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께서 걸림 없는 청정한 지혜의 눈으로 널리 법계 일체 중생들을 관찰하시고 말씀하시되, “이상하다. 이상하다. 중생들이 여래의 지혜를 구족하고 있으면서도 어찌 어리석고 미혹하여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가. 내가 마땅히 성스러운 도로 가르쳐 망상과 집착을 길이 여의고 스스로 몸속에 여래의 광대한 지혜가 부처와 다름이 없음을 보게 하리라”고 하시고.....여래의 한량없는 지혜를 갖추게 하여 중생들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신다.
- ‘화엄경’,‘여래출현품’

우리 중생에게도 부처님의 지혜가 갖추어져 있으니, 망상을 일으키지 않고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곧 본래 구족해 있는 지혜가 현전하여 참 이익을 얻고 안락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부처 경계 알고자한다면 그 뜻을 맑히기 허공과 같이하라. 망상과 모든 집착 멀리 여의고 마음의 향하는 바가 걸림 없도록 하라.” (若有欲知佛境界 當淨其意如虛空 遠離妄想及諸取 令心所向皆無礙)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연 있는 많은 이들도 괴롭고 불행하게 만드는 망상과 집착을 멀리 여의고, 안락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혜의 마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경(經)에서 수없이 설하고 있다.
그 방편은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부처님의 지혜가 구족해 있음을 깊이 믿는 청정한 신심(信心)이다. 신심이 확고하면 그 지혜 마음을 사용하려는 원(願)을 일으켜, 그 원의 힘(願力)으로 인연 따라 모두 행복한 공덕행(功德行)을 지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면 망상이나 집착은 자연히 사라진다. 망상을 일으키지 않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집착을 없애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파도 헤치고 물을 구하는(撥波求水) 것이다. 번뇌 망상은 자성이 없어서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다. 지혜 역시 환(幻)과 같아서 공하지만 한량없는 공덕을 짓는 공능이 있다. 망상 일으키는 바로 그 마음이 지혜의 공덕을 짓는 것이다.
화엄경에 보이는 우리들의 롤모델이기도 한, 선재(善財)의 구법 여정 역시 신심과 행원(行願)으로 점철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낙엽 떨어지는 이 가을, 제2, 제3의 선재가 낙엽 사이를 걷고 있음을 그려본다. 그리고 두 손 모아 발원한다. 본래 갖추어져 있는 지혜의 공덕행으로 모두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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