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大(법대) 분리, 藝大(예대) 신설…문제는 예산

◇참석자
  최준호(사범대·교육3)
  김익상(문과대·연영4)
  연기영교수(법정대·법학과)
  박선영교수(교무처장)
◇사회:최창상(本社(본사) 취재부장)
◇때:1986년 3월24일

  ▲사회=기획좌담의 18번째 주제는 ‘단과대 편제 문제’입니다. 단대의 개편을 위해서는 문제점들이 정확히 파악되어야 하겠는데 이에 대해서 우선 연교수님부터 말씀해 주십시오.
  ▲연교수=신임교수로서 학교행정에 대해 아는 것은 미비하지만 제가 느낀 것과 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85년 7월에 재단법인 한국생산성본부에서 프로젝트를 주어 결실을 보게 된 장기발전보고서에도 상당부분의 계획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그럼 법과대를 중심으로 해서 구체적인 부분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연교수=법과대의 경우, 향후 기구표란에 법과대 분리에 따른 사회과학대학, 경영대학의 신설문제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우선 외국의 법과대 시스템을 먼저 살펴보면 서구는 독일 중심의 유럽식과 미국식으로 구분됩니다. 유럽식은 졸업시험이 곧 국가시험의 형식으로 학위증이 국가시험 합격증처럼 되어있고 졸업기간도 최소한 4년이지만 대체적으로 졸업년수는 6~7년 정도로 되어있습니다.
  미국식에는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곧 입학시험을 거쳐서 low school에 입학합니다.
  그곳에서 수년을 수업해 국가시험에 합격할 경우 곧 법조인 자격증을 갖게 되어 의과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교의 경우도 전문적 과정은 대학원에서 하고, 대학은 기본적 과정을 거치게 한다는 실행대학으로 편입하게 되었는데 현재 학계에서는 이에 기능적으로 의대에 준하는 커리큘럼의 필요성을 느껴 160~200학점을 취득했을 경우에 법조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 제도를 개선하는 안이 제출되고 있습니다.
  K J대의 경우 법과대가 법정대 법경대등으로 있다가 사회과학대의 신설과 함께 70여명정도로 법과대학을 신설한 것으로 압니다. 본교도 서울법과 80명과 경주캠퍼스 100명으로 충분히 법과대학 신설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최=제가 느끼는 본교의 단대문제점을 보면 법과대 말고도 불교대의 미술학과나 문과대의 연영과 등은 학과별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있고 야간강좌는 9개학과가 있는데 각 단대로의 편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학과의 경우도 사범대가 아닌 문과대의 특성을 지닌 것이지요. 또한 종합대학으로서의 음악대학의 설립, 경주캠퍼스 의예과가 문리대에 포함되어 있는 점, 홍보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문방송학과의 설립 등을 필요로 하는 것 같은데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애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예능계 쪽에서 살펴보면 현재 있는 연영과를 포함해 미술과와 음악과의 신설로서도 예술대라는 단대차원에서 필요성이 절실한데 당장 음대와 미대의 세분이 없더라도 예술대의 신속한 설립으로 연영과의 음악, 미술, 문학을 포함한 공통예술로서의 밀접성과 연관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한 예로 연영과의 경우 종합예술로 커리큘럼의 교환을 필요로 하는데 현재 연영과는 문과대에 속해 국문과와 한 과목 내지 두 과목만이 교환되고 있어 많은 애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박처장=학문을 하나의 과학이라고 할 때 예술대는 주로 실기에 치중하여지기 때문에 그 특수성이 존재한다고 생각되며 그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영과에는 기자재와 같은 것이 너무 많이 필요한데 단대 안에 한과에만 특수한 지원이 못되는 것은 연영과가 문리대에 속한 커리큘럼 상의 문제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의예과의 문리대 소속에 대해서는 어떠한 계획이 없습니까?
  ▲박처장=의대의 경우는 의예과 외에 본과가 생기면 자연히 단대로서 분리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최=홍보의 차원에서 무시할 수 없으며 정보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신문방송학과의 설립문제도 가능성도 듣고 싶군요.
  ▲박처장=다른 과도 마찬가지겠지만 잘 알다시피 신문방송과는 서울캠퍼스와 증과·증원이 되지 않으므로 기존의 T·O를 가지고 조정, 해결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학교로서는 야간강좌에 학과를 개설하거나, 아니면 특수대학원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교육학과의 경우도 과학의 특수성을 살필 때 사범대보다는 문과대 쪽이 더 적당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박처장=사범대는 하나의 중등교육자 양성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교육학과의 경우, 그런 성격에 부적당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 밖에도 종합대학으로서 필수적인 학과, 예를 들어 공대의 기계과 사회과학대의 사회학과등도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여겨집니다.
  ▲사회=그러면 이상과 같이 많은 단대별로의 과편성의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데도 시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박처장=단대 개편의 문제가 이전부터 검토되어오면서도 실제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정원문제, 재무구조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기 때문입니다. 증과, 증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학과를 폐지하거나 정원을 줄임으로서만 신설학과를 만들 수 있는데 각 학과간의 조정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산문제도 전임강사 1명을 증원할 때 1년에 1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단대개편이 될 경우, 비용이 엄청나게 들게 되리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모대학의 경우,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종합대학으로 승격했습니다만 국가의 공공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은 국립대뿐만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사대에 대한 지원이 아쉽다고 여겨집니다.
  ▲사회=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최=서울 모대학은 종단·재단·동문을 주축으로 한 학교발전 추진기금위원회가 설립되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학부모의 기부금등을 통해 예산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 같은데요.
  ▲연교수=예산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동문들의 후원회 설립을 통하는 것도 좋다고 여겨집니다.
  ▲최=예산문제만을 갖고 얘기했는데, 예산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는지요.
  ▲박처장=학과명칭변경문제는 계속해서 문교부측과 협의 중에 있는데 일단은 교내적으로 우리의 의지를 모아서 하나의 결집된 뜻을 보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회=동국 80주년을 맞아 편재개편은 꼭 필요한 것으로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지길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긴 시간동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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