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喩(비유)는 의미의 創造(창조) 아닌 변용

  우리가 ‘비유’라고 말했을 때 이미 그 안에는 어떤 세계가 대치되어 있다. 이것은 Parable이라는 용어에만 국한될 성질이 아니다. 즉 ‘비유’에는 수사법의 일종인 metaphor, simile, figures of association, personification, metonymy, synecdoche, allusion, allegory, onomatopoeia 등 여러 가지로 분류될 수 있고, 이미 이들 자체 내에 類推(유추)(Analogy)의 과정을 내포하였다. 본 논의의 틀을 좁히기 위해 metaphor 더 좁게는 metaphorical concept로 한정한다.
  한 가지 덧붙여 둘 것은, ‘比喩(비유)’를  ‘metaphor’로 받아들일 수 없고, 그 역은 성립하리라 본다. 이것은 우리의 思考方式(사고방식)인 東洋(동양)의 文章道(문장도)에서 생겨난 異質的(이질적) 文學觀(문학관)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詩的(시적) 比喩(비유)’라는 단서를 붙여서 云謂(운위)할 때 시―특히 現代詩(현대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metaphor를 중심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고 東洋文學觀(동양문학관)을 의식하자는 잠정적인 소치이기도 하다.


  블랙은 metaphor의 원리를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그 중 두 가지는 전통론자들의 견해로 비교론 代置論(대치론)이며 블랙 자신이 주장한 相互作用論(상호작용론)이다. 이 Metaphology는 어떤 文法的(문법적) 현상을 설명할 때 그 근거를 類推(유추)(Analogy)에 두었다는 比較論(비교론)·代置論(대치론)과 공통점을 가진다.
  그 차이점은 A=B라는 文章(문장)에서 소위 比較論者(비교론자)들은 A·B의 표현구조를 깊이 다루었고 相互作用論者(상호작용론자)들은 그 구조자체를 문제시하여 두 사물사이에 야기된 意味論的(의미론적) 變容(변용)의 質的(질적) 논의의 출발을 삼고 있다는 것을 지적 할 수 있다.
  例文(예문) ①여자는 여우다.(A:여자=B:여우)
  比較論者(비교론자) 밀러는 ①에서 文句的(문구적)인 이미지(Memory image)를 설정한 후 이에 수정을 가했다. 수정되는 것은 기존 관념으로 그대로 蓋然性(개연성)을 필요로 하고 意味(의미)모델을 만든다.
  수정된 의미 즉 의미모델(Semantic model)의 형성을 돕는 것은 주로 類化力(유화력)(apperception)이라는 것이 밀러의 주장이다. ①의 문장은 여자(A)와 여우(B)의 항목으로 분류되며 이것이 助詞(조사)로 연결되는 만큼 A·B사이의 비슷한 정도(similarity)를 부여한다는 말이다. 요컨대 SIM(A·B)라는 도식이 나온다.
  한편 相互作用論者(상호작용론자) 블랙은 tenor와 (Vehicle)이라는 용어를 도입시켜 어느 한 쪽만 강조할 수 없고, 각 초점들의 잠재된 관념(underlying idea)을 논의하고 있다. A(여자)라는 항목에 해당되는 언어의 外延的(외연적) 意味(의미)와 그의 內包的(내포적)의미가 B(여우)의 外延(외연)·內包的(내포적) 의미에 각각 동시에 관계하게 된다. 따라서 A=B의 형식을 빈 metaphor라면 A·B 각 항목의 字句的(자구적) 意味(의미)(literary meaning)와 文脈意味(문맥의미)(sentence meaning)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미의 변화가 만들어 내는 문맥의미와 字句的(자구적) 의미 사이의 거리가 클수록 그 사이의 긴장감이 조장된다고 하겠다.(Metaphor 原理假定(원리가정)1) A=B의 형식을 갖춘 metaphor에서는 A가 갖고 있는 의미체계(원관념)와 B의 의미체계(보조관념)가 어떤 환경 다시 말하면 metaphor가 발생했다고 지각하는 어떤 의미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두 개의 틀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두 의미체계가 서로 원심력과 구심력을 일으키게 되어 A가 A1 이라는 유사한 의미로 바뀌면 그 반발력의 정도도 역시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원리이다.(metaphor 原理(원리) 假定(가정)2) 하지만, A가 B에 대해서 繫辭型(계사형) metaphor에서 단순히 블랙 말마따나 類推(유추)(Analogy)일까.


  전술한 Ⅱ의 견해들의 비판과 함께 좀 더 합리적인 방향을 모색해 보자.
  계사형 metaphor에서 어떤 특수한 의미가 다른 여러 의미 중에서 특별히 부각 되어지는(highlighting) 것은 단순한 類推(유추)때문만 아닐 것 같다. A의 무수한 의미체계(B1,B2…Bm) 중에서 Am, Bm이 선별될 수 있는 가정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부각되는 Am Bm을 J 무카로프스키(J. Mukarovsky)는 前置化(전치화)(foregrounding)라고 했다.
  前置化(전치화)는 언어사용 자체를 자각하는 효과를 말하고 疎遠效果(소원효과)라고도 말할 수 있다. 결국 어떤 새로운 단어는 그에 대한 주목의 정도가 높고 그 언어 자체에 대한 자각의 정도가 높은 만큼 前置化(전치화)의 정도가 높다. 이를 우리는 前置化(전치화)의 相互作用論(상호작용론)이라고 하자. (metaphor 原理(원리)a)
  가령 未堂(미당)의 ‘내가 돌이 되면’에서 A=B(한국 언어로 A는 B이다… 靜態的(정태적) (혹은 A는 B가 되다…動態的(동태적)라는 형식으로 정리하면 나=돌=연꽃=호수로 나열된다. 내가 돌이 될 수 있는 의미세계는 文學(문학)이전의 記號化(기호화)할 수 없는 세계이다. 단지 文學(문학)을 통해서 가능하다. 내 文字(문자)의 의미에도 무수한 의미체계들이 있고, 돌의 文字(문자)에도 무수한 의미체계들이 있다. 분산된 여러 의미는 어떤 문법 장치―metaphor 原理(원리)a―를 통해서 일부는 부각되며 다른 것은 감추어진다.
  따라서 ‘내가 돌이 되면’이라는 詩(시)는 ‘내’가 ‘돌=연꽃=호수’라는 메타포를 통해서 Figura를 구현하고 개인차가 있으나 未堂(미당)의 경우 자아와 외계가 일치하는 ‘한 세계’라고 하겠다. 未堂(미당) 자신의 말처럼 불교적 세계관이 가질 수 있는 세계의식을 표현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고 돌=연꽃=호수라는 언어 자체에 대한 자각의(知覺(지각)하는 독자도 해당하는) 정도가 높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한편 詩語(시어)란 前置化(전치화)의 언어로 전부가 구성된 것은 아니다. 전치화에 의해 주목의 정도가 높은 경우라도 어떤 배경이 없다면 그것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어떤 단어자체가 갖고 있는 상투적이고 일상적인 의미의 연상들 중에서 어떤 요소들은 그 metaphor의 틀 속에서 길러지거나(fim) 또는 두드러지거나(foregrounding) 이채를 띠게(defamiliarization)되는 것이다. 그 나머지는 배경으로 후퇴하게 되어(background) metaphor로 인해 얻어낸 의미 연상과 대조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단어 자체(前置化(전치화)된)와 배경의 차가 클수록 metaphor는 긴장감을 얻게 된다. 여기서 새로운 의미의 출현은 창조가 아닌 변용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소지를 발견한다.
  단어 자체를 수용하려면 배경이 되는 연상들의 무차별적 集積體(집적체)를 先行(선행)시켜야 한다. 어떤 배경의 실체들(b1,b2……bm)에 대해 어떤 언어의 의미 체계들(A1,A2……Am)이 상상력의 작용으로 이해할 때 Am―bm이 특별히 부각된다.
  물론 그 역인 am Bm도 성립한다. Am과 bm 혹은 am과 Bm 사이의 반발력 정도가 클수록 긴장감이 조성되고(서로 원심력과 구심력이 적용된다) 이 관계에 따라 Am이나 Bm이 더욱 부각된다. am bm의 ‘배경’이라는 의미는 文脈(문맥)의 變移(변이)로 대치될 수 있다. 단어와 배경의 이질성의 관계에서 metaphor의 동화 지향도 발견하고, 이 metaphor가 갖는 역동성의 비례를 역동적 상호작용론이라고 하자. (metaphor 原理(원리)b)
  가령 卍海(만해)의 ‘알 수 없어요’에서 詩想(시상)전개의 集積體(집적체)(accumulation)를 선행되고 난 다음 특별히 ‘님’이 부각되는 것은 무엇인가.
  集積體(집적체)의 先行意味(선행의미)가 어떤 의미론적 장치―metaphor 원리b―를 통해서 일부는 부각되며(예. 님의 속성) 다른 것은 감추어진다. ‘알 수 없어요’의 詩(시)는 개인차를 염두에 두더라도 자아와 세계에서 만나는 불교적 존재론을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 두서없는 전개를 통하여 우리가 예견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metaphor가 현대시의 제작 방법과 그 작품의 연구에 있어서 중대한 의의는 언어의 기능 즉 의미론의 참신성을 발견하는 데 있다.
  (2) metaphor의 本質(본질)은 사물의 存在性(존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며 그 존재의 본질을 확인하는 원리이다.
  (3) 詩人(시인)의 능력과 그 작품의 깊이를 metaphor로 확인할 수 있고, metaphor의 原理(원리)는 詩人(시인)의 直觀力(직관력)과 洞察力(통찰력) 및 상상력이 절실히 요구될 뿐 아니라 시연구가들이 詩(시)작품의 깊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4) 앞 ①~③의 논의는 부정적인 면도 예상된다. 가령 ①metaphor의 발전은 현대시의 難解性(난해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②생명력이 없는 比喩(비유)라고 해서 dead metaphor도 있다. ③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유사성 내지 동일성이 희박하고, 시적 긴장을 위해 무조건 생동한 단어를 연결한다(독단적인)고 좋은 시가 되지는 않는다.
  (5) 앞 (1)~(4)를 염두에 두면서 생각할 때 <metaphor 原理(원리)a, b>를 통해서 개인차는 있으나 다양한 Figura를 구현하고, 이 Figura는 문학의 세계를 제시하는 集積體(집적체)임을 보여준다.
  (6) 앞 (5)의 진단은 metaphology를 전제하고 metapoetics(轉移詩學(전이시학)?)을 試案(시안)할 수 있다. (P. Wheelwright가 metaphor and Reality의 序說(서설)에서 언급한 용어) 곧 詩的(시적) 感受性(감수성)에 立脚(입각)한 存在論(존재론) 중심의 詩學(시학)―관념을 바탕으로 하는 형이상학적 시학을 전제로 한―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神話(신화)·상징·원형 등의 재구성으로서의 Metaphor는 神話意味論(신화의미론)의 차원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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