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籍(한적)을 비교 연구한 解題書(해제서)

  이 책은 일본의 저명한 書誌(서지)학자 중에서도 특히 目錄學(목록학)을 연구하고 있는 阿部隆一(아부융일)박사(慶應義塾大學(경응의숙대학)도서관․情報學科(정보학과)교수․文學博士(문학박사))의 力作(역작)이다. 우리나라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일문고(慶應大(경응대)․부속연구소 斯道文庫(사도문고))의 漢籍(한적)조사의 일환으로 진척된 조사보고서이기는 하지만, 실은 1970년부터 1974년까지 다섯 해 동안 봄방학을 이용해서 매해 두 달 반씩 현지(臺灣(대만))에 가서 직접 조사를 끝마치고 돌아와 본국(日本(일본))자료와 비교해서 꾸민 훌륭한 解題書(해제서)이다.
  菊版(국판)으로 된 이 책은 序(서)와 目錄(목록)이 21面(면), 中國故宮博物院藏(중국고궁박물원장) 楊守敬(양수경)씨의 觀海堂善本(관해당선본)을 190面(면), 同(동) 北平圖書館宋金元版(북평도서관송금원판)을 182面(면), 中國(중국) 中央圖書館(중앙도서관) 등 藏(장) 宋金元版(송금원판)을 296面(면), 北平圖書館(북평도서관) 原藏宋金元版(원장송금원판) 經部分(경부분)을 31面(면) 都合(도합) 730面(면)이나 수록하고 있다.
  著者(저자)가 이와 같이 야심적인 조사를 시도한 것은 아마도 漢籍(한적)의 鴻寶笈(홍보급)을 조사해간 楊守敬(양수경)씨의 영향을 받지 않았는가 한다. 이는 明治初(명치초)에 일본에 건너가 조사 購得(구득)해간 楊(양)씨의 舊藏(구장)과 中國本土(중국본토)로부터 臺灣(대만)에 移管(이관)된 宋元版(송원판)을 비롯한 방대한 善本(선본)을 중심으로 조사해서 楊(양)씨의 ‘日本訪書志(일본방서지)’처럼 題(제)하여 ‘中國訪書志(중국방서지)’라 命名(명명)한 것이다.
  이 解題(해제)는 實物(실물)을 직접 보고, 漢籍(한적)마다 表紙(표지)의 문양과 색채와 그 크기, 題簽(제첨), 序(서), 卷頭題署(권두제서)를 살피고, 板式(판식)에서는 邊欄(변란), 界(계), 行學(행학), 卷末題(권말제), 跋(발), 藏書印(장서인), 識語(식어) 등을 통해서 刊年(간년)을 밝혀 놓았으되, 板本(판본)의 성격을 유별하여 비슷한 類型(유형)을 함께 묶어 놓고 비교 연구한 것이다.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3회에 걸쳐 현지조사를 끝마치고 回(회)마다 그 결과를 보고했기 때문에 내용상으로는 다소 중간보고에 그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자료가 發見(발견)되면 전 것을 과감하게 補完(보완)한 점이 매우 學者的(학자적)이고, 많은 人員(인원)이 동원되었어도 하기 어려운 大作業(대작업)을 혼자서 끈질기게 해치운 勞力(노력)과, 簡潔(간결)한 文章(문장), 銳利(예리)한 비판, 정확한 刊年推定(간년추정)등은 높이 評價(평가)될 만한 力作(역작)이다.

심우준(東京(동경), 汎古書院(범고서원),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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