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전국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 20곳 이상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극우 유튜버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불법 카메라의 설치 장소는 정수기 뒤였다. 검거된 유튜버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를 속이는 것 같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2022년 대통령선거와 2023년 강서구청 보궐선거 때에도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투표자 수를 세어봤으나 선관위가 발표한 숫자와 달랐다”고 주장했다.참으로 무지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투표자 수를 파악하는데 가장 정확하고 간단한 방법은 직접 공직선거
정부는 지난 15년간 총 380조 원의 예산을 저출산 정책에 쏟았다. 그럼에도 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다. 2024년 합계출산율을 0.68로 예상하며 우리나라 언론뿐 아니라 외신들까지 한국의 출산율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0.6명대의 출산율은 특별한 역사적 사태를 제외한 기본적인 사회에서는 형성되기 불가능한 수치로 인구소멸 수준이라 말한다.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는 정책 변화로 해결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한국은 수도권에 자원이 집중돼 극심한 경쟁과 심리불안을 조장하는 획일적인 삶의 방식이 강요된다
금년도 에너지와 환경 부문 해결 과제 관련 국내외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미국의 세계 에너지 시장 주도권 강화의 부정적 파급효과; 석유생산량, LNG와 원전 등 수출과 첨단 기술 수출에서 세계 ‘톱’ 위치 지속, 중국과의 경쟁 상황 심화와 시장 불안 가속 2) 국제 환경문제 해결 구도의 효율성 논란; UAE COP28 불완전 진전, 산유국 등 화석연료 생산국들의 이기주의 지속, UN 주도 기후변화 대응 효율성 의문 3)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 주문에 어려움을 겪은 어머니 이야기는 고령층 디지털 소외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게 되어 고령층의 사회적 소외가 악화될 수 있다.디지털역량은 특정인에게 요구되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이 되었고 이는 곧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디지털역량은 단순한 정보검색을 넘어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도 영향을 주며 이는 곧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소통 소외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역량은 인터넷에서 찾은
우리나라에는 40개 의과대학이 있고 의대 정원은 연간 3,058명으로 2006년 이후 17년 동안 늘지 않고 있다. 최근 의대 정원 확대를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서 과학적 근거 기반 의료정책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과학적 근거는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이 체계적·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의대 정원 확대를 바라보는 정부·의사협회·지방정부·환자단체·시민단체·의과대학 등의 시각 차이가 크고, 의대 정원이 확대되더라도 의대에 입학해서 전문의가 되기까지 최소 10
한국 교육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수업시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학부모로부터 4년에 걸쳐 부당하게 보상책임을 추궁받던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갑질 학부모에 분노한 시민들의 신상털기와 문자폭탄이 이어졌고 그가 다니는 농협에 예금인출과 같은 일반 국민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그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페트병’ 사건을 접한 국민 중에는 언제부터 교사가 학부모와의 사이에서 을로 전락했는지 의아해하는 시선도 분명 있다. 교사가 청년 일자리 중 ‘워라밸’이 가장 확실하고 그래서 가장 선호되
최근 육군사관학교 안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을 놓고 ‘이념논쟁’이 뜨거웠다. 육사와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이 1920년대 소련 공산당에 가입해 활동한 이력 이 있어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두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논란은 국방부 청사 앞에 있는 홍 장군의 흉상 이전과 해군의 1800톤급 잠수함 ‘홍범도함’의 함명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리서치 등 공동 여론조사 결과는 이를 방증하고 있다. 조사에 응한 1002명 중 58%가 홍범도 장군 흉상
나라의 근간이자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일컬어지는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가 흔들리고 있다.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어쩌면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체벌금지, 성별·성적취향·종교·장애유무·다문화·빈부격차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 두발·복장·야간학습·보충수업·휴대전화사용 등의 자유 등을 골자로 하는 ‘학생인권조례’로 학생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건 당연하다.문제는 편향된 권리강화다. 학생들의 인권보호 정책만이 강화되면서 교사들은 욕받이 혹은 액받이(가정이나 개인에게 닥칠 액을
학교폭력 정책은 그 어떤 교육정책보다 파급력이 크고 학부모를 비롯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2004년 제정된 이후로 12차례 개정이 이루어졌고, 정부의 학교폭력대책 역시 2012년 이후로 여러번에 걸쳐 발표되었다. 다른 교육정책들도 그렇지만 유독 학교폭력 정책은 특정한 사건에 따라 정책의 창(policy window)이 열리게 된다. 일정한 기간 예컨대, 법률이 정한 5년 단위 '학교폭력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정책논의가 이루어지기보다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사건들
안전점검 결과 멀쩡하다던 분당 정자교가 붕괴되면서 또다시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의 대응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늘 똑같다. 이번에도 ‘대한민국 안전대전환 집중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요란법석을 떤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표현이 딱 맞다. 이제는 제발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서 더이상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자교 사고 원인 중 하나를 꼽자면 부실 안전점검을 들 수 있다. 점검이 부실하게 이루어진 근본적인 이유는 비용 문제일 것이다. 정자교 경우 2021년 상반기에 수행된
지난 3월 12일, 안타까운 부고가 전해졌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만화 의 그림 담당 이우영 작가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 것이다. 비록 이우영 작가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지만, 유가족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이우영 작가의 사망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바로 출판사 및 콘텐츠 기획사 ‘형설출판그룹’(이하 형설)이다.형설은 2007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이우영 작가를 비롯해 ‘검정 고무신’의 창작에 관여한 총 3명의 작가들과 저작권 및 캐릭터 사용권에 대한 계
지난 1월 19일 금융위원회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 전면 허용에 이어 2월 6일 세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STO란 블록체인 기반으로 가상자산을 증권화하여 자금을 공모하는 제도이다. 가상자산이 실제로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첫 번째 조치이다. 2010년 비트코인의 본격적 등장 이래 코인, 토큰, NFT 등 다양한 가상자산들이 제도권이 아닌 가상자산 거래소를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의 공공기관들과 증권사, 은행 등의 금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여 제도권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2020년 10월 13일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제도적으로 도입된 뒤 2년 3개월여 만에 노 마스크 시대가 다시 열렸다.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데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도 지난 1월 30일부터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권고로 전환된 것. 정부는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에서의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도 적절한 시점에 해제할 방침이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니 얼마나 편하고 홀가분한가. 그래서일까? 대학 캠퍼스에도 활기가 더욱 넘친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과거에
기업은 기업이 고용한 근로자들을 불공정하게 대하는가? 어떤 근로자냐에 따라 다르다. 대기업인 SK하이닉스에 취업한 소위 ‘MZ세대’, 그러니까 29세의 한 직원은, 자신들이 한 일에 비해서 기업이 성과급을 적게 주는 것에 항의하여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 등 전 임직원에게 항의성 이메일을 보냈다. 그 직원이 해고되었을까?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자신의 작년 성과급을 반납하고, 직원들의 성과에 보답하겠다고 나서며 어르고 달랬다. 21년 3월의 일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대기업에서 젊은 직장인들을 달래며 일하느라고 고민이
집중과 분산은 상반되는 개념이고, 서로 장단점이 있다. 지난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150명이 넘게 사망한 압사 사건은 서울에서 핼러윈 축제의 장이 이태원이라는 장소 하나로 사실상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벌어진 측면이 있다. 반면, 같은 주말 일본 토쿄시에서는 시부야, 이케부쿠로 등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위험요소가 적었고, 큰 탈 없이 지나갔다.정보통신기술이 세상을 이끄는 오늘날, 산업계는 집중화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지난 10월에 통신장애로 큰 문제를 일으켰던
일상에서 스토킹으로 인식되는 행위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그래서 연인이었다가 헤어지고 나서 문자나 카톡을 보냈다가 스토킹으로 고소당하는 경우도 있고, 층간소음에 대해 지속적으로 항의한 아래층 사람이 스토커로 신고되는 경우도 있으며, 신당역 사건이나 김태현 사건 등과 같이 잔혹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스토킹 행위도 있다. 이와 같은 스토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 스토킹처벌법이다. 그런데 신당역 사건 이후 국회와 정부의 대응방안을 살펴보면 주로 강력한 스토킹 범죄유형에 중점을 두고 엄중한 형사절차와 형사처벌을 내리는 방향으로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가 지구의 기온을 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 반세기가 넘게 흘렀다. 대자연에 대한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오래된 경외심으로 우리 작은 인류가 대자연을 바꿀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 때문인지 “인류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거짓”이라는 지구온난화 회의론은 구천을 떠도는 귀신처럼 떠돌며 우리를 유혹한다. 차고 넘치는 화석연료에 의한 지구 온난화와 이로 인한 피해에 관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회의론자들은 산발적이고, 비과학적 논리와 동문서답식 접근법이지만 간단하고 매력적인 언변으로 혹세무민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극단
“덕분에 드라마 주인공 우영우가 앓고 있다는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 대한 최근 한 일간지 칼럼의 일부다. 해당 칼럼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아”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인용한 표현들은 무엇이 문제일까? ‘앓다’는 말은 ‘병에 걸려 고통을 겪는다’는 뜻이다. 즉 우영우가 ‘장애’라는 ‘병’을 앓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니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아’라는 뒤따라 나온 것이다. 이 칼럼을 쓴 사람은 의대 교수였다.장애를 질병과 구분하지 않을 때 차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애는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일성이다. 취임식에서 자유의 가치를 내내 강조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나는 청년 시절로 돌아간다. 1980년 민주화의 봄을 맞아 사면 복권된 김대중 당시 국민연합공동의장의 YWCA연설이 떠오른다.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나는 이 연설을 대하며 전율을 느낀다. 그리고 '자유는 왜 들꽃일까? 정의는 왜 강물일까?'의 고민에 부딪힌다. 그 고민은 줄곧 나의 국가와 정치를 보는 출발점이 되었다.자유는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고 이겨내는,
1984년 김순석 씨가 서울시장에게 긴 편지를 썼다. “시장님, 왜 저희는 골목골목마다 박힌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왜 저희는 목을 축여줄 한 모금의 물을 마시려고 그놈의 문턱과 싸워야 합니까. 또 우리는 왜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지나는 행인의 허리춤을 붙잡고 도움을 호소해야만 합니까?” 구구절절하다 밖에 할 수 없는 편지의 한 대목일 뿐이다.그 긴 사연을 짧게 줄이자면 이랬다. ‘거리에 있는 턱을 없애달라.’ 순석 씨는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떴다.1952년 부산에서 태어난 순석 씨는 다섯 살 때 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