卒業公演(졸업공연) ‘밤으로…’를 보고

  演劇映畵科(연극영화과)는 제15회 卒業公演(졸업공연)작품으로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旅路(여로)’(全(전)4幕(막))를 택해 무대에 올렸다. 이 졸업공연은 지난 11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연극영화과 소극장에서 공연되었으며, 12일부터 14일까지는 국립극장 小劇場(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우선 말해두지만, 이번 公演(공연)은 비교적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마약환자인 어머니 메어리(박갑순), 연극배우인 아버지 티로온(채수영), 브로오드웨이의 삼류배우이자 술주정뱅이이며 삶을 포기해버린 큰아들 제이미(신상용), 폐병장이며 詩人(시인)의 기질을 가진 作家(작가)오닐의 분신이었던 둘째아들 에드먼드(이종훈), 수다쟁이며 가정부인 캐서린(김혜순), 이들 5人(인)의 연기자들은 무대에서 연극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흡사 자기들의 집에서 자기들의 생활을 하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작품 전체적인 흐름은 정서와 여운의 연속이었다.
  연기자들의 알맞은 대사처리와 안정된 동작처리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드러움을 자아내었다. 조금도 복선으로 처리되지 않았던 연기자들의 행동선은 조금 단조로운 면은 있었다. 그리고 조금 지나치리만큼 무대 앞을 사용한 점은 주의 깊게 보는 사람에게 약간 지적될 만하였다.
  또한 원작과는 달리 많은 대사를 연출자가 삭제했음은 알 수 있겠으나 그래도 두 시간이 넘어선 ‘밤으로의 긴 여로’는 제 3幕(막)에서 약간 지루감을 주었었다.
  메어리의 대사처리가 불분명한데 비하여 캐서린과의 대화중 쓸데없는 긴장감을 주게 하여서 관객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연출자 심회만(演映(연영)․4)군은 상당히 작품에 신경을 많이 쏟았던 것 같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 사이(Pause)를 많이 살렸음은 어느 기성 연출자들도 쉽게 소홀해버리기가 쉬운 점이었으나 비교적 처리를 잘해 나갔다. 다만 연기자들이 가끔씩 극중 인물에 너무 빠졌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는 자신들도 모르게, 그 사이를 잊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이점이 조금 아쉬운 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國立劇場(국립극장)에서는 그러한 일이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본교 小劇場(소극장)에서는 무대조건 때문이었는지 출입문과 부엌문 앞이 무대가 아닌 그냥 관객석 바닥을 캐서린이 지나가고, 제 4막에서 제이미가 등장하여 무대에서 내려와 잠깐이지만 대사를 하는 것은 눈에 거슬렸다. 그리고 이것은 소품에 관한 일이지만 티로온이 第(제)2幕(막)에서 사용되었던 술병이 第(제)4幕(막)에서도 똑같이 사용된 점은 생각해 볼 문제다. 술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던 그 술병으로써 계속 사용한 점은 연기에 있어서 자칫 넘어가기 쉬운 함정이다.
  연기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스탭들도, 잊기 쉬운 조그마한 이런 소품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 전체적인 부문에서는 비교적 훌륭한 연극이었지만 그러나 학생들의 배우는 입장에서 볼 때 앞서 지적한 흠들은 부분적이나마 지적하지 아니 할 수 없다.
  연기자 각각 조금씩의 실수는 있었다. 메어리의 심리적 묘사는 수준급의 훌륭한 연기였으나 대사의 불분명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애란의 여성인데 劇(극)중의 메어리는 전라도의 사투리를 약간씩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응(ㅇ)받침에 가까운 대사들은 알아듣기 어려웠다.
  또한 가끔가다 55세의 여인답지 않게 젊은 여성의 멋을 보인 점은 연기자 자신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티로온에게도 몇 가지 지적할 점이 있다. 티로온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지만 호흡과 발성에 문제점이 있었다. 잘 정돈되지 않은 그의 호흡처리는 제4막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고르지 못한 그의 호흡은 약간씩 대사에 지장을 주어 관객에게 부담을 주었었다.
  흥분했을 때의 그의 목소리는 갈라져 듣기에 부담이 되었었다. 이 점을 연기자가 반성했으면 한다. 그의 큰아들 제이미는 무대에 능숙치 못한 걸음걸이를 조금씩 보였다. 부드러운 걸음걸이가 아닌 딱딱한 걸음걸이가 약간씩 보였으나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둘째아들 에드먼드는 풍부한 연기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도 부담이 없었으나 자기 자신이 센치멘탈에 빠진 점이 한두 번 보였다. 가정부 캐서린은 처음 무대에 선 연기자라고 한다. 劇(극)진행에 무리가 가는 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침착한 그의 태도는 보는 사람에게 흥미를 일으켜주었다.
  이들이 만들었던 劇(극)의 분위기는 비교적 성공한 편의 수준급이었으나 小劇場(소극장)조건으로 약간씩 분위기가 흐트러진 점은 있었다. 조명실과 객석과의 거리가 밀접된 관계인지 조명실에서 조명기재를 다루는 소리가 들려 간혹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었다. 그리고 劇(극)이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몇 명의 관객들이 입장되는 것은 좀 지양되었으면 한다. 또한 시설 면에서 막처리가 문제됨을 볼 수 있었다. 막이 완벽하게 열리지 않아 막을 잡은 사람이 막을 처리하는 것은 좀 우스운 모습이었다.
  대체적으로 연극은 관객에게 讚(찬)․反(반)의 비판을 받는 예술이다. 부언하지만 이번 연극처럼 관객을 매료시켰던 연극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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