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校(본교)의 使命(사명) 再發見(재발견)

  또다시 歲序(세서)가 바뀌었습니다. 새해를 다짐하는 새로운 맹서가 필요한 시점인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1년은 진정 多事多難(다사다난)한 해이었습니다.
  國際的(국제적)으로는 가장 친근한 盟邦(맹방)이라고 믿었던 美國(미국)과의 사이에 꺼림칙한 긴장과 冷氣(냉기)가 감돌았고, 國內的(국내적)으로도 여러 가지 不快指數(불쾌지수)를 돋궈주는 事態(사태)와 아울러 鼓舞的(고무적)인 현상의 交又(교우) 및 대통령, 국회의원선거 등 다망한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本校(본교)도 또한 이러한 환경의 支配圈內(지배권내)에 있으면서 동시에 自體(자체)의 몇 번의 고비를 가져야만 했습니다. 總長(총장)의 交替(교체)가 그 하나요. 慶州大學(경주대학)의 新設(신설)이 그 둘째라 하겠습니다. 後者(후자)는 다만 작년 1년 내에 있어서의 작은 고비가 아니라 東國大學校(동국대학교) 全歷史上(전역사상)에 있어서의 큰 고비의 하나임을 의미합니다. 정확히는 금년에도 이미 그 고비를 넘는 것이 아니라 바야흐로 그 고비의 정상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고개를 다시 돌려서 금년에 우리나라와 우리 학교에 닥아올 현실을 냉철히 살펴보고 거기에 대한 우리들의 대비를 마련해야겠습니다. 우선 日本(일본)과 美國(미국)의 中共(중공)과의 修交波紋(수교파문)입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현재 蘇聯(소련) 中共(중공)과 같은 非友好國(비우호국)과 인접해 있습니다. 日本(일본)과 美國(미국)은 이러한 우리를 등 뒤에서 밀어주는 盟邦(맹방)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나라들입니다. 그러한 그들이 우리와는 事前(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어깨너머로 中共(중공)과 握手(악수)한 것입니다. 결국 盟邦(맹방)이라는 것은 弱少國(약소국)만이 그렇게 부르고 싶어하는 一方通行(일방통행)의 用語(용어)가 아니었던가, 韓國人(한국인)이 이렇게 의심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미 晩時之歎(만시지탄)이라 하겠습니다. 힘이 약한 나라, 自身(자신)의 生存(생존)에 큰 도움을 줄 수 없는 나라에 信義(신의)나 道義的(도의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은 하나의 感傷主義(감상주의)에 지나지 않으며, 이러한 感傷主義(감상주의)는 냉엄한 生存競爭(생존경쟁)에 있어서 오히려 障害(장해)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人類(인류)는 결국 19世紀(세기) 帝國主義列强(제국주의열강)의 弱肉强食的(약육강식적) 思考(사고)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人道(인도)라든가 人權(인권)이라든가 혹은 信義(신의)라든가의 용어는 國際政治(국제정치)에 있어서의 戰術上(전술상) 필요이상의 價値(가치)를 賦與(부여)할 수 없으며 오로지 學者(학자)나 宗敎家(종교가)나 또는 營襄失調(영양실조)에 걸린 국가들의 넋두리로 치부해 버리면 족하다는 版局(판국)이라면 韓國人(한국인)도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어 볼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中共(중공)의 飛行機(비행기)가 濟主島(제주도)상공을 날고 北京行(북경행) 航空機(항공기)가 金浦(김포)를 거쳐 가려는 어지러운 상황에서 아직도 韓國人(한국인)의 咋醉(사취)가 未醒(미성)이라면 우리는 살아남을 可望(가망)을 잃을 것입니다. 韓國人(한국인)이 믿어야할 것은 마침내 자기 자신뿐이라는 단순한 眞理(진리)를 발견했을 때 진정으로 主體的(주체적)인 존재가 되었을 때 이러한 國際氣流(국제기류)의 변동도 자신에 유리하게 들릴 길이 트일 것입니다.
  다음 본교의 전망은 상술한 바와 같이 慶州大學(경주대학)의 新設(신설)로 東大史上(동대사상)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그것은 시기적으로는 오랫동안의 침체상태로부터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하나의 워밍업이라고 볼 수 잇겠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慶州(경주)가 상징하는 정신적 메카로 되돌아가려는 하나의 歸巢本能(귀소본능)의 발동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慶州大學(경주대학)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所從來(소종래)를 반성하고 자신을 再發見(재발견),再調整(재조정)하여야 하겠다는 하나의 필연적인 衝動(충동)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본교의 민족과 국에 대한 사명, 다시 말하면 본교 존재의 의미가 여기서 재확인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며 아울러 그 책임완수를 위하여 內實(내실)을 다지는 온갖 세심한 작업들이 침착하게 진행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것을 계기로 더욱 강력한 敎授陣(교수진), 더욱 勤勉(근면)한 學生(학생)들, 더욱 충실한 施設(시설)을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이 경주되고 本校(본교)가 가진 모든 潛在力(잠재력)을 活性化(활성화)하기 위하여 과감한 결단이 뒤따라야 하겠습니다. 아무튼 새로운 太陽(태양)아래 韓國人(한국인)은 民族(민족)을 再發見(재발견)하고 東大人(동대인)은 自身(자신)의 使命(사명)을 再發見(재발견)하는 해가 되기를 부처님께 祈願(기원)하는 바입니다.

- 總長(총장) 鄭在覺(정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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