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신문의 활동이 동국대의 역사

먼저 동대신문의 창간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동대신문은 일찍이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50년 4월 15일 창간호를 발행한 유서 깊은 대학언론의 산 증인입니다.

때로는 전쟁터에서 때로는 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젊은 의기(義氣)를 바탕으로 정론직필해온 자랑스러운 동국 역사의 한 부분입니다. 이는 젊고 용기 있는 학생기자들이 아니었으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햇수로 60년이면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로 따져 보아도 장구(長久)한 세월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나긴 세월동안 학업과 언론활동을 병행하며 땀 흘려 일한 기자들이 있었기에 60년의 역사가 이어져 올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기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계종 종정이셨던 성철스님께서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문으로 세인(世人)들에게 큰 깨우침을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속전등록> 22권 청원유신(靑原惟信) 선사 편에 다음과 같이 실려있는 구절입니다.

 “이 노승이  30년전 참선을 하기 이전에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山是山 水是水)’으로 보였다. 그 뒤 어진 스님을 만나 깨침의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었다(山不是山 水不是水).’ 그러나 마침내 진실로 깨치고 보니 , ‘산은 역시 산이고, 물은 역시 물이었다(山    是山 水    是水).”
이 말을 조금 쉽게 풀어 이야기 한다면 ‘상식(常識)과 정견(定見)을 따르라’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나치게 굴절시켜 보는 방식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음모론이 활개를 치고 때로는 온갖 유언비어와 루머가 난무하기도 합니다. 저는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는 바로 상식과 정견에서 세상일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식과 정견은 중도(中道)에서 시작합니다. 바로 중도와 상식, 그리고 정견의 자세야 말로 이 시대의 언론인들이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국대학교는 많은 구성원들이 존재합니다. 학교의 근간을 이루는 교수님들과 학생, 그리고 교직원, 동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과 유형 무형의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동대신문은 바로 이들에게 상식과 정견에 입각해 바른 정보를 주는 신문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분열보다는 화합을, 투쟁보다는 합의를, 배타보다는 관용을 우리의 정신적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언론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화합하는 동국대학교,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동대신문이 앞으로도 이러한 바른 소견과 지혜를 갖고 언론활동에 임해준다면 동국대학교의 역사도 밝기만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60년 성상에 걸쳐 몸과 마음을 바쳐 최선을 다해준 동대신문 동인과 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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