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리부동(表裏不同)이란 사자성어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사람이나 사물 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발언이 실상 속마음과 다른 이중적인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표리부동한 사례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의 환경 친화적인 특성을 부풀리거나 조작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 그린 워싱, 청렴결백을 강조하던 정치인의 비리 파문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1월, 우리대학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등록금을 동결했다. 각종 공사에 필요한 재정확보가 절실한 시점에서 대학본부의 2년 연속 등록금 동결 결정은 놀라운 결정이었다. 대학본부는 동결 이유를 ‘경제 한파로 인해 고통 받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근심을 덜어 드리는 것 또한 대학의 커다란 책무(責務)’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학의 각고(刻苦)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도 이뤄졌다. 입학금이 9.9% 인상된 것이다. 참여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3만원이었던 입학금은 9만 2천원 오른 1백 2만 2천원이다.
▲우리대학 입학금은 등록금 동결을 발표한 지난해를 제외하고 최근 5년 동안 매년 7~11% 정도 인상됐다. 해당 기간 동안 물가인상률이 2~3%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량 인상된 것이다. 대학 측에 따르면 입학금은 보통 신입생에게 제공되는 오리엔테이션, 입학행사, 데이터 구축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사용하고, 4년간 신입생에게 제공되는 교육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앞서 열거한 각종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는 비용이 9.9%이상 인상됐다고 생각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구체적인 산출근거를 공개하지 않는 한 납득(納得)하기 어려운 인상률이다. 일각에서는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부담을, 신입생들에게 일부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생들과 학부모의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대학본부의 자애(慈愛)롭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동국인 따로 예비동국인 따로 대우하는 것이다.
▲2년 연속 등록금 동결을 발표하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대학본부의 태도가 입학금 인상으로 인해 퇴색(退色)돼버리고 말았다. 동국인들의 고통은 분담하면서 예비동국인들의 고통은 오히려 더 가중시키는 입학금 인상은 결국 항변(抗辯)할 수 없는 약자에 대한 부담 전가(轉嫁)일 수 밖에 없다. 진정으로 동국인들과 고통분담을 위해 등록금을 동결 결정을 내렸다는 대학본부의 태도가 표리부동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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