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慧(지혜)롭게 사는 5章(장)

  ○…산, 바다, 푸르름의 계절. 南太平洋(남태평양), 그 너른 大海(대해)로 뛰어들어 훠이훠이 헤엄을 쳐보고 싶다. 시원한 물거품, 검붉은 피부…. 太陽(태양)은 여지없이 우리들의 감각을 鈍化(둔화)시키고 매섭게 신경을 긁어 놓는다. 60여일의 긴 여름방학―. 여기 기발한 着想(착상) 5題(제)를 실어 성가신 暴炎(폭염)과 팽팽히 맞서본다. (편집자)

  ‘學生(학생)이나 직업을 가진 사람의 內職(내직)’이란 의미로 풀이되는 ‘아르바이트’는 젊은이의 기백을 남김없이 과시하는 동시에 大學生(대학생)의 멋진 모험이라 할 수 있다.
  무더운 7, 8月(월)에 뜨끈뜨끈한 쌍화탕이라도 훌훌 들이키면서 방구석에 들어 박혀 책과 씨름하거나,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바닷가 백사장을 찾아 나서는 것도 기막히지만, 역시 푹푹 찌는 더위에서 脫出口(탈출구)를 찾는다면 ‘아르바이트’가 최고일진대―. 대학인다운 멋과 ‘실속’ 또한 차릴 수 있는 ‘돈벌이’로 이래저래 일거양득.
  기존 사회에 과감히 뛰어들어 ‘데이트 자금’을 꿈꾸어 보는 것은 참 신나는 일이다. 가는 젊음은 붙들어 맬 수 없는 것. 연인과의 공동작업도 그럴싸하지만 그보다는 슬쩍 숨겨뒀다가 주머니가 두둑해진 뒤에 희소식을 전해주면 감격의 눈물을 뚝뚝 흘리는 感情(감정)도 풍부한 그대의 연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아르바이트’는 첫째로 强(강)심장과 철광을 깐 듯 완강한 염치(?)를 구비해야 한다. 가령 그대가 일반회사의 사무직원들을 상대로 新刊(신간) 서적을 파는 外販員(외판원)으로 둔갑했다 치자.
  “現代人(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必讀(필독)해야 할 교양서적입니다. 게다가 햇볕 잘 드는 방에다 꽂아 두기나 하면 그야말로 멋들어지고 무게 있는 內室(내실)이 됩죠.”
  이런 경우의 허풍선은 不文律(불문율)의 必要惡(필요악). 두둑한 배짱으로 찔끔 한 눈 감고 해볼 일이다. 그대가 좀은 슬픈 빛을 띠고 데이트 자금 없어 따분했던 어떤 일요일을 상기시키면 웬만한 양식 갖춘 인정 많은 사람은 으레 넘어가기 마련.
  비단 이것뿐이 아니다. 종로 네 거리를 활보하는 ‘샌드위치ㆍ맨’도 좋고, 얼음집 배달부 자리도 좋고, 사우나탕 경영주의 사무원도 좋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일자리’가 용감한 여러분을 위해 곳곳에서 채비를 차리고 있다. 찰떡 메떡가릴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잡아보라.
  화장실 휴지 쪼가리에서 주워 읽은 가정교사 자리도 무난하다. 만약 그대가 늠름하고 美男型(미남형)인 애인 없어 우울한 孤獨女(고독녀)라면 문제는 더욱 간단한 것. 그대의 해박한 語學(어학)실력을 남김없이 발휘하라.
  그러다가 꼬마의 핸섬한 兄(형)을 낚는 것이다. 남자가 지나가는 기미가 보이면 재빨리 스펠 긴 단어를 멋들어지게 읽어 내리고 볼펜을 꼬누어 쥔 매력적인 프로필을 보일라치면 제 아무리 木石(목석)같은 남자라 해도 홀딱 반하고 말 것 인즉―. 애인 낚고, 돈 모으고 이야말로 ‘錦上添花(금상첨화)’가 아니고 무엇이랴?
  ―젊은이여, 東國人(동국인)이여, 野心(야심)을 지닐지어다.
  올여름은 그대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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