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슬루 登頂(등정) 감격 아직도 못 잊어

  1956년과 1957년은 한국산악회와 각 대학 산악부활동이 활발한 시기였다. 그 당시 대학으로는 서울문리대와 工大(공대)․醫大(의대), 高大(고대), 漢大(한대) 등에서 산악활동이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본교는 이때까지도 山岳(산악)활동이 여의치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한국산악회원인 나에게 洪鎭仁(홍진인)회장이 ‘왜 東大(동대)에는 산악부가 없느냐’고 물어왔으나 달리 대답할 길이 없었다. 이에 책임을 느껴 당시 교무과에 근무하고 있었던 林燉(임돈)(在美(재미))선생과 상의 끝에 마침내 58년 4월 본교산악부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때 고문에 林燉(임돈), 초대회장은 내가 맡았고 부원은 25명이었다. 그 뒤 全奎弘(전규홍)부총장을 정식고문으로 추대하면서 본교산악부는 활기를 띠었다.
  본교 山岳部(산악부)는 여름방학 때 첫 나들이로 설악산을 등반했고, 대학산악부 최초로 ‘등반사진전시회’를 연 것은 획기적이었다. 이 사진전을 보러온 고교산악부원들이 몇 년 뒤 본교 산악부에 들어온 숫자로 적지 않았다. 출범 1년 뒤인 59년 1월에는 나를 비롯 金鍾燮(김종섭) 劉昌瑞(유창서) 등이 동계 千佛洞(천불동)계곡등반에 나섰으며, 또 조잡한 전장비로 內(내)설악까지 넘었으니 우리 산악부원들의 열의도 보통은 아니었다.
  이러한 열의는 우선 설악산을 36회, 지리산 9회, 한라산 7회, 태백산 종주 3회와 가야산, 오대산, 화악산, 속리산, 백운산 등 국내산들을 두루 등반하는 실적을 올렸다. 특히 소백산맥 회양산 암벽에서는 17차에 걸친 암벽등반기술훈련으로 많은 岩場(암장)코스를 개척, 東大山岳人(동대산악인)의 전용 훈련장소로 불릴 정도이다. 그리고 76년 1월의 토왕성폭포 下部(하부)를 初登(초등)한 쾌거는 山誌(산지)에 길이 남고 있다.
  본교 산악부는 국내등반뿐만 아니라 해외등반에서도 선구자적 역할을 한 것이 또한 자랑스럽다.
  1964년 5월 他大(타대)에서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을 때 제1차 日本北(일본북)알프스 등반대를 파견함으로써 大學山岳部(대학산악부)들의 해외등반길을 열었다. 이때 단장에는 閔完植(민완식)교수, 대원에는 나를 비롯 李重雄(이중웅) 林信喆(임신철) 柳志英(류지영) 李奎福(이규복) 등이었다.
  2년 뒤인 1967년에는 제2차 日本北(일본북)알프스 등반을 해냈는데 정종교수를 비롯 반태중 강성윤 윤용규 최인 이성만 오인환 오영복 등이 참가했다.
  이 日本北(일본북) 알프스등반이 계기가 되어 65년 4월에는 본교 산악부서 日本(일본)알파인클럽 山莊會(산장회)팀을 초청, 설악산에서 합동등반을 실시했으며, 그후 立敎大(입교대) 山岳部(산악부)와는 자매결연을 맺어 일찍부터 국제교류등반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본교산악부의 가장 빛나는 업적은 뭐니뭐니해도 1980년 4월 28일의 마나슬루 등반이다. 이 등반은 자금조달에 무척 애를 먹기도 했으나 학교당국과 동문들의 고마운 손길이 있어 마침내 우리 東國山岳人(동국산악인)이 8,156m 정상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었다.
  이 자랑스런 등반대원들은 대장에 李仁楨(이인정), 부대장에 李永鎭(이영진), 梁明秀(양명수), 李鎭亮(이진량) 등 7명이었다.
  이밖에도 본교 山岳部(산악부)를 빛낸 이들은 에베레스트隊(대)의 都昌鎬(도창호), 마카루隊(대)의 邊裕根(변유근), 養正(양정) 에베레스트 隊長(대장)의 吳仁煥(오인환) 등 개인적인 활약도 돋보이고 있다.
  한편 본교 산악활동은 部員(부원)만의 활동을 넘어 全東國人(전동국인)의 활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회원자격에 별다른 제한 없이 출발했던 탓으로 창설 10년째에는 교직원․동문을 망라해 OB산악회가 아닌 모든 東國人(동국인)을 수용할 수 있는 東國山岳會(동국산악회)의 탄생을 본 것이 그것이다.
  이 모임의 초대회장은 洪鳳來(홍봉래), 2․3대 회장 崔載九(최재구), 4대회장 李丙疇(이병주), 5대회장 金鎭福(김진복), 6대회장 金容浩(김용호)동문을 거쳐 7대회장에 초대 山岳部長(산악부장)이었던 내가 취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8대 林信喆(임신철), 9대 鄭鎭永(정진영)(現(현)) 등 山岳部(산악부)출신들이 회장을 맡게 된 것은 본교 山岳部(산악부)의 성장을 말해주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나 본교 山岳(산악)활동은 자체적인 활동에만 국한하지 않고 지난 70년 4월 시작된 東國人(동국인)등산대회(17회)와 매년 가을 전국 유명 山(산)을 찾는 東國山岳祭(동국산악제)(18회) 등에 모든 동국인을 참가시키고 있어 他大學(타대학)이 부러워하고 있는 부분이 되고 있다.
  반면에 아쉬운 것은 그동안 5호까지 발간된 ‘東國山岳(동국산악)’誌(지)가 중단된 것인데 빨리 속간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어쨌든 본교 산악활동의 희망은 더 큰 힘을 축적시켜 5~6년 뒤에 東國(동국)에베레스트 원정을 실현시킴으로써 세계의 지붕위에 校旗(교기)와 동국산악회旗(기)를 꽂는 일이다. 모두 이날을 위해 정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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