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명진관 내 비어 있는 한 강의실.(사진=곽태영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함에 따라 우리대학은 이달 11일부터 대면 강의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수업 운영 계획을 변경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이태원발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다수의 대면 강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잇따랐다.

 학교 측이 공지한 대면 강의 허용 기준은 실험, 실습, 실기 강의와 수강생 20명 이하의 소규모 이론 강의에 한정돼 정해졌다. 다만 대면 강의를 진행할 때에도 지방 거주 학생, 미입국 외국인 학생, 최근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학생,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 등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강의실에서 실시간 온라인 수업 녹화가 함께 이뤄지도록 했다. 부득이한 사유로 대면 강의 출석이 불가능한 학생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20명 이하의 이론 강의의 경우에도 교수와 학생 간의 합의 아래에 온라인 수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시험과 성적 평가 기준에도 새로운 기준이 적용됐다. 중간고사는 방역지침에 따라 과제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권고가 주어졌고, 시험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이클래스를 통한 시험이 활용됐다. 성적 평가 기준도 이번 학기에 한해 상대평가 아닌 절대평가를 적용했다.

 이처럼 수업 운영에 혼선을 빚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권고사항이 내려졌지만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여전히 대면 강의가 이뤄지지 못한 경우들이 많았다. 특히 이태원 클럽을 주축으로 집단 감염이 다시 확산됨에 따라 학생들의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재경(영문15) 씨는 “잠재적인 감염자들이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 문제가 있었던 이태원 지역과 위치가 가까운 우리대학이 일부 대면 강의를 실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남은 학기 동안 학교와 학생 간의 혼선이 반복될까 걱정된다”며 “현재 모든 강의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비쳤다.

 이미 대면 강의가 실행된 실험, 실습, 실기 강의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정찬(국문문창19)씨는 “실기 과목도 이태원발 집단감염 재확산 때문에 대면 강의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전했다. 이어서 “현재 학교의 가이드라인보다는 수업 운영 방식이 실질적으로는 교수의 재량에 더 많이 달려있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들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학교에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면, 학생들의 대면 강의 선택권을 넓히는 등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 측에 따르면 수업 운영 원칙을 다시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학교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무학생지원팀은 “언제든지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말미암아 1학기 전면적 온라인 수업을 권고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수칙을 유지하되 학생과 교수 간의 소통이 더욱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며 “단과대학별로 개별 연락을 취해 현재 수칙에 따른 교수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의 추가적인 의견 반영은 총학생회 및 각 단과대 학생회를 통해서 조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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