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族文化(민족문화)의 源流(원류) 新羅硏究(신라연구)와 그 課題(과제) : 佛敎(불교)分野(분야)

  우리의 民族史(민족사)에 있어서 新羅文化(신라문화)가 갖는 의의는 자못 크다고 할 것이다. 新羅(신라)의 그러한 모든 文化(문화)현상 중에서도 오늘날 우리가 영구 가능한 史料(사료) 중심으로 볼 때 佛敎文化(불교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新羅(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여 비로소 민족문화의 총화를 이룩하였기 때문에 上古代(상고대)로부터의 傳承(전승)적인 모든 문화를 집대성하고 新羅化(신라화)하였으리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上代(상대)의 문화가 三韓時代(삼한시대)를 거쳐 고구려․백제․伽倻(가야) 등에 전해지고 각각 그 나라들 나름으로 전개시켜 왔을 것은 사실이겠으나, 그 문화들은 모두 일단은 신라의 민족통일이라는 새로운 역사현상에 직면하여 하나의 민족문화로 융합되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와 같은 민족문화의 현상 가운데에서 佛敎文化(불교문화)역시 예외일 수가 없다. 고구려를 비롯한 삼국이 모두 불교를 興國利民(흥국이민)의 國家的(국가적) 佛敎(불교)로 수용하였으며 각기 특징 있고 훌륭한 불교문화를 이룩하였다. 그 중에서 신라가 통일을 완성하여 고구려와 백제의 우수한 佛敎(불교)까지를 모두 신라의 것으로 同化(동화)시키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민족불교문화의 찬란한 꽃을 피웠던 것이다. 그러므로 신라의 불교는 우리 민족 최초의 융화 합일된 겨레의 불교였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였다고 할 수 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민족이 이룩해놓은 문화유산 중에서 가장 빛난 업적이며, 특히 한국불교 연구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 분야의 연구가 매우 중요하며 또 민족문화의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서도 결코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과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신라의 불교문화가 학술적으로 연구되어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日帝(일제)시대부터라고 할 것이다. 尙玄居士(상현거사)(李能和(이능화))가 ‘朝鮮佛敎通史(조선불교통사)’에서 신라불교에 관한 諸資料(제자료)들을 정리해놓은 것을 비롯하여 數種(수종)의 韓國佛敎(한국불교) 全體史(전체사)가 간행되어 신라부분이 다루어졌으며 日本(일본)학자들이 新羅史(신라사) 고찰의 일환으로 불교관계 문제를 언급하고, 또 무게 있게 史料(사료)비판을 가하기도 하였었다. 그밖에 신라불교관계의 연구논문이 우리 학자들에 의해 (日帝時(일제시)에 발표된 것은 별로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고 하겠으나, 몇몇 日本(일본)학자들에 의하여 주목할만한 논문들이 발표되어졌었다. 특히 江田後雄(강전후웅)의 ‘新羅(신라)의 佛敎受容(불교수용)에 관한 諸問題(제문제)’ 등 數篇(수편)의 논문과 八百谷孝保(팔백곡호보)의 ‘新羅社會(신라사회)와 淨土(정토)’ 등은 그 방면연구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켜 주었다고 할 것이다.
  해방을 맞은 이후로 국내 學界(학계)에서는 신라불교의 연구를 활발하게 전개시켜왔다고 할 것이다. 國史學(국사학)분야와 국문학 및 고고(미술사)학계 등에서의 연구열과 많은 발굴 등은 이 방면연구의 눈부신 진전을 가져오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들 불교학계에서는 新羅佛敎文化(신라불교문화)의 본격적인 연구 작업을 계속하여 왔다.
  韓國佛敎史學(한국불교사학)의 개척자이며 신라불교연구의 唯一人者(유일인자)였다고 할 수 있는 趙明基(조명기)博士(박사)는 다년간의 강의(新羅佛敎史(신라불교사))와 연구활동을 통하여 이 방면 연구의 기틀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新羅佛敎(신라불교)의 理念(이념)과 역사’(趙明基(조명기)著(저))는 신라불교연구의 한 이정표요 성과였다고 할 것이다. 그로부터 우리 학계에는 많은 연구논문과 알찬 저서들이 속속 발표되기에 이르렀으며, 그 내용면에서도 깊이가 있고 다양하다고 할 수가 있다. 즉 신라 高僧(고승)들의 저술을 통해 볼 수 있는 당시의 敎學思想(교학사상)과 신라인의 불교이해 및 신앙형태, 국가사회와 敎圍關係(교위관계), 佛敎文學(불교문학)과 예술 및 설화 등에 관하여 폭넓게 다루어지고 있다할 것이다.
  그리고 특기할 것은 좀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신라불교연구의 기초자료에 대한 정리 集成作業(집성작업)이라고 하겠다. 최근 본교 佛敎文化硏究所(불교문화연구소)에서 편찬한 ‘韓國佛敎撰述文獻總錄(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의 발간에 이어 역시 本校(본교) 출판부에서 곧 출간하게 될 ‘韓國佛敎全敎書(한국불교전교서)’ 중의 신라文化圈(문화권) 및 관계 史料(사료)의 정리 集成(집성)이라고 할 것이다. 비록 뒤쳐진 작업이기는 하나 이 방면 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지어질 하나의 수확이라고 할 수는 있을 것이라 본다.


  지금까지 이 방면의 연구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지만 실은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과제 또한 적지가 않다고 할 것이다. 신라문화 일환으로서의 불교문화연구의 당면과제를 다음의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가 있지 않을까 한다. 첫째, 資料(자료)의 수집과 그 종합정리 및 총집성이라고 할 것이다. 무슨 연구이든지 그 자료가 충분하지 못하고서는 훌륭한 성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本校(본교) 出版部(출판부)에서 곧 간행될 신라의 佛敎撰述部分(불교찬술부분)도 좋은 연구 자료의 한 集成(집성)임에는 틀림이 없다.
  거기에다가 傳記(전기) 設話(설화) 그리고 寺誌(사지) 金石文(금석문) 및 海外(해외) 문헌중의 史料(사료) 등을 총망라해서 정리한다면 文獻史料(문헌사료)면에서는 일단은 완비된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신라 文化圈(문화권)에 속하는 모든 곳에서 佛敎的(불교적)인 유적을 발굴하여야 할 것이니, 문헌이나 旣調査(기조사)에 누락된 모든 자료를 골고루 찾아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폐허가 된 寺刹遺址(사찰유지)의 탐사와 조형미술의 유품 및 각 지방과 寺院(사원)에 전해지고 있는 각종의 佛敎(불교)說話(설화)와 전설 등의 모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든 자료를 총정리하고 집대성함으로써 신라불교연구의 기초가 튼튼히 마련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資料考證(자료고증)의 철저와 근거위주의 연구 자세를 더욱 확립시켜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자칫 견해 차이에서 오는 論爭(논쟁)을 야기 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지 않은 바는 아니나, 사실은 現今(현금)의 신라불교연구에 있어서는 퍽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으로 歷史事實(역사사실)을 비약시키거나 왜곡되게 함으로써 신라佛敎(불교)의 참모습을 잃어버리게 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를 든다면, 異次頓(이차돈)이 法興王(법흥왕)의 從姪(종질)이었다는 사실을 오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점과, 분명한 世俗五戒(세속오계)를 花郞五戒(화랑오계)라는 이름으로 고쳐 쓰고 있다는 사실(이 밖의 많은 事例(사례)는 생략) 등이라고 할 것이다.
  셋째, 현재 신라佛敎硏究(불교연구)의 寶典(보전)이라고 할 수 있는 三國遺事(삼국유사)를 佛敎文化史的(불교문화사적)인 입장에서 정확하게 평가하고 면밀히 考究(고구)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이 문제도 얼핏 국부적이고 사사로운 것으로 이해되기 쉽지만 신라불교연구라는 問題性(문제성)에서 볼 때 결코 과소평가할 課題(과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三國遺事(삼국유사)가 비록 一冊(일책)의 遺聞逸事書(유문일사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오늘날 新羅佛敎硏究(신라불교연구)의 제반 여건에 있어서만은 높이 평가하여야 할 중요資料集(자료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日本學者(일본학자)에 의하여 三國遺事考證(삼국유사고증)이라는 力著(역저)가 나와 있기는 하나 紀異篇(기이편)의 國故關係(국고관계)부분에만 그치고 있다. 新羅佛敎文化(신라불교문화)의 종합적인 寶典(보전)이라 할 三國遺事(삼국유사)에 수록되어 있는 불교관계 제자료를 보다 철저하고 완벽하게 연구함으로써 신라불교문화의 참모습을 드러낼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면상 여러 과제들을 생략한다.)
  우리 東大(동대)가 慶州大學(경주대학)의 발족을 계기로 하여 民族佛敎文化(민족불교문화)의 본고장인 신라古都(고도)에 자라를 잡고 신라문화의 핵심이 되는 불교문화의 적극적이고도 본격적인 연구와 그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가 있지 않을까하는 큰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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