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的(선적) 각도서 照明(조명)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 문화 속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큰 것이다. 우리의 역사 문화도 이러한 종교와의 관계가 뿌리 깊게 영향되어 있다. 원시 종교와 문화는 지금에 와서 기록의 인멸로 알 길이 없다 하더라도 유사 이후 三國時代(삼국시대)의 문화부터는 종교와의 관계를 벗어나서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문화의 한 분야로서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크다. 따라서 우리는 지난날의 문학을 종교적 영향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그러한 방향에서 시도된 업적도 대단히 많다.
  불교와 문학이라는 상관적 관계에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가 순수 국문학이라는 면에서 한글 표기 문학이 주가 되었고 漢文(한문) 기록으로서의 文學(문학)에는 거의 연구됨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거의 曲籍(곡적)이 모두 한문의 기록이고 보면 이러한 연구 자세는 우선 국문학 연구라는 넓은 테두리에서도 반성되어야 할 문제이다.
  한문학의 분야를 따로 설정하여 연구의 방향을 잡고는 있으나 거기에서도 불교문학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지 못한 것이 현실적 실정이다. 그러므로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학도들의 아쉬움 또한 간절하다.
  이런 상황에서 印權煥(인권환)교수의 著書(저서) ‘高麗時代(고려시대)의 佛敎詩(불교시)의 硏究(연구)’는 斯界(사계)의 喜報(희보)가 아닐 수 없다. 저자도 밝혔듯이 고려 시대를 국문학의 침체기로 보았던 것은 단순한 한글문화 곧 순수국문학이라는 견해에서 잘못되었던 것이다. 오히려 고려시대의 문학이 보다 더 흥성하였다 할 수 있다. 佛敎(불교)라는 정신적 차원과 儒敎(유교)라는 현실 윤리적 哲學(철학)의 共權(공권)은, 당시인의 정신적 思惟(사유)를 보다 더 높게 하여 주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知訥(지눌)의 普照禪(보조선)이라고 하는 曹溪宗(조계종)의 禪風(선풍)은 文學(문학)의 깊이에 직접 간접으로 영향된 바 큰 것이다. 고려의 문학이 깊이를 가졌다고 한다면 思惟(사유)와 靜慮(정려)를 요구하는 이 禪(선)의 영향이었음이 분명한 것이다.
  印(인)교수는 이런 점에 유의하여 여러 해 동안 각고와 천착의 결실로 본 著書(저서)를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高麗(고려) 佛敎詩(불교시)의 배경에서 普照禪(보조선)을 시원으로 하였고 직접 이러한 佛敎詩(불교시)를 구사한 여섯 분의 大師(대사)들의 詩(시)를 禪的(선적)인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였으며 아울러 禪詩(선시)에 나타난 소재와 내용을 분석하였고 禪詩(선시)의 文學史的(문학사적) 위치까지를 말하여 그동안 잘못 인식된 문학사의 방향까지를 제시한 폭 넓은 연구가 되었다.
  좀 더 욕심을 부려 바란다면 佛敎人(불교인)이 아닌 一般詩人(일반시인)의 詩(시)에 미친 禪的(선적)영향이나 여타 고려문학에 함축된 佛禪文學(불선문학)의 정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作家(작가) 중심의 詩論(시론)보다 禪(선)이라는 독특한 思想(사상)과 詩(시)에 습합될 수 있는 근원적 문제에서 찾아지는 文學論(문학론) 위에서 禪詩(선시)의 功過(공과)가 논의되는 비중이 컸었더라면 보다 더 공헌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은 著書(저서)의 표제가 명시된 佛敎詩(불교시)이기에 僧侶(승려)의 作者(작자)에 국한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印(인)교수의 指南(지남)이 앞으로 斯界(사계)의 연구가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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