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태 시인 국문과 졸

<상어>
꿈틀거리지 말라, 너는 잇발이 곱다.
어제 벗은 肉身(육신)을 다시 입는다.
無量劫(무량겁) 그물코마다 핥으는 차운 바람
그대 내 가슴으로 沈沒(침몰)할 때
나의 족속 퉁구스여,
밤이명 울먹이는 속살들, 보았지.
지칠 줄 모르는 技巧(기교)
알몸의 맨살마다를 속속들이
마른 骨格(골격) 뽀개져 뿔뿔 나리고
間間(간간) 부대끼는 소리
검은 바다 푸른 끌끌로 흠칫
부서진 뼛가루 찾는 銀(은)비늘
번득이는 소리.
고기야, 혼자 놀아라.
갈금갈금 오도독뼈 짓씹는 너는
잇발이 섧다, 꿈틀 꿈틀 고기야.


<장미>
꽃의 슬픔을 네가 아느냐
갈라지는 꽃살을 네가 여느냐
숨쉬기의 분량, 아직 못갖춘 마디
뼈를 추스릴 때
喜喜樂樂(희희락락) 지는 꽃잎 네가 보느냐
억수비에 가린 여름 더듬이
그림자키로 자라는 오늘 저녁
별이 성긴 녹슨 지붕을 비가 때린다
비의 소리가 즈믄 별들 꺾는다
터지는 마음을 네가 아느냐.


<氷河期(빙하기)>
氷點(빙점) 밑 꽁꽁 언 하늘 저편
氷河(빙하)의 期(기) 보이네.
도망하던 날새 깃둥지 허무네.
살아서 오히려 나의 달(月) 은 먼데
굶과 굶으로 살아 꿈틀, 저리 꿈틀
殘痕(잔흔)의 귀는 밝아 저토록 모양새 하며
구우 구우 구, 구우 구우
黑(흑)비둘기 우네.
西海(서해)바닥 氷點(빙점)서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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