 동의를 얻어야만 수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수강신청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수업 선택은 완벽히 자율적이었다. 이 학교에는 영화과가 따로 있지 않고 ‘Communication Studies’라는 전공 안에 영화라는 세부전공이 있었다. 나는 여기에 개설된 비디오 제작·장편시나리오·편집·영화분석 등의 수업과 그 외에 내 전공과 연관있는 타전공 수업, 예를 들면 연극과의 무대분장이나 의상 디자인, 예술학과의 사진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드로잉기초나, 인종주의에 관련한 수업을 들었다.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체험, 다양한 생각을 해보는 게 처음 내 목표였다. 그래서 전공에 상관없이 관심 과목을 모두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즐거운 경험이자, 시야를 넓힐 좋은 기회였다. 학생과 교수 어느 누구도 타전공생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으며 오픈마인드로 대해줬다. 아직 영어가 어려웠던 나를 배려해주는 친절한 교수들도 많았고 한국학생들은 똑똑하다며 나를 환영해주는 교수도 있었다.
 

기초·기본에 충실한 수업방식 인상적
영어로 수업을 듣는 것이 어려울 뿐, 수업 내용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쉬운 편이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격식을 차리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수업에 지각해도 “Sorry~” 하며 당당하게 들어오고, 수업시간에 스스럼없이 질문하고 자신의 의견도 자유롭게 표현한다. 학생과 교수가 친구같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정말 기초부터 가르친다는 것이다. 하나의 일화로, 교수님이 리포트를 작성해 오라고 했는데 참고문헌을 달아 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도서관으로 데려가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검색하는 방법부터, 검색해서 찾은 도서 번호로 어떻게 책을 찾는지까지 알려줬는데 그것이 그날의 강의 내용이었다. 나는 그런 것까지 알려주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으나, 외국 친구들은 그게 당연하다는 듯 모두들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기초를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교육자도 기초 교육을 간과하지 않는다는 점은 정말 배울 점이라 생각했다.

영화전공수업은 기초부터 시작해 정말 전문적으로 가르쳐준다. 시나리오수업은 단순히 시나리오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협회에 어떻게 가입하고, 저작권등록을 어떻게 하고 시나리오 마켓에 어떻게 내는지, 그리고 공모전에 어떻게 출품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다름’을 인정하는 삶의 방식 배워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다. 다양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차별의 역사가 길지만, 그 역사가 긴 만큼 다양한 인종과 문화에 개방적이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어떤 문화의 어떤 이든지 기꺼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1년 초과 학기 이수를 감내하고도 교환학생을 강행했지만 실제로 기대 이상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
CSUSB에서의 경험은 학문적인 면 이외에도 내 스스로를 성장시킨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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