慶州(경주)캠퍼스 문제

◇참석자
  송형철(법경대·행정3)
  김영길(문과대·영문3)
  노진표(총학생회장·영문4)
  남도영(경주캠퍼스부총장)
◇사회: 김향경(本社(본사)문화 제2부장)
◇때: 1986년 3월 13일


  ▲사회=바쁘신 중에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국 80년을 맞아 경주캠퍼스 전반에 관한 문제들을 진단해보는 일은 내일의 동국을 일구어 나가는데 큰 보탬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선 부총장님께서 앞으로의 학교발전에 관해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지요.
  ▲南(남)부총장=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우리 慶州(경주)캠퍼스가 금년으로 8년째에 접어들었는데 오늘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그동안 교수·학생들이 일치단결한 결과라고 봅니다. 더욱이 금년에 의예과가 신설됨으로써 경주캠퍼스의 역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시급한 과제는 의과대학과 부속종합병원의 설립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지금의 투자보다 몇 배의 투자가 요청되고 있는데 5년 내에 모두 완성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아울러 慶州(경주)캠퍼스를 시설면에 있어서 장·단기로 나눠 구상하고 있는데, 우선 단기계획으로는 종합강의동을 3월 이내에 꼭 착공해 9월말까지는 완공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산규모는 외곽 18억, 내부 2억원 정도로 약 2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 대학 설립 이래 제일 큰 규모의 강의동이 되리라 봅니다.
  다음으로는 스탠드공사를 5월 전에 착공해 완성할 계획입니다. 예산은 이미 확보가 된 상태이며, 특히 도서관 앞의 조경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조성해나갈 계획입니다.
  ▲사회=외형적인 발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내적 향상을 위한 뒷받침 또한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봅니다. 이 점에 대해서도 계획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南(남)부총장=날로 첨단화해가는 사회 속에서 요구되는 것 가운데 필요불가결한 것 중의 하나가 컴퓨터 시설입니다.
  따라서 경주캠퍼스는 C·R·T 20대를 설치해 1학기 내에 누구든지 필요에 따라 이용토록 할 방침입니다. 학사행정에 있어서는 특히 교무업무에 컴퓨터를 활용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그동안 이름뿐이던 보건소도 정식으로 발족시켜 운영하려 합니다. 도서관은 강의동이 9월에 완공 되는대로 도서관에 있는 모든 강의실을 그쪽으로 이전시켜 설립 목적에 합당한 제 기능을 발휘토록 해, 도서관 활성화에 최대한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노=학생들 사이에 매년 거론되어지는 교수확보 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당면과제라 생각됩니다만.
  ▲南(남)부총장=교수확보율은 내년쯤이면 63%가 됩니다. 이정도 되면 교수부족이란 말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우수교수 조치문제는 현재 공채를 해서 학위자, 외국유학자를 우대하고 있는데, 지역적인 문제로 교수확보에 어려운 점도 실상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금년부턴 스카우트를 병행하는 차원에서 우수교수 확보에 힘써 나갈 것임을 명백히 밝혀둡니다.
  ▲송=우수학생 유치와 학생들의 면학분위기 앙양을 위해서는 취업과 장학금 등의 문제해결도 병행되어야 되지 않을까요?
  ▲南(남)부총장=취업이란 본인의 진정한 실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볼 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학교 측에선 지도교수가 이를 책임지도록 할 것이며 기존 취업보도 위원회를 활성, 강화해 신속한 정보수집과 더불어 과학적으로 학생진로지도에 힘쓰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앞으로 지도위원회를 열어 중지를 모아 발표하겠습니다.
  그리고 장학금 문제는 서울캠퍼스에 강력히 건의해 이번 학기부터 장학금의 폭을 6%에서 7%로 1% 늘려 실행하고 있지요. 이처럼 장학금의 불합리한 점은 점진적으로 계속 해결해 나갈 생각입니다. 학생들도 그에 달하는 수준의, 아니 그 이상의 실력배양에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죠.
  ▲사회=다음에는 대학문화 사업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南(남)부총장=대학다운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연구기능을 활성화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각 대학, 각 단과대별로 지금까지 부진했던 연구학술 논문지를 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램입니다. 이에 대해선 가능한 한 학교의 재원 또한 아끼지 않을 작정입니다.
  ▲김=대학은 대학문화 형성에 있어 교수와 시설만으로 대학의 어떤 문화가 형성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경주가 불교문화의 발상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합니다. 이러한 경주문화권에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한 본교가 설립되었다는 것은 불교문화와의 접맥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우리 대학문화와 신라문화권 접목은 가능하다 하겠으며, 무엇보다도 대학이 문화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나가는 것이 옳지 않나 여겨지고 있습니다.
  ▲南(남)부총장=아주 좋은 말씀을 해줬습니다. 대학이 지역사회에만 공헌한다고 하는 것은 校力(교력)과 비례한다고 봅니다.
  조금 전에도 애기했지만 本校(본교)는 정착한지 8년째 접어들었습니다. 대학 본래의 학술연구기능의 일환으로 그동안 우리는 방치된 유물의 발굴 등을 통해 어떤 大學(대학) 못지않게 지역사회에 공연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노=봉사적인 기능은 원초적인 것입니다만 그동안 얼마나 유기적인 관계로 지역발전에 기여해 왔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
  ▲김=저는 慶州(경주)캠퍼스로서의 학내언론 및 교시 등의 부당성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우선 본교요람의 경우, 서울과 경주는 설립연도를 비롯, 회칙내용이 틀리는데도 불구하고 慶州(경주)캠퍼스의 것은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학교신문의 경우에도 학생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지면의 할애는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봤을 땐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南(남)부총장=‘요람’내용에 대한 불평등의 문제는 당장이라도 시정되어야 할 문제점이군요. 이는 곧 시정되도록 주무부처에 건의할 것이며, 학교신문 지면 할애문제는 보다 신중을 기해 점차적으로 시행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학교 측에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학생자체의 노력도 뒤따라야 되리라 봅니다.
  학생들이 지역적인 면과 상대적인 면에서 열등의식을 느낀 건 사실일 겁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 탈피해 자체역량으로 총합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노=부총장님 말씀에 동감입니다. 서울·경주간의 동질감조성은 학생스스로가 일으켜야 된다고 봅니다.
  ▲송=방법상의 문제에 있어서는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행사라던가 학술세미나 및 초청간연회 등을 번갈아가면서 행하도록 해야 되리라 보며, 이는 잦은 접촉에서 가능해지리라 생각되는군요.
  ▲사회=이제 마무리 할 시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끝으로 교수와 학생간의 대화부족으로 파생되는 거리감의 벽도 상당히 심각해지는 문제 중의 하나라 봅니다만.
  ▲김=사제간의 대화가 굉장히 형식적으로만 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면담의 실질적인 성과는 기대할 수도 없는 요식적인 행위가 돼버린 느낌이 드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학내문제의 이슈만 갖고 일방적으로 요구만하는 그런 토론이 아닌 사제간에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南(남)부총장=지금의 이러한 현실은 정말 유감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교수와의 대화를 나누는 건 학교 측에서도 제도적으로 요청하겠지만 학생들 스스로가 대화를 갖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절실한 것 같습니다.
  ▲사회=계획한 사항들이 차질 없이 실행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랜 시간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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