盛夏(성하)의 季節(계절) 6月(월)이 오면 마음의 양식이 부족한 나는 막연한 기분에 휩싸이고 만다.
  빈 한강처럼 파문도 없고 빈 들처럼 흔들림도 없는 平靜(평정)을 구하고 싶은 아쉬움으로 가득해 있는 나의 공허한 한편 구석엔 언제부터인가 기나긴 旅行(여행)의 동경으로 가득해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人間(인간)이 慾望(욕망)으로 치우치지 않는 行動(행동)을 할 때 그 행동에 대한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여행에 오른다고 해도 마음의 욕구에 의한 여행이 되지 않을 때 그저 혼자뿐이고 싶다는 이야기 뿐 자신에게 이야기 해줄 그 무엇인가 하는 내용은 없게 마련이다.
  무한히 넓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걸을 때면 모습이 보이지 않는 理想(이상)의 그림자를 자신에게서 발견하곤 전율을 하게 된다.
  바다 끝에는 아무것도 없고, 다만 일렁이는 파도 뿐, 그 파도위에 자신의 모습을 세워보고 싶은 충동을 갖게 될런지도 모른다.
  그림자도 찾고 싶다. 내 주위에서 영영 사라져버린 이 그림자를 따라 방황하다 보면 내가 도달하고자 원했던 理想鄕(이상향)에 닿게 될런지도 모르고 그 그림자를 따라 기억하다보면 목마르게 기다려지던 어떤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충동 때문이다.
  旅行(여행)을 떠나고 싶다. ‘타이트’한 日程(일정)에서 혼자여서 기쁘다는 자그마한 여유를 가짐으로 소박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詩人(시인)이여 밤 밑바닥까지
  곧장 따라 내려가보라
  그대의 마음속으로부터 솟아오르는 목소리로
  기쁨이 무엇인가를 알려다오.”
  詩人(시인) ‘키이츠’의 죽음을 추모한 ‘오든’의 추모시가 지금 내게 이렇게 절실해 옴은 죽음의 바닥끝까지 내려가서 기쁨이 무엇인가를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로 전해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던 詩人(시인) ‘오든’의 그 기대의 매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죽음에의 긴 여행으로 환희의 얼굴 표정을 지어 볼 수 없다면 그저 그렇게 훌쩍 떠나버려 저 먼 시골역에서 아쉬운 사람에게 旅行(여행)의 기쁨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빈 들에 파문이 이는 가득함으로 오늘도 내게 풍족함을, 한낮에 억수 같은 소나기로 우리들에게 풍성한 언어의 샘을 이루게 하여 주는 신을 내 마음 속에서 찾고 싶다.
  6月(월)이 오면 盛夏(성하)의 하늘 아래 내 가난한 마음을 위해 여행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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