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대 이전 문제나 학과 소속 변경 등에 대한 건의 사항을 제외한 대부분이 학교 현안(懸案)과 동떨어진 것 같았다”

‘총장과의 데이트’에 참여했던 사과대 A군의 말이다. 지난 26일 원흥관 옥상정원에서는 ‘총장과의 데이트’가 진행됐다. 오영교 총장은 사전에 신청 받은 50여명의 학생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총장과의 데이트’의 전신은 ‘총장과의 대화’였다.

2007년 처음 시작된 ‘총장과의 대화’는 1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전반적인 학내 현안에 대해 60여 개 이상의 질의로 이뤄졌다.

당시 오 총장 부임이후 시행됐던 각종 정책들로 인해 그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때문에 ‘총장과의 대화’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 많았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총장과의 대화’는 그 규모가 줄고 발언할 참석자를 사전에 신청 받는 형식으로 변화했다.

결국 작년부터는 ‘총장과의 데이트’란 이름으로 시행됐다. ‘총장과의 대화’가 점차 변한 이유에 대해 주관 부서인 CS 경영팀 박서진 팀장은 “참여 학생의 수를 조금 줄이더라도 학생과의 스킨십을 늘려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내실(內實)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화’의 형식에서 ‘데이트’의 형식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전의 ‘총장과의 대화’와 비교해보면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실제로 이날 ‘총장과의 데이트’에 참여한 바이오대 B양은 “우리 과가 일산 캠퍼스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참여했다”며 “하지만 너무 가벼운 이야기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중한 이야기하기가 망설여졌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용두사미란 용머리에 뱀의 꼬리란 말로 시작은 그럴 듯하나 끝이 흐지부지함을 이르는 말이다. 현재의 ‘총장과의 데이트’가 학생회가 아닌 일반 학생이 총장과 직접 만나 소통(疏通)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과 직접 학교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라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에 충실(充實)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초기 ‘총장과의 대화’를 기획했던 취지(趣旨)가 되살아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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