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라, ‘작은 돌멩이’의 외침을

지난 3월, ‘작은 돌멩이’의 외침이 전국 대학 캠퍼스에, 더 나아가 이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김예슬 양의 자퇴 선언이 바로 그 파장의 시작이다. 그녀는 3장의 대자보 및 1인 시위를 통해 자신의 자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 4월 15일, 김예슬 양은 단행본 ‘김예슬 선언’을 통해 3장의 대자보에 담지 못했던 그녀 자신의 대학에 대한, 자기 자신에 대한 끝없는 물음, 그리고 그에 대한 자신의 답을 세상에 전한다.

이 책에서 그녀는 대학과 국가와 시장이라는 저 ‘거대한 적들’을 향한 과감한 문제제기로 모순의 실체를 선명하게 규정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들려오는 모든 ‘거짓 희망’에 맞서 하나하나 진실을 밝혀 나간다. 나아가 거대한 적을 넘어 ‘나 자신이 바로 그 적이다!’라는 냉엄한 진실 앞에 자신을 세운다.

‘김예슬 선언’은 김예슬 양이 대학 거부를 결심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고민하면서 오랫동안 품어왔던 물음들, 그리고 대학거부 선언을 한 이후 저자에게 쏟아진 수많은 물음에 대한 대답을 담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 속에는 대답보다 물음이 더 많다. 이는 제대로 된 물음이 대답으로 향하는 길이란 김예슬양의 생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김예슬 양은 대학 거부 선언 이후 가장 많이 쏟아진 ‘도대체 왜 대학을 그만두는가?’라는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녀는 대학에 갈 때는 아무도 “왜?”라고 묻지 않았다며, “왜 대학을 가는가?”는 언제부턴가 사라진 물음이 되었고, “왜 대학을 그만두는가?”는 이상한 물음처럼 들려왔다고 밝힌다.

이 ‘사라진 물음’과 ‘이상한 물음’과 함께, 그녀가 대학 거부를 결심하기까지 던져 온 물음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 저자는 우리 시대 대학과 대학생의 존재 양식에 대해, 나아가‘대학생 김예슬’의 문제를 넘어 ‘인간 김예슬’의 문제에 대해 끝없는 자문자답을 던진다. 그녀의 물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질문하기를 포기했던 무수한 삶의 물음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김예슬 선언’은 ‘나의 이야기’, ‘나의 적들의 이야기’, ‘거짓 희망에 맞서다’, ‘저항하지 않으면 젊음이 아니다’ 등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됐으며, 각각의 파트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 현 대학 제도 속에 살아가고 있는 많은 대학생들에 대한 물음 그리고, 사회에 대한 물음까지 그녀가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많은 물음, 그리고 그에 대한 그녀 자신만의 답을 제시한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작은 돌멩이’의 외침이 세상에 전하는 물음, 그리고 그에 대한 진솔한 답. ‘김예슬 선언’은 자격증 브로커로 전락해버린 대학 사회에 대한 비판, 그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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