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세상의 등대 되길

 동대신문 창간 60주년을 축하합니다.

돌아보면 동대신문은 격동의 세월을 담아왔습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태어났으니 그것은 험한 현대사의 아픔을 보듬는 운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대신문은 그동안의 명성이 모여 가히 대학신문 역사에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그동안 기자들의 고뇌와 노력은 그 속에서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습니다.

동대신문 60년은 시대 흐름의 복판에서 공동선을 찾아내는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상은 참으로 가늠하기 힘이 듭니다. 미래는 거리(距離)와 경계(境界)가 소멸한다고 합니다. 공간과 시간의 거리가 점차 사라져 시공의 개념이 희미해진다고 합니다.

기술이 다른 기술을 삼키는 문명의 포식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누구도 확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단과 집단, 개인과 개인이 벌이는 속도경쟁은 예측의 한계를 이미 넘어버렸습니다.

거대한 그 무엇이 우리 인류에게 닥치고 있는데 그 실체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대  정신을 찾아내는 우리들의 작업도 힘들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정보가 길을 안내하지 못하고 정보가 오히려 인간을 습격하는 시대에 우리 대학신문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난감할 때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 때일수록 사건의 크기와 파장보다 그 본질에 매달려야 할 것입니다. 모두다 최후를 이야기 할 때 처음을 얘기하고, 모두가 현실에 매달릴 때 꿈을 꿔야 할 것입니다. 모든 생명붙이에 평화가 깃드는 세상, 그것이 우리의 처음이고 꿈일 것입니다.

동대신문은 매일 새롭게 탄생했으면 좋겠습니다. 거듭 동대신문 60년을 축하드립니다. 모두가 깨어있으니 앞으로는 더욱 향기로울 것입니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