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은 가능성과 실패의 위험내포

  하루 중 내가 가장 아끼는 시간이 있다면 그건 어제의 어둠과 오늘의 밝음이 천천히 訣別(결별)하는 새벽이다.
  폐 속 가득 담아 넣는 기성의 냄새라곤 조금도 없는 맑은 공기와 서두르지 않는 은근함과 촉촉이 물기어린 투명한 의식, 하루의 시작이란 느낌이 주는 신섬함 때문에 나는 새벽을 좋아한다.
  수험생이란 굴레를 쓰고 밤새워 책장을 넘기다 맞이한 새벽에 두통으로 시달리며 세상 모든 이들이 혹 이 머리 아픈 공기에 질식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곤 했었다.
  대학이란 드넓은 사회에 발을 딛고 새로 시작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선 설레임이었고 어떤 의미에선 또 다른 두려움이었다. 다시는 되돌아 설 수 없는 길을 가는듯한.
  세상은 내게 참으로 많은 물음을 던진다. 많은 올가미로 나를 묶는다. 재산이라는, 권력이라는, 학벌이라는 올가미로, 통계 숫자나 점수로 그들 나름대로 평가하고 자로 재며 사과에 격을 매기듯 꼬리표를 달아 버린다. 개성이나 잠재력을 가려버리는 숫자의 공허함에 적지 않은 거부감을 느낀다.
  진리를 향해 나아가야 할 오늘날의 대학조차도 다만 세상으로 나갈 더 넓은 출구를 찾기 위해 집어탄 급행열차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혹은 세상의 물결대로 휩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대학이란 사회에 굳건히 서서 ‘안다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단지 세상을 눈에 보이는 것, 기준의 것으로만 인식하며 그것만으로 안다는 것과 참된 것을 혼동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인정하는 대로 길들여진 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이다.
  도전하고 싶다. 도전이란 새로운 가능성과, 비례해 실패할 위험을 안고 있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다시 일어서 도전하는 나를 발견하고 싶은 것이다.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아파할 줄 알고 고뇌할 줄 아는 가슴 뜨거운 이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
  그들의 진실을 말하는 눈빛과 진지한 몸짓, 따뜻하게 내미는 손길, 아픔을 나누며 기울일 그들의 술잔을 사랑한다. 서로가 같은 목표를 향해 서는 것은 더 없는 아름다움이란 작지만 소중한 진실을 가슴에 안아보고 싶다.
  그리고 매일의 내 생활이 새벽 같은 투명한 의식으로 점철된 것이라면 좋겠다.
  잠든 세상을 깨우는 그런 기쁨과 때가 되면 물러설 줄 아는 그런 용기와 서두르지 않는 그런 은근함으로 편견 없이 세상을 보고 싶다.
  그리하여 ‘껍데기는 가라’던 어떤 가슴 뜨거운 이의 노래처럼 단절이 주던 그 막막함의 껍데기를 벗을 수 있었음 한다. 그리고 어느 새벽엔가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면 낮은 목소리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투명한 모습으로 돌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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