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校(개교) 73周年(주년)에 부쳐


빛은 서녘에서 온다.
오늘은 母校(모교)의 생일날,
우리 모두 가슴 설레이며
여기 祝杯(축배)를 드는데,
太陽(태양)은 분명 서녘에서 솟아나
눈부신 光明(광명)의 그물을 던진다.
보라, 地球(지구)의 정수리
히말라야가 萬年雪(만년설)을 이고 巨人(거인)처럼
屹立(흘립)한 곳,
그 어깨에 가슴에 무릎 밑에 무릎 밑에
주렁주렁 매어달린 나라와 나라들.
世界(세계)는 온통 그 목걸이요 팔찌요 영락인데,
가슴께쯤
룸비니의 동산 있어
眞理(진리)는 비로소 無垢(무구)의 太陽(태양)으로 나타났거니,
빛은 먼저 히말라야의 頂上(정상)을 비치고,
다음 순간,
부채살 모양 은 世界(세계)로 번진다.
오늘도 빛은 서녘에서 오고
우리는 그 빛으로 祝杯(축배)를 든다.


2

우리는 그 빛으로 祝杯(축배)를 든다.
보라, 七十三年前(칠십삼년전)
東方(동방)에 화살 모양 날아와 꽂히는
한 줄기 빛이 있어,
여릿여릿하던 그 새싹
차츰 모락모락 줄기 뻗어 자라더니,
이제는 가지마다 學問(학문)과 藝術(예술)의
찬란한 꽃잎 드리운 亭亭(정정)한 巨木(거목)!
아, 꽃잎마다 빛은 넘치고
우리는 그 빛을 마시며 자란다.
제 눈과 입과 날개를 形成(형성)한다.
제 味覺(미각)과 嗅覺(후각)과 사랑을 다듬는다.
成長(성장)이 끝나는 날,
우리는 이마에 가슴에 날개에 빛을 묻혀
한 마리 나비 되어 날아갈 것이다.
慶州(경주)로 淸州(청주)로 濟州(제주)로
아메리카로 아프리카로 날아갈 것이다.
우리는 빛의 使者(사자)가 될 것이다.
빛이 될 것이다.
오늘은 母校(모교)의 생일날,
우리 모두 술잔 가득
철철 넘치도록 그 빛을 담아
그 빛에 취한다.
오늘도 빛은 서녘에서 오고
우리는 그 빛으로 祝杯(축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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