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석원 동문 ‘하쿠나 마타타’ 개인전, 가나아트센터서 18일까지

물감이 채 마르기도 전에 작품이 모두 팔려 일명 ‘완판남’으로 불리우는 화가가 있다. 그는 바로 요즘 화랑가에서 스타작가로 통하고 있는 우리대학 한국화과를 졸업한 사석원 작가이다. 2007년 금강산을 주제로 한 ‘만화방창’전 이후로 그는 3년 만에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라는 새로운 주제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아프리카의 인생, 현란한 색채로

지난 2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의 주제인 ‘하쿠나 마타타’는 ‘우리는 잘 될 것입니다’라는 뜻의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다.

제목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그의 화폭은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작가의 격려와 치유, 그리고 희망이 담겨있다. 더불어 개인전의 대부분의 그림들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는 1999년 이후 아프리카를 수시로 방문했다고 한다. 끝이 안 보이는 사막을 느릿느릿 걷던 거북, 강을 건너던 짐승 무리들이 악어들에게 잡히는 야생성을 관찰하며 그는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

“생존의 위기에 놓여있는 야생동물들을 보며 그들도 인간과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는 그의 작품 속에는 탄자니아, 케냐, 에콰도르에서 동물들과 영감을 주고받은 흔적이 그대로 묻어난다.

정글 속 이방인을 그리다
이번 개인전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합작으로 이뤄진 ‘왕의 귀환’이 있다. 과연 한국사회에서 가장 고통 받는 이, 그리고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받았으면 하는 이는 누구일까를 고민하던 그는 외국인 노동자를 떠올렸다.

 그래서일까 ‘왕의 귀환’이란 작품 속에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히 드러나 있는 듯하다. 동물과 사람이 어우러진 낙원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화려한 캔버스 곳곳에는 한자, 베트남어, 아랍어, 방글라데시어 등 온갖 언어들이 숨어있다.

이는 2007년 말부터 인천 남동공단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화폭 위에 모국어로 짧은 글을 써달라고 직접 발품을 판 결과물들이다. 이와 같이 이번 전시회에서 사석원 작가와 외국인 노동자와의 합작으로 이어지는 작품은 약 50여 개에 이른다.

캔버스 대신 칠판 속에 담긴 희망

한편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캔버스 대신 칠판 위에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다, 칠판작업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그는 칠판의 장점으로 내구성을 꼽았다. 천으로 만들어진 캔버스는 두터운 물감을 뿌리다 보면 쉽게 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캔버스로 쓸 수많은 칠판들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주문한 칠판이 도착하기까지 공백이 생겨 작업하던 도중 흐름이 끊긴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그는 토로했다. 그는 칠판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게 된 동기에 대해 “칠판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 추억의 만국공통어다”라고 칠판에 그린 이유를 설명했다.

어린 시절 소심했던 성격 탓에 말문을 열지 못하고 틈만 나면 종이에 그림을 그려 세상과 소통했다는 그는 1980년대 중반 우리대학 한국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유학시절을 거친 그는 현재 급부상한 스타작가로 통한다. 전시도 열기 전에 주문이 쇄도한다는 그는 다음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하쿠나 마타타, 우리는 다 잘될 겁니다”
봄이 옴과 동시에 그의 작품들은 지금 삶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따스한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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