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연구자이자 비평가로서 내가 동의하지 않는 표현 중에 ‘청소년 문학’이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방향이든 간에 이런 범주로 문학적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나면, 이 범주에 속한 문학에서 ‘청소년’은 ‘미성년’, 즉 아직 성인이 되지 못했으나 언젠가는 ‘성인’이 될 아이들이 되고, ‘청소년 문학’은 이들의 ‘성장’ 서사로 규정된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성인’을 하나의 정상적이고 완성된 범주로 보고, 그 관점에서 ‘청소년’은 그 완성태로 가는, 그러니까 아직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존재로 규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미성숙과 미발
지잉~ 지잉~ 기계음을 내며 프린터가 돌아간다. 프린터에서 나오는 건 종이가 아니라 3차원 형상을 갖춘 물체다. 신기하긴 하지만 그렇게 놀라울 정도는 아니다. 요즘 3D프린터에 대해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3D프린터로 뭔가 물체를 찍어내나 보다 싶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까만색 장미 모형을 찍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냄새는? 킁킁. 초콜릿? 올해 초 초콜릿 회사인 허쉬는 3D시스템즈라는 회사와 함께 초콜릿 3D프린터 ‘코코젯’을 발표했다. 재료를 넣으면 원하는 모양으로 초콜릿을 만들어 준다. 다크, 밀크, 화이트 등
세월호 이후 ‘이후’라는 이 단어는 하나의 낱말에 불과하지만 꽤 복잡한 의미망을 포함하고 있다. 작년에 필자는 김남주 20주기를 맞아 발표한 글 「김남주 이후」(『실천문학』 2014년 봄호)에서 ‘이후’의 의미론에 관해 몇 마디 단상을 제시한 바 있다. 그것을 실마리로 삼아 ‘세월호 이후’라는 말의 몇 가지 뜻을 풀어보기로 하자.첫째, 이후는 당연히 시간적인 의미에서 다음에를 뜻한다.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사건, 그 이후의 시간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둘째, 하지만 이후라는 말은 시간적인 다음에를 넘어서, 어떤 상징
일반대학원 체육대회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을로 연기되었다. 작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우리대학은 축제 등을 비롯한 행사들을 가을에 개최한 바 있다. 올해는 총장 선출을 둘러싼 교내 갈등과 농성으로 인해 체육대회를 가을로 미뤄두게 되었다. 제31대 총학생회는 지난 학생대표자회의 사업 보고에서 체육대회 시기 선택과 관련하여 대표자들의 승인을 받았다. 4월 21일부터 만해광장 조명탑 위에서 고공농성 중인 최장훈 원총회장은 체육대회 연기와 관련해 “원우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총장 사태로 인해 학내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모
대학원 총학생회의 세미나팀 연구지원 사업 심사 결과 지원금을 받을 총 10개팀이 최종 확정되었다. 세미나팀 연구지원 사업은 대학원생들의 세미나 활성화와 연구 지원을 위해 시행되는 것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지원금이 20만원 증액되었다. 이번 사업에는 총 23개팀이 지원했고, 각 학과 전공계열별로 외부 심사위원을 위촉해 연구평가를 시행했다. 선정된 팀은 총120만원의 연구지원금을 3차에 걸쳐 분할 지급받는다. 각 팀은 이후 중간보고서와 최종 보고서 및 지원금 사용 내역서 등을 총학생회에 제출해야 하며 가을 학술제에서 연구성과물을 발표해야
부족한 인원 충원하고 노조 간 차별 금지하기로5월 21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동국대시설관리분회(이하 민주노조)의 본관 앞 천막농성 시위가 끝이 났다. 이들은 5월 12일부터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교대로 지키며 철야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오후 12시마다 약 한 시간 동안 다함께 점심 농성까지 진행하며 요구한 바는 크게 두 가지이다. ‘부족한 인원을 충원해줄 것’ 그리고 ‘노조 간 차별을 금지할 것’. 발단은 학교 측에서 기존 107명이던 청소 노동자의 수를 86명으로 줄이고 부족한 인원은 근로 장학생으로 대체하겠다고
총학 주관 교육 공공성 특별 기획 강연 가 지난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강연자는 총 네 명으로 최인숙 동국대 철학과 교수, 김준우 민변 교육청소년위원회·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 임순광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으로 구성되었다. 강연은 먼저 대학의 공공성에 대해 언급하며 시작되었다. 대학이 상아탑, 즉 “조용하게 들어앉아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 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대학원생들을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
상반기 학생대표자회의 중 ‘대학원생 연구학습권 보장을 위한 요구안’의 의결 사항에 따라 3월 26일부터 약 한 달간 2015년도 조교 실태 조사가 진행되었다. 앞서 대학원 총학은 조교들의 근무시간, 장학금 형태, 업무 강도, 업무 간 불편사항 등을 조사하여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조사는 2015년 현재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 및 일산캠퍼스 행정조교, 교육조교, 연구조교 등 조교직을 수행 중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조교 근무 실태 및 구체적인 불편·건의사항을 설문을 통해 집계하는 방식으
최장훈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의 고공농성이 42일째를 맞았다. 최장훈 회장은 지난 4월 21일 ‘총장 선거 원천 재실시’와 ‘종단 개입 중지’를 요구하며 만해광장 조명탑 위에 올랐다. 최 회장이 머무는 15m 조명탑 아래에서는 후배들이 24시간 대기하며 밧줄에 묶어 음식물을 올리고 분뇨를 받아 처리하고 있다.최장훈 회장이 조명탑 위에 머무는 동안 화창했던 봄은 지나고 뜨거운 뙤약볕이 이글거리는 여름이 되었다. 작년 12월부터 ‘총장 선거 원천 재실시’를 요구하며 세 계절을 보낸 학내 구성원들의 분노도 점점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이다. 2015년 1분기 선박 수주량 세계 1위였으며, 하이테크 선박기술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여객선은 일본에서 퇴출된 노후선박을 수입하고 재사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기술의 선박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가 내수 여객용으로는 이웃 국가에서 폐기하는 노후선박을 도입하여 재사용하고 있는 이 역설적 상황은 세월호 참사를 낳은 첫 번째 배경이 되었다. 더 참담한 것은, 수입 선박마저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무리한 증축이 가해졌고, 증축의 조건으로 부
가 총 6주간(3월 12일∼4월 16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릴레이 공감 토크’라는 기획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강연은 ‘분단의 행위자-네트워크와 발분단의 사회동학’이라는 연구 주제로 SSK사업을 수행 중인 우리학교 분단/탈분단연구센터(연구책임자 박순성 북한학과 교수)에서 주관한 행사이다. 이번에 개최된 릴레이 공감 토크는 분단을 번역하고 수행하는 실재로서 분단의 서사들과 사물의 정치를 조명하고, 분단을 번역하는 중심에 있는 ‘안보’, ‘통일’, ‘민족’ 등의 주제어에 주목하여 분단/탈분단을 재인식하
모든 장르는 클리셰로 시작된다. 후배들이 선배들의 공식을 훔치고 모방하며 진부하게 만들면서부터 장르가 탄생했다. 완벽하게 독창적인 장르물은 없다. 그것은 장르의 정의에 어긋난다. 타고난 진부함은 의무이다. 장르물의 의무는 완벽하게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장르의 기반이 되어주는 진부함의 기반 위에 자기만의 신선함을 얹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망가진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진부함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관객들이 자기 작품을 장르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봐 걱정이 한가득인 그들은 이미 팔레트에 있는 색만 골라서 쓰
비둘기들은 사방으로 흩어졌소. 푸른 날씨는 좋소. 난 가끔 이 거대한 도시가 그것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도 하오. 1983년 대구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2009년 《문학동네》신인상 당선.
꽃 한 송이 놓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사실 그날 집회는 시위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어색하게 엄숙하고 아련했다. 교사와 학생과, 아빠와 딸이 서로의 옷에 리본을 달아주고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스티로폼 깔개를 공유하며 잔디의 이슬을 피했다. 각 단체의 이름을 자랑하던 깃발은 점점 내려지거나 가장자리로 비켜났다. 중앙 무대 순서가 끝난 후 눈물을 찍어내며 일어난 시민들은 구호도 외치지 않은 채 국화꽃을 들고 분향소로 향했다. 처음에는 그랬다.그러나 우리가 시청광장을 벗어나자마자 거리에는 긴장감이 깔리기 시작했다. 의경들은 스크
“대학원 생활은 과연 힘든가?”, “대학원생, 그들의 삶이란 무엇일까?”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동료들에게 해 보았다. 그리고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연구실은 특별히 문제 되는 게 없어요. 그저 제가 더 실적을 내야죠. 그게 가장 큰 고민거리랄까?”라는 자기반성형. “그게 다 비슷한 거 아닌가요?”라는 한탄형. “그냥 달리는 거지, 공부나 하자”라는 포기+질책형 등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고민의 깊이조차 느낄 수 없는 단답형의 대답이 나를 괴롭혔다. 그렇다고 그들이 덜 힘들고, 덜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총장선출 문제와 관련해 학내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나라에서 대통령을 뽑는 일이 그렇듯, 총장 선출 문제는 동국대 구성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느 쪽을 지지하거나 반대함에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는 것은 ‘사태의 원만하고 조속한 해결’이다. 총장 자리에 공석이 생기고 구성원들 사이에 대립이 거세짐에 따라 크고 작은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 행정시스템 정비가 되지 않아 부서들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동료들 간의 반목으로 인한 사기 저하는 물론이거니와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그런데
- 이미 누가 총장이 될 것인지 정해놓고 선거를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건누구든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후보자가 논문 표절을 했다는 것은그런 결함이 있어도 뽑힐 것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결국 소수가 원하는 대로 모든 일을 주무르려고 한 것 같아서이런 식으로는 학교 운영이 잘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논문 표절하지 말라고강조해놓고, 의혹과 논란?!본보기를 보여야 할 이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으면학생들은 누구를 보고 배워야 하는지 궁금하다.-대학 총장 후보자의 논문 표절은연구하는 학생의 입장에서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