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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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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대학공동체에서도 소외받는 ‘외로운 존재’생활협동 노동자 시위를 통해 본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태

   
△지난27일 동대입구역 앞에서 생활협동조합 노동자와 총학생회 구성원들이 정년 연장을 조건으로 한 임금피크제에 대해 피겠시위를 했다. 상록원에서 배식하고 있는 생활협동노동조합 노동자의 모습이다.
 
며칠 전 생협 노동자들이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 피크제에 대한 피켓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 채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용역업체 노동자들이다. 이번 생협노동자들의 시위를 계기로 우리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는 용역업체 노동자들의 노동 실태를 살펴본다. 그들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그리고 바람직한 대학공동체내의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은 어떠해야 할 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지난 10월 27일 동대입구역 앞,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노동자들과 총학생회 구성원들은 피켓을 들고 학교구성원에게 호소(呼訴 )하고 있었다. 피켓시위의 쟁점은 정년 연장을 조건으로 한 임금피크제. 생협노동자들은 정년보장에 있어 기능직과 연구직사이에 발생하는 차이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직 노동자들이 정년보장을 60세까지 받는 반면 생산직 노동자들은 56세까지 보장을 받기 때문이다.이들에게 생협측은 연구직과 똑같은 정년보장을 제안했다. 단, 조건은 56세부터 임금의 45% 삭감한다는 것. 이에 대해 생협노동자들은 45% 삭감된 임금의 5%정도만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생협측은 이들의 요구가 타당성 없다고 받아들였다. 임금을 인상한 다해도 정부보조금이 줄기 때문에 결국은 같은 돈을 생협쪽에서 받거나 정부쪽에서 받는 정도의 차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생협과 생협노조측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화장실서 밥 지을 때도 있어

우리대학 내 정년보장을 받은 생협노동자들은 그나마 처우가 나은 편. 그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청소부아주머니, 경비아저씨와 같은 용역업체노동자다.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출근한 청소부아주머니는 이른 새벽부터 강의실과 화장실, 계단을 오가며 쉴 새 없이 청소한다. 이렇게 한 달을 일해 받는 월급은 85만원 남짓. 법정 최저임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수
준이다. 식대조차 보장되지 않아, 점심시간이 되면 아주머니들은 모여 화장실에서 밥을 짓는다.

경영관 그루터기 옆 세 평 남짓 휴게 공간, 아주머니 4분이 모이니 꽉 찬 곳에서 김치와 콩나물 등 몇 가지 반찬을 놓고 점심을 해결(解決)한다. 이들이 이렇게 점심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에 2500원짜리 학식을 한 끼씩만 먹어도 한 달에 6만원. 이들에겐 이마저도 부담스럽다. 이마저도 시간이 모자랄 때면 빵 하나로 한 끼를 때우곤 한다.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용역업체에서 물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왁스, 비누, 장갑 등등 용역업체에서 제공하는 양은 턱없이 부족한 양.

물품이 부족해 청소가 제대로 안 돼도 책임은 고스란히 청소부 아주머니에게 돌아온다. 이런 사정에 그들은 얼마 되지 않은 월급에서 청소용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식비 6만원조차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청소부아주머니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꼬박 일을 한다.

병원갈 시간조차 허용안돼

하지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들에겐 아플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례나 결혼식에 참여할 권리도 이들에겐 없다. 그들은 아파도 쉴 수 없고 장례나 결혼식에 참여할 수 없다. 그들은 외친다. 자신들은 기계가 아니라고. 청소부노동자로 살면 아파도 쉴 수도 사람노릇도 할 수 없는 것이냐고.

하지만 그들은 이런 고충을 서로 나눌 수도 개선을 요구할 수도 없다. 용역업체에게 밉보인 이들과 잘 보인 이들에게 배당되는 일은 양에서 차이가 난다. 용역업체측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게는 업무량이 적은 일을 배당한다.

반대로 용역업체측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게는 업무량이 많은 일을 배당한다. 그렇게 용역업체 측은 청소부 아주머니들에게 압력을 가한다. 그들 중 몇 몇이 불만을 털어놓는다거나 노조를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면 용역업체 측은 그 사실을 다른 일부의 아주머니를 통해 듣는다. 그렇게 되면 일의 배분에 있어서는 또 다시 차이가 나게된다.

용역업체에 밉보이면 언제 잘릴지 모르는 것이 이곳의 현실인 것이다. 정년 보장은 고사하고 당장 내일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 이 때문에 고충이 있어도 마음 편히 털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용역업체와 계약을 한 이상 용역노동자들을 학교가 직접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우리대학경주병원에서 청소노동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대학경주병원에서 청소용역 노동자로 일하던 용모(58)씨가 청소용역업체 소장의 상납, 부당한 업무배치, 비리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용씨의 죽음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청소 용역 문제를 들춰냈다.

앞서 서울대병원과 고대의료원 청소노동자 노동환경 개선 요구의 경우도 용역을 줬다는 이유만으로 해당병원측은 그 책임을 회피했다. 용역을 줬기 때문에 청소노동자의 모든권리보장에 대해 병원은 책임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 병원의 입장인 가운데 노동계는 결국 그들의 요구사항은 허공의 메아리로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비정규직 법 개정이 근본대책

이와 같이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된 노동자들은 그들의 권리 보장을 학교, 병원, 용역업체 그 어느 곳에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용역 노동자들의 외로운 외침을 누가 들어줄 것 인가?

우선, 청소부 아주머니와 같은 용역 노동자분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기 위해서 우선 법적인 측면서 변화가 필요하다. 2007년 7월 1일,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기제(계약직) 근로자로 2년 이상 일하면 사용주가 사실상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비정규직법 시행규칙법 시행 이후 기업들은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거 외주용역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간접고용은 고용계약을 해지한 뒤 동일한 업무를 제 3의 인력공급 업체에 외주로 돌
리는 것으로, 이는 비정규직법 시행에 대한 기업들의 가장 흔한 대응 방식이 되고 있다.

외주화는 해당 비정규직과 직접근로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주 노동자를 활용하는 기업은 노사관계의 당사자가 더 이상 아니고, 따라서 고용과 노동조건에 대한 책임, 의무를 외주 기업한테 떠넘길 수 있다.

현행 비정규직법은 직접고용 기간제 단시간근로자 그리고 파견근로자의 고용에 관한 내용만 규율하고 있을 뿐 외주용역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규율하는 장치는 전혀 없다. 때문에 청소부 아주머니와 같은 외주 용업업체 노동자들은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나 외로운 속앓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종립학교로서의 배려 필요

설령 청소부 아주머니와 같은 용역업체 노동자가 법적인 측면에서 보호받고 있지못하고 있더라도 종립학교로서 우리대학은 건학이념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대학은 ‘지혜’와 ‘자비’라는 불교정신을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다. 부처님은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없게 하기 위해 자비를 베푸셨다.

그러한 부처님의 정신을 계승해 설립된 곳이 이곳 ‘동국대학교’다. 자비의 정신이 깃든 우리대학에서 학내구성원의 아픔과 괴로움을 이대로 눈감는 다면 어찌 민족과 인류사회 및 자연에 이르기까지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 한단 말인가?

학교측도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만 용역 노동자를 볼 것이 아니라 불교정신아래서 이 문제를 바라 볼 필요가 있다. 학교 측의 작은 배려가 필요할 때다.

또한 이들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도 절실하다. 현재 우리대학 내에 설립된 직 원노조, 생협노조와 같은 노동조합들이 같은 노동자로서 이들의 입장에 귀기울여봐야 한다. 비록 같은 단체 소속 노동자는 아닐지라도 같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가 이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면 그 누 가 이들의 마음을 이해해 줄 것인가.

학생들 또한 우리대학 내 구성원인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성신여대의 경우 지난 2008년 용역업체 노동자 65명이 부당한 이유로 노조 전원 해고되자 학생들의 14일간 농성으로 복직을 이뤄냈다. 학생들은 학생과 노동자간의 대등한 연대로 농성을 하고 서명운동을 벌였던 것이다.

청소부 아주머니의 열악한 처우를 단순히 안타까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학생과 노동자간의 대등한 연대로 좀 더 실질적인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학내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이지연 기자  ljy88918@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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