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內 最長 云云(국내 최장 운운)은 事實(사실)과 다르다.

  본교 동굴탐험연구회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 능암덕산(해발 5백 78m)의 무명수직동굴을 탐사하였다.
  이 동굴은 최근 건국대 동굴탐사회에 의해 동양 및 국내 최대 수직 동굴로 마이너스 1백 81m라고 밝혀진 바 있으나 본회의 탐사에 의해 전혀 합리적인 근거가 없음을 확인했다. 지난달 9일자 한국일보의 ‘최대 수직동굴 발견’제하 기사에 따르면 建國大(건국대) 동굴탐사반(단장 = 洪始煥(홍시환)교수)은 지난달 1일 이 동굴을 탐사했는데 이 동굴은 6~7만년전에 생성된 석회암동굴로 3단계 계단식으로 수직으로는 지하 1백81m까지 뻗어 한국 최대 수직 동굴이라고 발표했다고 한다.
  이 발표는 이들의 조사결과가 수직동굴과는 수평동굴의 측정방법상의 혼동에 기인한 결과가 아닌가 추측된다. 수직동굴의 측정은 두말할 필요 없이 수직으로 된 부분의 총길이를 말한다. 수평동굴의 기울기까지 계산에 넣은 지상에서 지하 막장까지의 거리가 아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최대 수직동굴은 본회가 76년에 탐험한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화원리에 소재하는 마이너스 1백63m의 구덩산 수직동굴이다. 이 능암덕산 수직동굴은 마이너스 95.9m 밖에 되지못함을 강조해둔다.
  본회에서는 금년 추계 답사시 이 동굴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으나, 그동안 제주도 및 일본원정으로 부득이 이번 추계 탐험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 동굴은 근래 한 주민이 짐승을 쫓다 발견한 굴로서 그 입구(가로 0.7m, 세로 1m)는 이 산의 서북향으로 매우 좁아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였다. 그것도 인위적으로 파헤쳐진 흔적이 있었다. 全長(전장)은 2백20.8m이고, 가지굴은 62.5m이다. 초입은 30도 정도 경사로 16.4m를 포복으로 전진해야 제법 동굴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 가지굴도 잘 발전한 듯하나 3개는 바로 막히고 하나는 하단부와 연결된다.
  전체적으로 보아 초입 부근, 제1 동공, 제2동공과 막장부근으로 크게 4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초입 부근과 막장부근은 수평 동굴이고, 제1․2동공은 계단식 수직으로 수평동굴과 수직동굴이 복합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이할만하다.
  다시 거대한 2개의 동공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제1동공은 마이너스 6.8m, 마이너스 5.6m, 마이너스 3.2m, 마이너스 26m의 4개 계단식 수직으로 형성돼 있고, 하단부에는 제1광장으로 낙반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좁은 지역을 8m 포복하면, 제2동공이 마치 제1동공을 복사한 듯 비슷한 형태로 전개된다.
  제2동공은 마이너스 8.4m, 마이너스 10.4m 마이너스 23.6m 마이너스 5.8m 마이너스 2.0m 마이너스 1.5m 마이너스 2.5m의 7개 계단식수직으로 차례로 전개되고, 하단부에는 제2광장이 나타나는데, 이곳에도 역시 심한 낙반 현상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북동 40도 방향으로부터 상당량의 지하수가 흘러 나와 수로가 형성되고, 그 수로를 따라 10도~20도 정도의 완만한 경사로 主窟(주굴)이 전개된다.
  막장은 매우 좁은 지역으로 사람이 도저히 진입하기 곤란하였으나 그 사이로 굴은 계속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굴 내 경관은 크게 가치는 없었다. 그러나 초입 부근에 미약한 종유석 발달과 계단식 수직벽면에 극소량의 물이 흐르고 막장 부근에는 간간이 석화 현상과 종유벽면, 종유석이 부분적으로 양호하게 발달한 편이다.
  그러나 굴 내에는 옷가지와 장비 소모품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몰지각한 사람에 의해 종유석이 일부 파괴된 상태여서 앞으로 계속 확장돼 나갈 외부 동굴인들에 대한 동굴 보호의 계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형편이었다.
  생물상은 초입에 곱등이류와 흰등줄굴노래기와 막장 부근에서 흰등줄금노래기를 발견했을 뿐 빈약한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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