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언론의 위기 속 주체성 찾아야

동대신문의 창간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축하인사와 더불어 대학언론을 이끌어가는 동반자로서 몇 가지 당부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언론계에서 더 이상 새로운 담론이 아닙니다. 본부에의 재정의존도는 보다 심화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 신문을 발행하는 길은 더욱 요원해졌습니다.

지난해 본교 교지 <중앙문화>가 대학본부를 풍자하는 만화를 실었다는 이유로 배부 3시간 만에 강제수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는 ‘중앙대’ 혹은 ‘중앙문화’뿐만 아니라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언론이 갖는 본질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현재 <중앙문화>는 재정 자립을 위해 학생들의 기부금을 모아 교지를 발행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상태입니다.

2005년 주간교수와 학생기자단의 의견대립으로 ‘무제호·무광고’ 신문을 발행한 ‘대학신문’, 2007년 주간교수의 인사권 개입과 편집권 다툼으로 인해 기자단의 자비를 걷어 무제호로 신문을 발행한 ‘연세춘추’의 사례는 재정자립도를 확립하지 못한 어떤 대학신문도 완벽히 편집권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함을 반증하는 사례입니다.

‘동대신문’ 또한 이러한 고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동대신문’의 보도기사 혹은 기획기사들을 보면 대학 내 주요 현안을 알리는 홍보지로서의 역할과 대학본부를 견제하는 비판적 성격으로서의 신문 두 길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고민과정에서 2가지 요소를 좀 더 숙고하셨으면 합니다. 하나는 신문에 ‘학생들의 생활상’을 담아야 한다는 점이며, 또 하나는 ‘중·장기 학술기획’으로 학술기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학신문이 여타 언론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대학생의 생활상을 담은 대학보도와 심도있는 학술기사이며, 이 두 가지가 안정되어야 대학신문의 위상 또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대신문은 60년의 유구한 역사적 토대를 가진 저력있는 대학신문입니다. 변화기의 성장통을 겪어내고 역사의 흐름 속에 길이 남을 신문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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