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 철폐, 同時錄音(동시녹음)기재 確保(확보)돼야

  ◇成人映畵(성인영화)등 흥행 好調(호조)

  영화는 그 나라와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술의 하나이다. 국민 대중에 대한 전달능력은 여타 예술분야가 이를 따르지 못하는 것으로, 상하층 文化(문화)의 大別(대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스커뮤니케이션 가운데 하나이다.
  1877년, 에드워드 모이브리지의 ‘달리는 말’의 활동사진이 세상에 등장한지 1백여년이 지난 오늘날, 세계의 영화技法(기법)은 놀라우리만치 진보해왔다.
  우리나라에 영화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03년 英美煙草株式會社(영미연초주식회사)가 담배를 팔기 위해서 선전용으로 공개함으로써 인데, 現今(현금)의 한국영화 역시 長足(장족)의 발전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산영화는 그동안 制度(제도)상의 미비점, 영화시장의 협소, 資本(자본)의 영세성 및 演技者(연기자) 등 영화 종사자의 연구부족으로 세계의 영화수준과 비교하는 것이 스스로 부끄러우리만치 여러 면에서 낙후되어 있었다.


  ◇국산영화는 ‘울며 겨자 먹기’

  한편의 영화가 觀客(관객)에 의해 감상되기까지는 연출, 연기, 각본, 촬영, 조명, 음악 및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資本(자본)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영화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일정수준에 이르는 영화사만이 文公部(문공부)당국의 허가를 얻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年間(연간) 영화제작편수는 90편으로 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영화사는 기존 14개사와 신규인가를 받은 6개 영화사가 年(연)2편 이상을 제작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제작태도는 다만 외화수입쿼터를 따내기 위해서 마지못해 제작한다는 ‘울며 겨자 먹기’식이었다. 75년 이전의 영화법에서는 3편 제작에 1편의 쿼터를 배정하였다. 그 부작용으로 저질의 국산영화가 양산되어 점차 관객의 신뢰를 잃어갔다. 이런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당국은 ‘수준이상’의 작품에 쿼터를 배정한다는 이른바 ‘우수영화 심사제도’를 75년 이후 실시하고 있으나 심사기준이 模糊(모호)하여 우수영화로 선정된 작품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 제작비도 건지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映畵(영화)는 ‘모범생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종상에서 작품상까지도 수상한 ‘어머니(76)’ ‘난중일기(77)’ 등 새마을운동의 성공사례와 호국정신 고취 등 바람직한 인간상의 영화化(화)도 ‘영화적 재미’가 결여되어 개봉관에서 각 5만의 관객도 동원하지 못했다. 영화는 ‘모범생의 이야기’만이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가르쳐준 실례였다. 한국영화의 수준향상을 위해 우선 고려할 점은 企劃(기획)의 안이함을 탈피하고 작품자체의 영화적 가치에 주안점을 두는 영화시책과 이에 따른 제작자의 자세라 생각된다.
  ‘좋은 영화는 성공한다’는 평범한 진리도 있지만 제작에 필요한 경비를 과감히 투자하여 알찬 작품을 제작토록 하는 영화정책이 요구된다. 79년도 영화시책이 영화종사자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답습에 그치는 新進(신진)... 감독4의 獨創力(독창력)은 어디로

  제반여건이 갖추어진다 해서 다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成敗(성패)는 감독의 연출역량에도 크게 좌우된다. 감독의 연출은 같은 시나리오를 가지고서도 졸작을 제조해 낼 수도 있고 수작을 創出(창출)해 낼 수도 있다.
  이러한 연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화계에는 신인감독양성이 전무하다고 볼 수 있으리만큼 전문 교육기관이 없다. 각 대학에 연극영화과가 설치된 곳도 있으나 연극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고 영화, 특히 연출분야엔 지도교수 자신부터가 새로운 연출기법을 연구하고, 외국의 선진기법을 받아들이기엔 때늦은 연령에 달해있다.
  이제까지의 감독양성은 감독의 어깨너머로 10여년 배운 조수(조감독)에 의해 그 명맥이 유지되는 일종의 徒弟(도제)제도에 의지해 왔다. 그래서 ‘申相玉(신상옥)’流(류), ‘金洙容(김수용)流(류), ’兪賢穆(유현목)‘流(류) 등 자기가 사사받은 60年代(년대)연출자의 기법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어 신예다운 참신한 안목의 결여가 맹점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죽음 = 무덤’ ‘이별 = 열차’ ‘식모 = 충청도’ ‘장사치 = 함경도’ ‘슬픔 = 비오는 날’ ‘짓다만 빌딩 = 깡패근거지’ 등 도식화된 패턴의 연속으로 관객은 題名(제명)과 앞 몇 장면만을 보고도 그 영화의 결말을 알 수 있다는 웃지 못할 상태에까지 이르렀었다.


  ◇그대로 연기자는 藝術人(예술인)인가

  또한 연기자의 연구부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시나리오의 事典(사전) 硏究(연구)가 전혀 없이 촬영현장에서 감독의 불러주는 대사만을 따라 외는 연기는 차라리 앵무새의 그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래가지고서도 영화는 ‘종합 예술’이고, 연기자는 ‘예술인’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동시녹음이 되지 않는데서 생겨난 奇形(기형)이었다. 더불어 지적될 것은 더빙의 철폐문제이다. 현장녹음에서는 3배나 더 제작비가 소요된다는 엄살을 버리고 과감한 투자 없이는 흥행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더빙의 철폐 없이는 한국영화의 해외시장진출 가능성은 묘연하기만 하다. 입놀림과 대사가 따로따로 노는 영화에서 관객은 영화의 그 본래 기능인 현실감을 반감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나리오 저질․부족.... 文藝物(문예물) 각색으로 명맥

  제작에서 마지막으로 지적해두고 싶은 점은 良質(양질)의 시나리오 확보 문제이다. 현재, 시나리오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각색자로 변모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시나리오 작가가 아니다. 물론 ‘오리지널시나리오 映畵(영화)’의 연이은 흥행실패에 그 원인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문예물의 각색 및 윤색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의 안일한 작가적 자세를 일신한 의지와 이를 보상해줄 수 있는 제작자의 작가에 대한 보수 및 감독의 역량이 함께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를 희망하는 신인이 대폭 줄어들어 몇 년이 지나면 시나리오 작가의 명맥이 끊어질 우려가 심각할 정도이다. 영화진흥공사에서 상․하반기로 모집하고 있는 시나리오 공모에서 매회 당선작을 뽑지 못하고 고심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각 대학 연극영화과 및 영화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의 시나리오에 대한 적극적 참여가 요청되고 있다.


  ◇한국영화, 전망은 밝다

  관객의 국산영화에 대한 그 간의 선입견이 최근 들어 본궤를 되찾고 있는 이때, 확보된 관객을 붙잡아 두고 새로운 관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全(전) 영화인들의 계속적인 노력과 문공부 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영화는 TV와 달리 관객의 外出(외출)이 요구되므로 대형 스크린 예술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디테일 처리, 장면스케일 등 모든 면에서 종사자들은 지금까지의 범주를 넘어 새로운 차원의 노력을 더욱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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