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풍속도의 경험적 재현

  요즈음 민속학의 붐을 타고 많은 학자들이 민속학 연구에 참가하고 있다. 이중에서 김박사는 민속학자답지 않은 경력에서도 ‘금기어(禁忌語)·길조어(吉兆語)’ ‘향두가(香頭歌)·성조가(成造歌)’ ‘수수께끼사전’ 등의 책을 내어 숨은 민속학자로서 착실히 연륜을 쌓아왔다고 본다.
  그런데 김교수가 ‘한국의 민속’이라 하여 4백 24페이지의 거저(巨著)를 내어놓았다. 여기서 김교수는 ‘세시 풍속의 연구’ ‘민간신앙의 연구’ ‘민속놀이의 연구’ ‘민속극의 연구’ ‘통과의례의 연구’ ‘민속 언어예술의 연구’ 등을 첨가하여 민속학 개설을 겸하게 엮어놓았다.
  김교수의 본서를 보니 민속학에 대한 이론서라기보다는 체험적인 보고서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같다.
  그것은 김교수가 성장해 오면서 체험한 모든 사실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어려움이나 이질감을 주기 보다는 사라져간 한국농촌의 풍속도를 그대로 재현해 준 느낌이여서 여간 친근감이 가는 것이 아니다.
  특히 민속놀이의 연구 속에는 어린이 놀이로서 제기차기, 목마(木馬)타기, 땅 빼앗기, 술래잡기, 연 띄우기, 돈치기, 밭치기, 자치기, 팽이치기, 엿치기, 서리(밀서리, 참외서리, 수박서리, 콩서리, 사과서리, 닭서리), 공기놀이, 비석놀이, 8자놀이, 깨금발 싸움, 눈싸움 어른놀이로서 그네뛰기, 줄다리기, 다리밟기, 지신밟기, 고누두기, 바둑, 골패두기, 화투치기, 투전, 두레놀이, 농악놀이, 윷놀이, 북놀이, 돌싸움, 쥐불싸움, 씨름 등을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것을 다경험적 차원에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60이 넘은 김교수가 어릴 때 경험한 모든 것이 자기 자신을 제보자로 하여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민속적 세대라고 할 수 있는 60,70의 연륜 중에서 상식이 되어 있지만, 40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는 단절되어있는 모든 민속적 사실이 여기에 다 소개되어 있다. 이것은 전통 유산의 면에서도 필요하고도 절실한 문제들이다.
  특히 민속 언어 예술의 연구에서는 수수께끼 사전까지 겸하여 언어생활의 모든 면을 기술하고 있어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바 많다.
  또, 본서에는 칼라사진을 포함하여 필요하고도 충분한 사진과 삽화들이 다수 삽입되어 시청각적으로 유념하여 전통문화에 대하여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서술하고 있고, 본문을 한글전용으로 처리하여 민속학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초보자에게 긴요한 길잡이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국문과 연극과 역사과 사회과 학생은 물론 국민 모두가 한번 읽어 봄직한 책이다.
<집문당간행·크라운판·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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