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근 서울과학기술대학 명예교수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하루하루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고 하는 무상의 교리가 실감나는 세상이다. 세상이 하도 급격하게 변하니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기가 점점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더욱 더 확실한 것을 찾아 그것에 매달리고 의지하려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애쓰고 안정되고 확실한 직업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대학생들은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것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더 클래식’이라는 영화에서 ‘세상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대사가 가슴에 꽂힌 기억이 있다. 우리가 확실하게 믿고 의지할 것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모든 것이 끝없이 변해 간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가 확실하고 안전한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그렇게 확실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떻게 불확실한 미래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할 것인가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밖에서 의지처를 찾을 것이 아니라 안에서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추는 것이 답이다. 변화를 이해하고 그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면 어떤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자라는 책에는 살과 뼈의 결을 따라 소를 해체하는 백정의 이야기와 물결의 흐름을 따라 수영을 즐기는 달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가 이치를 깨닫고 이치에 순응하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일이 이루어지는 경지를 그리고 있다. 자연과 세상 그리고 인간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면 그 안에서 결을 따라 마음껏 노닐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이치에 대한 깨침을 통해서만 당면하고 있는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불교의 근본적인 통찰이다.


불확실한 미래가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터득함으로써 살아가기 위한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객관적으로 계량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스펙을 갖추게 된다면 적어도 그만큼은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불확실함에 당당히 맞서 나가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자신감을 내면에 채우는 일이다. 폭넓은 독서와 경험을 통해서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과 상황에 대한 유연한 적응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그 사람은 언제 어디서라도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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