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2020.4.6 15:44

동대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 기획취재
대형 강의, 학생도 교수도 힘들다전임교원 확충 급선무…조교 역할 확대, 교수법 개선도 필요

   
 

한 전공기초과목을 수강하는 2학년 A군. 100명이 수강하는 이 강의에 A군은 벌써 2번이나 결석했다. 많은 사람이 듣는 강의인지라 교수가 출석확인을 거르는 경우가 다반사(茶飯事)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군은 수업에 결석해도 시험걱정을 하지 않는다. 친구가 지난 학기에 수강했던 같은 강의의 ‘족보’를 외우기만 하면 시험문제도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강의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콩나물 강의실,칠판도 안보여
대형 강의란 평균적으로 80~100명 이상의 수강생이 수업을 듣는 강의로, 대부분 전공기초과목들이나 교양과목들이 주를 이룬다. 현재 우리대학은 전체 강의 2,223개 중 80명 이상의 강의가 128개, 100명 이상의 대형 강의가 45개다.

대형강의는 비좁은 자리, 앞사람 때문에 보이지 않는 칠판 등으로 인해 수업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교수의 수업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교육효과도 매우 떨어진다. 대형 강의를 수강하는 최원영(경영3) 군은 “수업 시작 20분 전에 앞자리를 잡기 위해 강의실로 향해야 한다”며 “뒷자리라도 앉게 되면 칠판 글씨도 잘 안 보이고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확인하기 어려워 수업을 듣는데 불편함을 겪는다”고 말했다.

대형강의는 또 강의실이 큰 탓에 수업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실제로 수업중에 많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친구들과 잡담을 하거나 대놓고 엎드려 잠을 청하는 학생도 있다. 한 대형 강의를 수강하는 B양(사과대1)은 “교수님이 출석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수업을 듣지 않고 혼자 공부해도 학점이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들어 수업 집중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질적 수준 떨어지는 대형 강의

대형 강의가 갖고 있는 내부적인 문제점도 심각하다. 전공 수업에 비해 강의의 질(質)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에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강의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할 수 없이 일방적인 강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수업 시간에 제출한 과제물에 대한 첨삭(添削)이 없거나, 매년 반복되는 단답식 형태의 시험으로 인해 ‘족보’가 떠도는 강의도 존재한다. 교수와 학생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1백 명 정도의 대형 강의에서 교수와 수업내용에 대해 활발한 질문과 토론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대형 강의를 수강하는 서봉권(경영3)군은 “수강인원이 50명만 되도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겠지만 대형강의에서는 이러한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교수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
교수도 대형강의가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많은 인원과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학습내용을 교수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주입식 강의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또 교수가 대형 강의의 수강생 태도나 성실성 등을 면밀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각종 리포트의 양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현재 100명이 수강하는 경제학개론을 강의하는 홍승기(경제학) 교수는 “100명 정도의 수강생들의 과제물을 일일이 검사하고 피드백을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한 대형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는 “학생들이 학점을 후하게 주는 교수의 강의나, 영어강의를 피해 수강신청을 하다 보니 대형 강의가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대형 강의 문제, 해결방안은?
대형 강의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전임교원 수를 늘리는 것이다. 대학정보공시 지표에 따르면 2009년 우리대학 전임교원은 516명(대학원 포함)으로 전임교원 확보비율(편제정원 기준)은 68.8%,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편제)는 33.1명이다. 서울대의 130.6%ㆍ13.9명, 연세대의 99%ㆍ20.2명, 고려대의 92.4%ㆍ22.4명에 비하면 크게 부족하다.

교원인사기획팀 김계철 직원은 “올해는 정년퇴임 등으로 인한 결원 보충과 약학대학 신임교원 임용 이외에는 크게 변동사항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원 확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단기적으로 이런 방법이 어렵다면 조교의 역할을 강화하거나 분반제도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이나 독일의 경우 대형 강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강의 조교를 두고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돕는다. 카이스트 또한 대형 강의를 30명 정도의 인원으로 분반하고 조교를 배치해 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이외에도 분반(分班)제를 도입하고, 교수학습개발센터 등에서 발표한 대형 강의용 교수법을 강의에 적극 반영하는 것 또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정웅재 기자  wonder@dongguk.edu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웅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많이 본 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