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민으로서의 주권을 실현하며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선거권의 행사는 민주주의를 존속시켜주는 생명줄과도 같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근거로 작용한다.

   최근 선거 이슈는 단연 ‘부동층 표심’이었다. 양극화돼 가고 있는 정당논리에 진절머리가 나버려 정당 신뢰도가 감소한 것도, 과거의 세대보다 정치적 이념의 색이 옅고 실리적인 측면을 추구하는 정치 트렌드 변화도 “부동층”이 선거의 주요 포섭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간 경쟁이 치열한 박빙으로 전개될 경우, 부동층의 선택은 선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를 증명하듯 초박빙의 구도를 보였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부동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수많은 공약들과 퍼포먼스들이 동원됐다. 즉, 이제는 고정 지지층을 넘어 자신들의 투표 선택을 결정하지 못하거나 지지를 변경하고자 하는 부동층의 흡수가능성이 선거의 전략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맹효의 논문 「한국 유권자의 부동층에 관한 연구」는 부동층의 영향력과 태도에 주목한다. 저자는 “부동층”을 정의하고, 한국에서의 부동층 규모의 증감을 확인하는 동시에 제18대부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의 부동층 특성을 통해 부동층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며 이들이 합리적인 투표를 하는 유권자인지 검증하고자 한다. 한 번의 선거를 연구 대상으로 하거나 몇 차례의 연속 선거를 연구 대상으로 하더라도 코로나 시대에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연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던 기존의 부동층 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에는 이러한 결함을 보완했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저자는 본론 2장에서 이론적 논의를 통해 부동층의 개념을 정의한다. 현재는 부동층에 대한 규범적 표기 없이 공식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채 각자마다 상이한 방식에 따라 부동층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먼저 기존의 부동층 연구를 해외 연구와 국내 연구로 나누어, 해외 연구는 부동층에 관한 이론의 발전과 접근을 중심으로, 국내 연구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로 구분한 후 이와 관련된 학술적 흐름 및 연구자의 견해를 정리하며 부동층의 개념을 파악한다. 

   3장에서는 연구 설계로 분석할 자료를 소개하고 연구 가설과 분석할 모형 등에 관해 설명한 후, 이를 바탕으로 4장에서 부동층의 정치적 태도를 탐구한다. 2장에서 정의된 부동층의 개념에 따라 응답자를 선거운동 시작 전 자신의 투표 선택을 이미 결정한 고정층,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지를 선택한 부동층, 그리고 투표에 불참한 기권층으로 구분하여 조작된 변수에 따라 각 집단의 특성, 분포, 그리고 네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난 변화 등을 비교 분석한다.

   결론에서는 본 논문을 통해 분석한 내용들을 정리하며 부동층 해당 여부와 투표할 한 표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 간에 상호관계가 거의 없다는 것을 논증한다. 나아가 비록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부동층이 합리적 선택을 바탕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에 해당된다는 것에는 명확한 근거가 없지만, 이들이 정치참여에 있어 소극적 유권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시사점을 제공하며 논문을 마무리한다. 선거권자들이 ‘정당에 매몰된 정치현실’에 회의를 느끼며 정치에 대한 새로운 문화와 시선이 생기고 있는 지금, 부동층에 대한 정치공학적 논의는 정치계의 성찰이자 선거전략의 수립을 위해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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