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美(재미) 아시아인 學術大會(학술대회)를 다녀와서

  재미 아시아인 정책연구회(Asian-American Assembly for policy research)의 제2차 회의가 지난 6월 26일부터 3일간 Alaska의 Anchorage Captaion Cook Hotel에서 개최되었다.
  이 회의의 목적은 美洲(미주)에 거주하는 아시아인들의 복지와 사회참여, 그들의 당면문제를, 기타 美國(미국)과 여러 아시아 나라들에 대한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정책에 관한 학술논문을 발표케 함으로써 이론적인 토의와 실경험을 취하게 하려는 아시아인들의 학술대회였다.
  첫날 리셉션에는 알라스카주지사, 페어뱅크스市長(시장), 알라스카의 대학총장 및 교수들, 기타 사업가, 文化(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하였고, 각 아시아 본국으로부터 초청된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개회식 때 이 회의의 의장이며, 이 회의 준비에 애써온 구장희박사에게 보내는 찬사는 대단했다. 뒤이어 한국인들은 모두 일어서서 아리랑을 불러달라는 요청이 있어, 아리랑을 불렀을 때는 정말 흐뭇한 순간이었다. 또 동양화가 李意榮(이의영)화백이 초대되어 회의기간동안 40여점 가량의 작품을 전시하였고, 李(이)화백이 직접 동양화의 특수기법을 보여주어 많은 관객이 모여들기도 했다.
  이튿날 아침 9시부터 논문발표와 패널토의로 들어갔는데, 경제 정치 학술분야와 문화 교육 예술 분야로 나누어져 이틀 동안 진행되었다. 여기에는 특히 한국교수들이 발표자 및 토론자로 많이 참여하였다. 발표된 논문 중에서 몇 가지 기술해보면 다음과 같다.

  ‘2세들의 교육문제, - 영어 습득, 모국어습득’ (일본인)
  ‘학계에 있어서 재미아시아인의 역할’ (김중순박사 = 테네시大(대))
  ‘재미한국인들에게 바라는 모국의식과 2세들에게 전승되어야 할 모국’ (필자)
  ‘고국에로의 귀향’ (중국인)
  ‘아시아인에 예술적 감수성’ (중국인)
  ‘194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 (양성철박사 = 켄터키大(대))
  ‘미국인들의 가치관 변화와 한·미관계의 미래’ (김형일박사 = 캘리포니아大(대))
  또 ‘재미아시아인들의 文化多元化(문화다원화) 개념의 생활화’ 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알라스카의 자원들’이란 부분에서는 광물, 수산물, 농산물, 석유 등을 어떻게 개발하며, 아시아인들이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했는데, 너무나 풍부한 천연자원에 부러움을 금할 길 없었다. 최근 中共(중공)에 갔다 온 재미중국인은 찍어온 필름을 보여주면서, 자기 고국과의 교류를 추천하기도 했다.
  마지막날 ‘아시아의 밤’에는 여러 아시아 여성들이 자기나라 고유의상을 입고 자기나라 전통음식을 대접했다. 중국요리, 일본요리, 한국요리(불고기, 갈비)의 인기는 대단했다. 요리를 먹는 동안 무대에서는 각 나라의 전통예술을 소개했다. 일본의 꽃꽂이와 노래, 필리핀의 춤, 타이의 칼춤, 중국의 무술춤 등이 있었으며, 한국의 태권도 시범은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알라스카는 6월 20일경(夏至(하지))부터 약 2개월간 해가 지지 않는 白夜(백야)다. 해가 서쪽으로 일몰하는가 하면, 곧 이어 일출이 된다. 붉은 노을의 白夜(백야)에서의 회의는 특히나 인상 깊었다.
  알라스카는 그 면적이 한국의 13배나 되고, 석유를 비롯하여 광산물, 농·수산물 등 무진장의 천연자원이 있다. 그런데 인구는 40만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중요한 개발도상의 땅에 현재 각 아시아인들이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다.
  구장희박사는 이번 회의를 2년전부터 계획했다고 한다. 아시아인들 중 특히 일본인들이 눈부시게 진출하고 있는 것에 자극을 받아 한국도 좀더 많은 사람들이 알라스카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인 주최의 회의를 구상했다고 한다. 회의 준비와 진행과정에 알라스카거주 아시아인들의 많은 격려와 협조를 받았다. 그런데 초청한 국내 교수들과 농수산부 장관이 회의에 불참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구박사는 현재 알라스카 주립대학 언어학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에스키모 언어 연구의 권위자로 에스키모에 관한 저서도 여러 권 있으며, 일본어로 번역되어 있기도 하다. 그밖에도 그는 페어뱅크스市長(시장)의 고문이며 ‘재미아시아인 정책연구회’ 알라스카지구 지구장도 맡고 있다. 부인 서선벽女史(여사)는 이런 남편을 음으로 양으로 돕고 있다.
  회의가 끝나자, 구박사의안내로 페어뱅크스로 갔다. 알라스카大學(대학)은 주립대학이니만치 그 캠퍼스가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이 학교의 특징은 각기 인종이 다른 동양인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또 에스키모인들은 보호정책에 따라 모든 학비 기숙사비 등을 전부 면제받고 있다고 한다.
  알라스카에 있는 동안 될 수 있는 대로 잠을 자지 말고 하나라도 더 보고 가라는 것이 구박사의 말이었다. 그의 안내로 Mount Mckinley의 중턱까지 올라갔다. 7월초인데도 섭씨 3, 4도 정도의 써늘한 날씨였고, 정상은 물론 산중턱에도 눈을 만질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잔설이 남아있었다. 중턱의 전망대에는 맥킨리를 정복한 동반자들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또 페어뱅크스에는 인디언부락이 있었고, 에스키모인들은 세계의 정상(Top of the World)인 Point Banow에 부탁을 이루어 살고 있었다. 포인트 바로는 페어뱅크스에서 비행기로 2시간반 남짓이 걸리는 곳이다. 에스키모인들은 한국사람과 얼굴이 너무나도 비슷하다. 그들은 얼음집 이글루가 아닌 목조건물에 살고 있으며, 거의 다 기독교(희랍정교)신자들이었다. 포인트 바로와 북극권 사이의 바다에는 얼음이 녹아 동동 떠 있었으나 바람이 몹시 불어 털파카를 입어야 했다.
  그리고 구박사의 소개로 에스키모 여류시인 Linda Badten을 만나 에스키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필자의 이번 회의참석과 알라스카여행은 동문인 구장희박사의 도움이 많았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 뜻밖에 高順宣(고순선)동문(57·영문과)을 만난 일도 반가운 일이었다. 고여사는 알라스카에 거주한지 11년째 된다고 한다. 그녀의 부군인 崔康勳(최강훈)씨는 원만한 분으로 그곳 韓國社會(한국사회)에서 인기가 높아 3회나 한인회 회장을 지냈으며 누구보다도 구장희박사의 일을 열성적으로 돕고 있다. 이 내외분의 안내로 앵카리지 시가와 알라스카대륙을 횡단하는 오일파이프라인의 종착지인 발테지와 웅대한 빙벽과 콜럼비아 대빙하를 가볼 수 있었던 것도 잊지 못할 동문의 情(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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