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의 辯(변)

  본 科(과)에서는 미국의 사실주의 작가인 로버트․미들메스가 1950년대 초반에 2차세계대전 직후를 배경으로 쓴 ‘용감한 사형수’를 올해 4․8축제로 선정해서 두 달간의 연습과정을 거쳤으나 휴교로 인해 流産(유산), 어쩔 수 없이 연습기간만 연장하게 되어 오는 17일에서 20일까지 오후 4시, 6시 하루 2회씩 본교 소극장에서 공연을 갖게 되었다.
  작가인 로버트․미들메스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작가 자신의 이름이 가명이기에 알 수 없으나 그의 작품 ‘용감한 사형수’에서 한 사형수를 통해 본 극적상황이 현재에 우리들의 상황과 흡사하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인간 본연의 심리적 감동에 매혹돼 이 작품과 접하게 되었다.
  죽음을 초월한 한 인간에게서 과연 우리는 선과 악의 존재한계가 어떻게 구분 지워질 수 있으며 또한 죽음을 목전에 둔 사형수가 生(생), 그 자체를 부인할 때에 어떤 내적갈등이 필요할까!
  그동안 착실한 분위기 속에서 연습작업에 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열중할 수 없었기에 그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다시금 객석을 용감(?)하게 지켜나가면서 등장인물과 함께 짜증스러운 비평이 간수장방을 못 벗어나고 몇수십번 다람쥐 쳇바퀴 돌듯 혼탁한 분위기 속에 뒤통수가 뜨거워지도록 고함과 대사가 난무하며 연일 쌈박질하는 고통을 안고 견디었기 때문에 여러분의 비판이 새롭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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