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신문도 변화가 필요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1970년대 학번에겐 대학생활의 추억이 그다지 아름답지 못하다. 경제적으로 궁핍하기도 했지만 교정엔 소위 개발독재라고 하는 시대적 상황이 늘 최루가스와 함께 깔려 있었다.

연극동아리(동대 극예술연구회)회원이었던 나도 곧잘 시위대에 합류했고, 그 대가를 1년여의 정학으로 톡톡히 치러야 했다. 나는 동대신문 기자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찰 대상이었다. 연극이 민중을 호도(?)하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형사가 주변을 맴돌았고, 대본도 밑줄을 그어가며 제제를 가했다. 그러니 학보사 기자들은 오죽했으랴. 그렇게 침묵의 항변을 하며 10여년의 세월을 보냈을 터이다.

사람 팔자는 타고난 DNA의 영향이 크지만 주변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는 법. 졸업 후 언론사에 입사했고, 그리고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민주화 이후에 언론은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결론이다. 자본이 언론을 지배하고, 치열한 경쟁이 민주화의 자리로 치고 들어왔다.

언론 환경의 변화와 기술의 개발은 또 어떤가. 무가지 신문의 등장과 케이블TV, 그리고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이어지면서 이젠 모든 국민이 정보의 소비자이면서 한편으로 정보의 유통 및 생산자가 되고 있다. 지금의 언론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동대신문도 우리의 삶처럼 굴곡이 많았으리라. 하지만 앞으로 만들어갈 반세기의 역사도 쉽지 않을 것이다. 가볍고, 즉흥적인 삶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페이퍼는 한물간 구시대의 유물로 보일 뿐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고, 또 다양한 정보 수요층에 맞는 컨텐츠 개발이라는 과제가 우리 앞에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다. 언론과 언론인의 개념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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