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떠나며 남겨둔 ‘꿈과 신념’

평생을 바보로 살다가 마지막까지 바보로 죽어간 사람. 강자에겐 누구보다 강하게, 약자에겐 한 없이 약하게,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던 사람. 그가 바로 ‘바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지난해 23일 서울광장은 노란 풍선과 시민들의 오열로 가득 메워졌다. ‘바보’ 노무현을 기리기 위해 모든 국민들이 눈물을 흘린 것이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았다. 시민들은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고, 그의 서거 1주기를 기리는 추도식에 참여해 다시 한번 그를 위해 눈시울을 붉혔다. 그를 향한 시민들의 이러한 마음 때문일까, 지난달 26일 그의 자서전 ‘운명이다’가 출간됐다.

‘운명이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이해 고인이 남긴 저서, 미발표 원고, 메모, 편지 등과 각종 인터뷰 및 구술 기록을 토대로 출생부터 서거까지를 일목요연하게 시간순으로 정리한 책이다.

‘운명이다’는 앞뒤에 각각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고 ‘출세’, ‘꿈’, ‘권력의 정상에서’, ‘작별’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이 책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성장 과정과 살아오면서 겪었던 시련, 대통령으로서의 고뇌, 그리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겪었던 희망과 좌절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읽는 이로 하여금 ‘인간 노무현’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운명이다’는 노 전 대통령이 회고록 초안을 위해 메모를 시작하던 서거 직전의 상황을 담은 프롤로그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롤로그에서 노 전 대통령은 “내 인생의 실패는 노무현의 것일 뿐, 다른 누구의 실패도 아니다.…나는 이 고통이 다른 누구에겐가 약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쓴다”며 집필 이유를 밝힌다.

1부 ‘출세’에는 노 전 대통령의 성장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년 시절, 지기를 싫어하며 반항적인 성격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진솔하게 엿볼 수 있다.

2부 ‘꿈’은 부림사건을 맡은 이후 민주화운동에 헌신하게 된 이야기부터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에서 대통령후보로 경선에 나서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또한 3부 ‘권력의 정상에서’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재임기간의 일을 담고 있으며, 4부 ‘작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를 마친 후 고향으로 내려가 서거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이 담겨 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이루지 못한 꿈을 시민이 되어서 이루고자 했지만 그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하였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인간 노무현’. 에필로그에서 유시민이 밝힌 대로, 그가 생명을 던진 자리에는 이제 ‘사람 사는 세상’을 바라던 노 전 대통령의 꿈과 신념만이 남았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아, 그의 인생과 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과 함께 그가 남긴 꿈과 신념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