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끝나가는 현시점, 이사회의 차기 19대 총장 선출 계획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반해 학생들은 총장 직선제 실현 의지를 더 확고하게 내비치고 있다.

우리대학은 16대 총장 선출부터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방식을 도입했다. 이사회는 총장 선출 시기마다 총추위 관련 논의를 최소 11월 전에 했다. 이후 11월 내에는 총추위가 출범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현재까지 19대 총장 선출을 위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총장 선출 방식 또한 정해진 바가 없다. 실제 박기련 법인사무처장은 “총장 선출 일정과 방식은 현재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승구 우리대학 교수협의회 회장은 “원래 지금쯤이면 총장 선출 과정이 2/3 정도는 진행됐을 때”라며 “재단에서 차기 총장 선출 방식을 제시해야 그에 대한 장·단점을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장 선출 방식과 일정 모두 오리무중인 상황에서도 총장 직선제를 위한 학생들의 행보는 더 활발해졌다. 지난 13일 안드레(정치외교09) 전 총학생회장은 만해광장 옆 조명탑에서 ‘총장 직선제 즉각 실시’와 ‘한태식(보광) 총장 연임반대’ 요구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그는 고공농성 선포 기자회견에서 “총장 선거 시기가 다 됐지만 이사회에서는 어떠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 측은 이에 대한 공문을 총장과 이사장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총장과 이사장의 부재로 비서실과 법인사무처가 대리 전달을 약속했다.

총학생회운영위원회(이하 총운위) 또한 본관 앞에서 ‘총장 직선제 요구 집회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총운위원들은 이사회가 총장 직선제를 적극 검토하는 것과 학생들의 연대를 요청했다. 이후 총운위는 박기련 법인사무처장과 박현식 법인사무처 총무부장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는 학내 구성원들과 법인 측이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법인사무처장은 총운위와 20분가량 대화를 나눴고 ▲이사회 결정 사안 미리 공유 ▲총운위와의 정기적 만남을 약속했다. 또한 그는 “훌륭한 총장을 모시고자 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노력해 학생 대표들과 교수, 직원과의 대화의 장을 갖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만 법에 명시돼 있는 이사회 고유 기능과 권한에 대해서는 서로 존중해 줬으면 한다”는 우리대학 임봉준(자광) 이사장의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김정도(경영12) 총학생회장은 “이사장님을 만나 뵙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총운위의 의견이 법인에 잘 전달돼 우리대학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와 직원에게도 총장 선출 방식은 중요한 화두이다. 이에 학생, 교수, 직원 3자협의체는 지난해부터 총장 직선제를 함께 논의해왔다. 그러나 최근 총장 직선제 투표반영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학생 측과 교수협의회는 상이한 입장을 내놓았다. 학생 측은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의결안을 기반으로 3자협의체의 동등한 투표반영비율을 요청했다. 그러나 교수협의회 측은 교수 투표반영비율을 70% 이상으로 제안해 의견차가 생겼다.

하지만 양측 모두 총장 직선제 도입 필요성을 공감했다. 실제 교수협의회장은 “총장 직선제가 대학위기 극복과 대학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이 결국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총학생회장도 “총장 직선제가 실현되면 총장 후보자들은 학생들의 표를 받아야만 선출되기 때문에 학생을 위한 직접적인 공약을 내놓을 것”이라며 “더욱 학생 의견을 수렴하고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도 생길 것이다”라고 총장 직선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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