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선전일꾼의 자세로 1만 동악인과 함께 지면의 벗으로 만나고 싶다.
김계희 記者(기자)<사회대 정치외교학과>

  “돌아보면 모든 것이 아쉽다”는 말이 요즘 와서 나를 안타깝게 한다.
  ‘리드문에 육하원칙을 구비해야 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써야하고, ...’ 등등의 수많은 언어들이 맨 처음 트레닝시간에 쏟아져 나왔을 땐, 종잡을 수 없이 무감각해 해지기만 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지난 6개월간의나의 생활이었으리라. 그 ‘무감각’은 신고식‘때 먹었던 깡소주분위기에서 받은 황당함에 어쩌면 내가 몸을 가눌 수 있었던 마지막 자세였다고나 할까.
  모란이 떨어지는 찬란한 슬픔의 봄날부터 시작된 나의 수습기간은 미숙한 폼으로 그렇게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고 그렇게나 펜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얼쩡거릴 때, 조국의 해방과 민중생존 압살하는 노정권에 분노하고 노동해방에 대해 함께 열띤 토론을 벌이던 친구들은 직접 투쟁의 선봉에 서서 실천에 옮기는 모습에 같은 이 땅의 청년학도로서 동참하지 못하고 무기력과 부끄러움은 기자이기 보다는 내 동료들과 같이 투쟁의 현장에서 눈앞에 쑤셔대는 듯한 최루탄 속에서 같이 투쟁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하는 회의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외세에게 조국이 분단되어버린 이 땅의 비운의 젊은이는 그 허리가 잘리워져 가슴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불구의 몸에서 떨쳐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무력함과 부끄러움에 기자의 임무를 망각하는 방황은 정기자의 역할을 상기하고 편달받음으로써 끝내져야 한다.
  가을의 싸늘함에 퇴색한 교정에는 여기저기 무수히 뒹구는 낙엽들만큼이나 수많은 학우들의 요구가 나를 부르고, 나는 그들을 찾아서 발로 뛰고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식민지하의 청년학도로써 한줌도 안되는 독재자를 필봉으로 쓸어내고, 조국해방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동대신문사 기자로서 1만 동악 실정과 처지를 세세히 살피고 우리의 요구를 대변하는 선전일꾼의 자세를 몸에 익혀, 1만 동악인의 이해와 요구를 담아내는 지면의 벗으로 만나고 싶다.


▲제 한 몸 불사르며 사라진 열사를 통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와 억압받고 핍박받는 민중을 알았다.
김윤규 記者(기자) <상경대 야간경영학과>

  6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낯선 대학생활을 채 익히기도 전에 신문사에 들어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인간으로 변해버린 내 자신의 모습을 볼 때, 얌전하고 학과생활에 충실하고, 성실하던 모범생을, 수업 빼먹는 것은 기본이고 외박은 밥 먹듯이 하고, 집회라는 집회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꼭꼭 참석하는 또 다른 모범생으로 만든 신문사를 원망(?)하며 패잔병(?)처럼 떠나간 동료들을 바라볼 때 얼마나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보았던지.
  하지만 신문사라는 작은 공간,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어색하게 여겨졌던 신문사가 이제는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어머니의 품속에 돌아온 탕자처럼 내게 편안한 안식을 주는 곳이 되었다.
  난생 처음 집회에 나가 낯설은 구호를 외치면서 고통 받고 이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농민들을 알았고, 이 어둔 세상을 밝히고자 제 한 몸 불사르며 사라지는 열사들을 통해 빼앗기고 착취당하는 노동자를 알았고, 백골단의 짓밟는 군화발속에, 자욱하게 뒤덮은 최루탄가스 속에서 억압받고 핍박받는 이 땅의 민중을 알았다.
  왜 우리의 자랑스런(?)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일한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그 내리쬐는 뙤약볕아래서 열심히 일했던 농민들이 농약을 마시고 자살해야만 하며,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일해야 했던 노동자들이 골리앗꼭대기에 올라가야만 하는가, 결코 우리의 농민들이, 노동자들이, 이 땅의 주인인 민중들이 무지하고 게을러서 못살고 지배당하는 것은 아니리라.
  이렇게 모순과 모순으로 가득 찬 이 사회현실을 바라보며 우리는, 아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배부른 돼지처럼 살아온 지난 나의 생활들을, 현실에 안주하고 한순간의 편안을 위하여 힘든 길을 피하며 살아온 생활들을 다시 한 번 뼈아프게 뉘우치며 진정 허리 잘린 식민지 조국의 현실을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고민하며, 이 땅의 주인인 민중들이 참주인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그날까지 꺾이지 않는 필봉으로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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