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학문 세분화가 급선무 -교과과정 무엇이 문제인가

◇ 참석자
   김주환교수(학술부장)
   백경호(법정대·법학3)
   이문식(농과대·농경4)
◇ 사회 = 김영태(本社(본사) 문화부장)
◇ 때 = 1986년 3월 31일


  ▲사회=東國(동국)80주년 기획좌담 19번째를 맞는 이번 주 주제는 교과과정 ‘커리큘럼’입니다.
  81년 교육개혁조치의 일환으로 졸업정원제가 실시되었고 이에 학점취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4년간의 취득학점을 160학점에서 140학점으로 낮추어 조정했습니다.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점이 상당히 많은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백=교과과정의 문제는 교수확보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졸업학점이 140학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 운영상의 모순이 정체되어 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金(김)학술부장=저도 교과과정문제가 학교행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이상적인 교과과정에 대한 모델은 어떤 학문의 구조에서 필요한 분야와 그 분야에 대한 인원의 충원이라는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본교의 교과과정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백=법학과의 경우, 법률전문인이 되기 위해선 폭 넓은 교양과 심도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H大(대) 법학과는 졸업학점이 150학점으로 부전공필수가 15학점, 전공필수 66학점, 전공 선택이 69학점으로 내실 있는 강의를 하고 있는데 비해 본교 법학과의 경우 전공과목이 H大(대)의 3분의 2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마디로 구색만을 맞추기 위해 교과 과정을 개설한 느낌이 듭니다.
  ▲金(김)학술부장=법대가 독립되지 않은 현재와 같은 단과대 편제안에서 학점수를 늘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백=본교는 전공필수과목을 2학년에 올라가서 배우게 되어 있는데, D大(대)의 경우 학점수를 늘려 1학년 때 취득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전공과목의 개설 학점수가 적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金(김)학술부장=전반적인 전공과목의 개설 학점수를 놓고 볼 때 본교는 서울소재 대학 중에서 알맞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법학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학과마다 전공 선택의 폭이 좁다는 말을 합니다. 전공 선택이 2, 3학년 때에는 두 과목 정도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 他科(타과)의 과목을 수강하는 실정입니다.
  ▲이=선택의 폭이 좁다는 말엔 저도 동감입니다. 시간표를 작성할 때 다른 과의 과목을 듣고 싶지만 시간이 중복되어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金(김)학술부장=각 학과의 부전공 필수과목은 교무과가 지정하여 특정한 시간에 부필과목을 배정하고 다른 전공과목은 그 시간에 배정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회=대부분의 교과과정이 학생위주가 아니라 교수중심으로 편성되어 있어 대부분의 학과가 한명의 교수가 전공과목을 2~3개씩 맡아서 강의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입니다. 또 그 科(과)의 전공과 별 관련이 없는 교수가 전공과목을 가르치는 때도 있는 것 같아요.
  ▲金(김)학술부장=교과과정은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의 전공과 그 분야의 사회적인 요구에 의해 편성됩니다.
  학생을 중심으로 한 교과과정의 편성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法定(법정)교원 확보율은 대체적으로 본교가 60%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원을 많이 확보할수록 좋지만 사람을 뽑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환교수의 교류 폭을 늘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백=제가 법정대 교수님과 상담을 했을 때 체제상의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선 먼저 교과과정이 개편되고 이어 교수확보와 정원이 이루어진다면 법대 독립은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金(김)학술부장=그 의견은 제 입장과 반대인 것 같습니다. 번대로의 독립을 위해선 단과대 편제개편이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이=제가 지금까지 대학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4년 동안 배우는 내용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2학년 때 배운 내용을 4학년 때 또 강의를 받는 경우도 생깁니다.
  ▲사회=4년 동안 교수님에게서 2~3번 강의를 받게 되는데, 그 내용이 일관되어 있어서 폭넓은 지식습득이 어렵습니다.
  ▲金(김)학술부장=그 문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군요. 교육학 용어에 Chain system이라는 것이 있긴 합니다.
  학년이 올라가도 그전에 배웠던 내용이 나오고 학문적 깊이가 좀 더 깊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백=학술부장님께서 체인 시스템을 말씀하셨는데, 학문의 분야가 매우 세분화된 현실에서 전혀 전공분야가 다른 교수가 강의를 맡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회=본교의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개론’ 등 기초과정에서 배워야할 과목을 2, 3학년 때 가서야 배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金(김)학술부장=위의 문제는 科(과)자체 내에서 해결돼야 합니다.
  교과과정은 교수들이 짜는 것이기 때문에 학술부에서 그 학과의 교과과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한다는 것은 越權行爲(월권행위)라, 있어서도 안되고 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이=학생들의 의견수렴을 위해선 학생자치기구를 통한 의견조성과 교수님들과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데도 모르는 사항이 많아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金(김)학술부장=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올해 ‘교과과정’이라는 안내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이 책자에는 각 학년별 교과과정과 과목의 해설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앞에서도 나왔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통로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金(김)학술부장=본교엔 ‘교무연구위원회’가 교무처장을 위원장으로 설치되어 교과과정의 증설과 개폐, 학점의 평가 등에 관한 사항을 의논, 결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엔 학생들이 특정 교양선택과목에 몰리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교양선택과목의 수를 몇 과목 늘렸습니다.
  ▲이=최근 들어 교과과정의 개정이 언제 있었는지요?
  ▲金(김)학술부장=작년에 교과과정이 일부 개정되었고, 전공 선택의 폭이 6학점으로 늘어났습니다.
  제 생각엔 교과과정을 네 가지 案(안)으로 만들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네 가지 案(안)을 입학년도대로 적용을 하고, 일 년에 한 번씩 개정할 기회를 제공해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조정을 통한 방법으로 科(과)에서 책임지고 한 가지 案(안)의 교과과정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사범대의 경우 순위고사 폐지로 학생들의 진로가 막연한 실정입니다.
  이에 대해 새로운 과목을 개설하여 다른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어야 되지 않을까요?
  ▲金(김)학술부장=그 의견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고 교과과정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범대생들을 위한 사회의 폭 넓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학생의 입장을 고려한 알찬 교과과정으로 실력향상은 물론 졸업 후에도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보살핌을 부탁드립니다. 오랜 시간동안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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