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학문 교육구조 가진 첨단대학이 목표”

▲표1 : 대학교육의 패러다임 변화.
‘동국대 미래비전 2020’(안)은 △미래사회 교육환경의 변화 △동국대학교의 현주소 △동국대 미래비전과 목표 △미래 전략과제 등 크게 4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미래사회 대학의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줄 주요한 요인들을 살펴보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출산ㆍ고령화 △글로벌화 △지식사회 가속화 △정보기술의 발달 등으로 압축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추세는 노동인구의 부족 현상뿐만 아니라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경쟁력 없는 대학은 통폐합될 것이고 살아남은 대학은 평생교육 등 새로운 교육수요를 창출해내야 한다.

전통적 분과학문은 한계를 드러내고 융복합 학문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화에 따라 연구와 교육은 이미 한 나라의 좁은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었고 교육품질의 기준은 국제적 눈높이에 맞춰지고 있다. EU의 볼로냐 프로세스, 에라스무스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지식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거기에 비례해 지식의 수명은 짧아지고 있다. 전통적 분과학문은 한계를 드러내고 융ㆍ복합 학문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인지과학, BT, NT, 우주과학이 그 중심 혹은 촉매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에선 개별적 전문지식의 습득에 앞서 복합적인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기본핵심역량 학습이 필요하다. 교육방식도 교수와 학생이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학습공동체를 지향하게 된다.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교육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변화가 불가피하다.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 세계 대학생을 상대로 하는 메가 대학 출현이 가능해졌다. MIT, 콜럼비아 대학 등은 이런 변화로 촉발될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강의콘텐츠를 인터넷으로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런 미래사회의 예측을 대학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도입시키면 <표1>과 같다.


1906년 전국 17개 사찰의 동참으로 명진학교가 설립된 이후 올해로 개교 104주년을 맞았다. 60년대까지만 해도 3대 사학의 위상을 유지했으나 70, 80년대 산업화시기를 거치면서 국내 10대 대학으로, 90년대 이후엔 중위권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70년대 이후 투자재원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분교 설립, 의료원 건립 등 외형성장에 치중하여 질적인 교육투자에 소홀했던 것이 이런 하강곡선을 그린 주요원인으로 판단된다. 또한 시대 변화에 따라 학문영역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고, 종교사학으로서 거버넌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한 것도 지적할 수 있다.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 외부의 평가를 분석해 보면 △교수연구역량 부족 △재정건전성 취약 △교육연구시설 부족 △경주캠퍼스의 타율적 경영구조와 평가격차 △국제화 기반과 역량 미흡 등의 극복과제가 도출된다. 2007년 이후 추진된 108 프로젝트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시스템의 혁신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중단기적 차원의 개혁 작업이었다. 그 결과 책임경영 및 분권화 실행, 성과평가시스템, CS경영, 수요자 중심의 학사구조 개편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앞으로 108 프로젝트는 그동안의 추진성과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동국비전은 그런 필요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새로운 비전을 세워가기 위한 긍정적 기회요인들도 적지 않다. 먼저 혁신시스템이 발전기반의 역할을 할 것이다. 올해 2월 약학대학 인가로 일산 의생명캠퍼스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으며 남산운동장, 충무로영상센터, 혜화문 일대 등 캠퍼스 개발을 통한 공간 확충과 재원 마련의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불교계와 학교의 동시 발전의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고무적인 변화다.

학교발전의 전략방향은 생명 문화 불교콘텐츠와 첨단 기술의 융복합으로 설정했다.

사회 패러다임은 정보화 단계를 거쳐 지식사회로 이행되고 있다. 지식사회는 인구의 15%만이 산업생산에 종사해도 사회 전 구성원의 물질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 나머지 85%는 새로운 직업, 새로운 가치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 가장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 콘텐츠 산업 분야다.

최근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일상적으로 손 안에서 갖고 놀 수 있게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전 산업과 지식, 문화 분야의 지형을 뒤흔드는 것은 그 예고편에 불과하다. 콘텐츠의 경쟁력은 첨단기술과의 융·복합을 전제로 했을 때만이 발휘될 수 있다.  이렇게 미래변화의 예측과 현재역량의 평가를 통해 도출한 비전은 ‘융합콘텐츠를 창조하는 지식사회 인재도량’이다.(표2) 융합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 지식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자는 것이다. 비전을 뒷받침할 전략 방향은 ‘생명ㆍ문화ㆍ불교 콘텐츠와 첨단기술의 융ㆍ복합’으로 설정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5대 사학 진입’을 목표로 잡은 것은 가능성과 목표지향성 두 지점의 균형을 고려해 설정했다. 올해 당장 서울캠퍼스 단독평가, 국제화 평가지표의 상승 등으로 국내 15위권 진입이 가시권 안에 들어와 있다. 이런 추세를 이어 약학 분야를 필두로 한 연구역량 강화와 교육여건 개선으로 2015년까지 국내 10위권에 진입하고, 일산캠퍼스 완성 및 연구역량 배가가 이뤄지면 2020년 국내 5대 사학 목표가 가능하다.    이런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ㆍ연구 강화 △경영구조 혁신 △재정ㆍ인프라 최적화 등 3개 영역에서 9대 전략과제를 설정했다.

교육연구 강화전략에 앞서 동국대는 어떤 인재를 기를 것인가에 대한 교육철학이 먼저 정립되어야 한다.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에 입각하여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보살(菩薩, Bodhisattva)’의 수행 덕목인 ‘6바라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상으로서 ‘ACTIVE 동국인’을 제시했다. (표3)

융합형 학문구조의 핵심은 기초학문을 튼튼하게 하고 그 위에 실용성과 특성화를 구현하는 형태로 교육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다. 기초학문 분야를 통합한 기초학문대학을 대학시스템의 중심에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유사 및 관련 분야의 학과들을 특성화대학과 실용분야 대학으로 재편하여 교육과 연구 분야의 융합 시너지를 만든다.

이렇게 되면 기초학문대학이 중심이 되어 모든 학생들이 공통으로 이수해야 할 통합교양교육인 ‘ACTIVE 인재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다. 융복합 강좌 중심의 핵심교양 과목과 외국어교육 등이 골간이다. 이와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대학별 특성과 학생 수요에 맞게 개편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전공이수 프로그램은 대학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기초학문대학 학생은 스스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자유전공제로 운영되고 실용분야와 특성화 대학 학생은 자격이나 인증이 요구되는 전공별 심화학습 트랙을 밟아 가면 된다.

전공프로그램 외에 특별프로그램을 배치해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적극 뒷받침한다. 경영과 기술이 융합된 산학협력 형태의 직업교육인 M&T(경영·기술융합), 학·석사연계, 공공인재양성, 특성화 분야 글로벌 역량 강화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대학원의 구조개편도 뒤따라야 한다. 일반대학원은 학위의 질이 보장되는 분야를 선별해 운영하고 전문대학원과 융ㆍ복합대학원 과정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도심대학의 장점을 활용해 공공분야, 영화, 불교, 문예 등을 특화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전략적 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학사운영기관의 편제는 넓고 안정적인 틀을 갖춰야 하며, 교육프로그램 은 다양하고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필연적으로 교수의 소속은 광역화하고, 학생의 전공과 진로 선택은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ㆍ연구역량 강화 전략의 핵심은 교수단 신설과 석학영입 정책이다. 학과로 나뉜 교수의 행정 소속을 교수단으로 광역화시켜 교수들이 다양한 교육과 연구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수는 학과, 전공, 프로그램, 연구소, 프로젝트 등에 겸직형태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학문의 융ㆍ복합화는 활성화될 것이다. 학과가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전공 교수들임에도 교육ㆍ연구 활동의 장벽에 갇히는 일은 사라진다. 학교 입장에선 교수인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융합형 학문구조의 핵심은 기초학문을 튼튼히 하고 그 위에 실용과 특성화를 구현하는 형태로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다.

일단 2~3개 분야를 정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점진적 확대를 해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은 특성화 및 강점 분야에 석학을 영입하고 석학을 중심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최고의 연구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불교, BT, NT, IT, CT 분야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육경쟁력을 국내 최고로 만들기 위해 학생진로에 따른 맞춤형 교육트랙 설계, 진로지도교수제, 교육역량 평가지표, 전공리뷰제, 강의포트폴리오 의무화, 졸업생 품질관리제도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

글로벌 특성화 전략을 위해 EU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 참여 등 획기적 방안이 강구돼야 하며 기숙사, 영어강의, 외국인 교수ㆍ학생지원시스템 등 대학문화와 인프라가 글로벌화 돼야 한다.

불교는 동국대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분야다. 글로벌 관점에서 불교학을 리뉴얼 하고 세계 최고의 콘텐츠를 보유한 불교도서관과 박물관을 구축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영화나 게임과 결합해 불교콘텐츠를 대중화하고 뇌과학 등과 결합한 마음연구소(Mind Lab) 신설도 검토해볼 만하다.

CT 분야는 기초연구부터 산학협력, 전문가교육, 학교기업까지 밸류 체인을 형성해야 하며 뉴욕대 티시스쿨 등 세계적 대학과 제휴를 맺어야 한다. NT, IT 분야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국제적 연구역량을 확보하고 다른 분야의 융ㆍ복합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찰행정 분야는 BT, NT, IT 등 학제적 커리큘럼 편성으로 과학수사전문대학원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08프로젝트로 시작된 혁신경영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학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과제로 평가지표를 업그레이드하고 성과에 따른 차등보상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행정분야 트랙제 등을 통해 교직원의 전문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혁신경영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선 재단과 대학 간에 비전 실현을 전제로 한 협력과 공조체계가 성숙될 필요가 있다.

경주캠퍼스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에 대비하고 지역의 명문거점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독립캠퍼스로 위상이 정립돼야 한다. 이를 위해 경주캠퍼스 총장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서울캠퍼스와의 협력 상생방안을 공유해야 한다. 이런 전제 속에서 경주캠퍼스의 독자적 발전계획 마련이 시급하다.

의료사업 경영 선진화를 위해선 의무부총장을 중심으로 한 통합경영구조를 확립하고 국내 Top 10 병원으로 진입하기 위한 특화전략이 절실하다. 일산은 향후 10년간 동국대 최대의 기회요인이다. 일산캠퍼스 특화 및 메디클러스터 완성을 위해선 병원, 의전원, 양·한방 임상교육, 바이오대, 약대 등이 융합적 연구·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약개발 밸류 체인을 확립해야 한다.

여기에 R&D연구소, BT 관련 기업, 종합의료복지타운, 상업시설 등을 유치하면 메디클러스터로 확대 발전할 수 있다. 일산캠퍼스는 또한 지역의 다양한 교육수요에 부응한다면 지역거점대학으로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표3 : 6바라밀을 재해석하고 반영한 미래사회의 인재상.

미래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앞으로 10년간 1조원 이상의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서울캠퍼스 공간ㆍ인프라 개발은 마스터플랜에 따라 현재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의 중복허가 결정으로 남산대운동장 개발이 혜화문 개발과 연계해 가시화되고 있으며 충무로영상센터는 도심대학과 CT특성화 콘셉트에 따라 개발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체육관 부지와 팔정도 지하개발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개발계획들이 현실화되면 부족한 공간문제가 대부분 해결될 것이며 개발을 통한 재원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미래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앞으로 10년간 1조원 이상의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의 상황에 고착돼 바라보면 1조원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액수인 것 같지만 담대한 비전을 갖고 미래를 바라보면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매년 기부금과 정부연구비 수주가 증가추세에 있으며 서울, 일산캠퍼스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최근 조성된 협력 분위기를 바탕으로 불교계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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