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누비는 학군단 부터 … 새벽을 깨우는 종소리 정각원 ‘동국의 종’ 까지

서울의 중심 남산. 등굣길마다 지나는 올림픽대로에서 바라본 남산은 꽉 막힌 도로 위와는 다르게 고요해 보인다. 하지만 조용한 아침마다 남산에 활력을 불어넣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대학, 동국대학교다.
동이 트면 동악은 1교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으로 가득차지만, 이들보다 먼저 동악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정각원을 깨우는 염원

어스름한 오전 7시. 아침 예불이 시작까지 아직 1시간 반이나 남았지만, 법당에는 절을 올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저마다 다른 소원을 빌고 있지만, 염원을 담은 진심은 모두 간절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전 8시 25분 ‘동국의 종’의 울음이 동악을 깨우는 소리에 스님들이 법당으로 들어선다. 교수, 교직원, 학생, 스님들이 법당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침 예불에 참여한 한 학생은 “월요일 아침에 부처님께 예를 올리며 하루를 시작하면 일주일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하다”고 답했다. 곧이어 예불이 시작되고 불경 소리와 목탁소리가 정각원을 가득 채운다.
“이 종소리는 가장 깊은 사랑의 소리니, 꿈이거던 아름다운 꿈의 꽃 피게 하고, 생시거던 온통 밝은 사랑의 빛 되게 하며, 이 누리의 목숨들 영원히 도아 울려라. 우리 동국 간절한 소원 가득가득 울려라.” 미당 서정주의 말처럼 동악 전체에 불자들의 염원이 담긴 소망이 번져나간다.

 

캠퍼스에 울리는 정겨운 목소리

같은 시간, 본관 1층.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라가보면 아침 방송을 준비하는 교육방송국원들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아침 정겨운 얘기와 음악으로 등굣길의 학우 여러분과 함께하는 동악의 새 아침. 이 시간 진행에 김도희입니다.” 녹음 부스 안에서 김도희(법학14) 양이 오프닝 멘트를 연신 되뇌고 있다. 맞은편 방송실에서는 엔지니어와 PD 역시 대본과 장비 점검, 예행연습으로 분주하다.
8시 30분이 되자 PD의 큐 사인과 함께 온에어가 켜지고 라디오 방송이 시작된다. ‘실전’이라는 긴장된 분위기라 그런지 대본을 읽던 중 말이 꼬이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김 양은 중간 음악 재생 시간에 “처음과 달리 이제는 경험이 많이 쌓여 실수를 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항상 실수 후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한 곳에서는 신입 국원 홍진우(멀티미디어공학16) 군이 선배들의 모습을 살피며 진행 상황을 필기하는 데 여념이 없다. 홍 군은 “방송 엔지니어를 꿈꾸는 내게 생방송을 직접 참관하는 시간은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홍 군은 방송이 끝나고도 선배들에게 궁금한 점을 묻느라 바삐 움직인다.
‘동악의 새 아침’을 전하는 목소리에는 방송인을 향한 도전과 학생들의 활기찬 하루를 기원하는 방송국원들의 애정이 담겨 있었다.

남산을 뒤덮는 힘찬 구령

학군사관후보생들이 모이는 시간은 오전 7시. 학군단의 체조와 구령이 고요했던 만해 광장을 밝힌다. 아침체력운동은 기초 체력 검정 기준에 미달한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나, 현장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후보생들이 다수다.
학군사관후보생들의 아침체력운동은 단순히 건강을 위한 활동이 아니다. 김준성(행정13) 군은 “아침체력운동에 참여하면서 조급했던 마음과 빠르게만 하려던 습관이 없어졌다”며 “꾸준히 운동을 하다 보니 평상시 공부할 때도 체력과 집중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정각원부터 학군단까지 이른 아침에 만난 학생들은 저마다 ‘미래’라는 동을 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여명과 함께 일어나는 청년들. 이들이 있는 캠퍼스의 아침은 청춘의 활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가고자 이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동악을 연다. 그렇기에 이들의 소망과 노력은 언젠가 이 세상을 밝힐 광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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