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인근 자취촌 (사진=이민석 기자.)

 

 

 

 

 

 

 

 

 

 

 

 

▲충무로 인근 자취촌 (사진=이민석 기자.)
▲충무로 인근 자취촌 (사진=이민석 기자.)

 

주거 문제는 고정수입이 없는 대학생에게 큰 부담이다. 비싼 서울 월세를 버티며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저렴한 방을 얻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다. 결국 각종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대학생들은 불편한 공간에서 지낸다. 지난 4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2019 대한민국 20대 불만 리포트’에 따르면 ‘주거 빈곤’과 ‘양심 없는 대학가 원룸 건물주’가 대학생 223명이 뽑은 ‘20대 불만 TOP8’에 포함될 정도다. 
                                   

    
청년주거의 현실은?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주거하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자취다. 이는 일반적으로 독립적인 주거 형태를 일컫는다. 원룸, 전월세아파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 높은 비용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특히 원룸의 경우 불안한 치안의 우려가 존재한다. 둘째는 공동생활이다. 특정한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거나 혹은 그 공간 속에서도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했을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기숙사, 셰어하우스, 하숙, 고시원 등이 이에 속한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실시한 ‘2018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 가구의 주거는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수도권 거주 부담은 증가했다. 청년들의 임대료 부담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 Rent Index Ratio)’이 18.4%에서 18.6%로 상승했다. 청년들의 생애 최초 주택마련 소요 연수도 6.8년에서 7.1년으로 늘어났다. 많은 대학이나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는 결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낮은 기숙사 수용률


우리대학은 남산학사와 충무학사 기숙사를 통해 학생들의 주거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으나, 학생 수용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우리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4년 7.0%에서 지난해에는 9.6%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치다. 2018년 4월 기준 250개 4년제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21.7%, 수도권의 경우는 17.1%이다. 수도권 4년제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에 비해 우리대학은 절반 정도밖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낮은 수용률을 초래한 원인에는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이 한몫했다. 한양대학교의 경우 2015년에 이미 기숙사 신축 결정이 내려졌지만, 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시공이 미뤄지고 있다. 부동산업, 임대업자들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이 대책위원회까지 만들며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등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대학도 과거 기숙사 신축할 당시에 지역주민들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은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우리대학이 발표한 새로운 비전인 ‘Energize Dongguk’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기숙사 공간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기숙사 신축도 검토될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대학 인근 지역주민들은 이를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충무로역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추가로 기숙사 신축 계획이 있다면, 지역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 답변했다.
                             

                
높은 자취 비용


이러한 낮은 수용률의 문제점으로 학교 기숙사에 입사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입사에 실패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학교 인근에 집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기숙사 입사 비용보다 자취 비용은 훨씬 높다. 우리대학 남산학사의 기숙사비는 4개월 기준 1,562,500원이다. 이를 한 달 기준으로 환산하면 390,500원이다. 반면 자취 비용은 이에 비해 훨씬 높다. 지난 2월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서울 원룸, 투/쓰리룸 임대시세 리포트’에 의하면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의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 원 기준)는 53만 원이었다. 특히 우리대학 학생들의 경우 월세 부담이 타 대학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방에 따르면 우리대학 인근의 원룸 평균매물가(5월 28일 기준 56만 원)는 우리대학 인근의 다른 5개 4년제 대학(고려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건국대, 한양대)의 평균매물가인 464,000원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았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가격에 비해 시설이 열악하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충무로역 인근 원룸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우리대학 학생 신 씨(21)는 “천장에서 물이 새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원룸이었지만 월세를 매달 40만 원이나 지급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이런 문제점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청년들의 주거 공간 확보를 위한 대표적인 제도로는 ‘행복주택’이 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사회초년생과 같이 청년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며,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짓는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말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행복주택의 입주자격은 소득 조건을 충족하는 행복주택 인근 대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직장에 재직 중인 자로서, 최대 거주 기간은 10년이다. 특히 입주 청년층에게 행복주택을 주거 사다리로 삼아 안정적인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대학 바이오메디캠퍼스 인근에도 1,360가구가 존재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고 거주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청년의 주거 불안에 대한 주거 대책을 내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은 재고해봐야 한다. 청년들의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가 나와도 현장에서 이해관계나 행정적 이유로 집행이 잘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년전세임대주택 계약안내 통보 대비 실제 계약률은 2016년 46.6%, 2017년 50.0%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한계로 인해 부동산 직거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직거래 커뮤니티로는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가 있다. 직거래의 장점은 중개수수료가 없어서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안정성 문제에 있어서 지적을 받아왔으나, 재작년 전·월세 권리보험을 탑재시킨 서비스를 통해 안정성까지 더해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안전에 취약한 학생들


또한 자취생들은 취약한 환경에 노출돼있다. 대부분 처음 자취를 하게 된 대학생들은 이전과 달리 홀로 사는 것이기에 안전에 불안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2017년 민달팽이 유니온은 ‘청년 가구 주거안전 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이에 따르면 ‘귀갓길이 위험하게 느껴지는 이유(복수응답)’에 여성의 67%가 ‘누군가로부터 물리적 위협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반면 남성 가운데 25%만이 같은 응답을 해, 여성이 남성보다 안전 관련 불안감을 더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9일, 남성 A 씨가 서울 신림동 주택가에서 여성의 집에 따라 들어가려해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사건이 종종 발생하다보니 자취하는 여학생의 불안감은 높아져만 간다. 우리대학 인근 원룸촌에 사는 박 씨(22)는 “밤늦은 시간에 귀가할 때는 아무래도 불안감이 커진다”며 “뒤에서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다고 느껴질 경우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돌아간다”고 답했다.
이렇게 청년들은 불안한 주거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이 원룸촌 안전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리대학 후문 다세대·원룸촌은 2016년 12월,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를 ‘여성안심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셉테드란 도시 생활공간의 설계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시설 및 수단을 적용한 도시계획 및 건축설계를 말한다. 보호장치로는 미러시트와 비상벨, 반사경과 지킴이집을 도입했고, 안전한 골목길을 위한 장치로 방범용 CCTV와 주차장 반사띠, 틈새 가림막을 설치했다. 이 밖에도 공동체 치안 활동으로 자율순찰대인 ‘동국대 캠퍼스폴리스’가 있다. 이 역시 경찰행정학부 학생과 서울 중부경찰서와 장충파출소 직원들로 구성돼있다. 서울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여성안심마을’ 조성 이후 지역주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체감안전도가 향상되고 강력5대 범죄 발생은 7건에서 2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성범죄 발생건수는 하나도 없어 ‘여성안심마을’ 도입의 성과를 이뤄냈다. 여성안심마을에서 자취하는 우리대학 학생 김 씨(21)는 “집 주변 곳곳에 안전장치들이 눈에 띄게 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들긴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학생들의 주거 안정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다만 우리 사회 구성원이 힘을 모은다면, 문제를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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