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지 않는 대학은 생존할 수 없다”

 

▲ 사회 = 무더위속에서 세계의 여러대학을 취재하느라 고생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대학 취재를 다녀온 소감은?

△전지민 = 나에게 끈기와 열정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준 유럽 대학 취재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학교의 후원으로 가능했던 ‘세계대학 취재’는 내게 학생기자로서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세상을 다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박양지 = 중국에서의 9일은 잊을 수 없다.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났으며 그 만남들은 하나같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힘든 점도 많았다. 언어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와주는 사람도 많았고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호의적이었다. 그분들의 도움과 같이 고생한 취재원들의 노력으로 다행히 나는 지금 영상 작업까지 마칠 수 있었다.

△박소라 = 중국의 무한한 가능성과 문화, 사람들 등은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그리고 나는 온몸으로 그 안의 에너지를 느끼고 온 것 같다. 무척이나 더운 날이어서 땀을 많이 흘려 힘들었지만 내 몸 속에서 무언가가 뜨겁게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한국을 벗어나 넓은 중국에서 취재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가 세계속에서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이정민 = 해외대학 취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말도 통하지 않는 해외에 나가 취재를 하면서 '이젠 어디서든 취재를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이수진 = 해외 대학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좌절도 느꼈지만 하나씩 취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점점 자신감도 생겼다. 맨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땐 영어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있었는데 직접 부딪혀보고 경험하면서 한층 성장했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은영 = 동국미디어센터를 통해 이런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영상제작을 위해 그것도 해외로, 보다 넓은 세계로 다녀올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 열흘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걸 배웠다. 취재를 통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사전에 어떤 준비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김윤수 = 해외 대학 취재에서 만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공부나 일에 열정을 가지고 모든 일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었다. 또한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교수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돋보였다. 특히 교토 불교대학 오노다 순죠 티벳불교학과 교수는 티벳의 불교와 함께 티벳의 음악, 그림 등 그들의 문화까지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김나은 = 세상은 정말 넓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해외를 다녀온 것이 처음이었는데, 단순히 여행으로 해외를 다녀온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대학을 직접 찾아가 취재하면서 세상을 더 크게 바라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학문을 위해 타지에서 공부하는 한국유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를 뒤돌아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김활란 = 취재를 할 때 어떻게 다가 가야할 지 막막했다. 원정취재인데다 언어문제, 기후문제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제대로 된 관광도 해 보지 못하고 오직 취재를 위해서만 모든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모든 취재를 마치고 귀국한 지금, 수많은 불평보다 남는 것은 성취감이다. 또한 늘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고는 생각했지만 단순한 생각을 넘어 영어에 대한 필요성이 직접 피부로 와 닿았던 계기였다.

△이신혜 = 편히 쉴 수 있는 여름 방학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취재원 확보, 어떠한 방향으로 취재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 그러나 콜롬비아 대와 뉴욕 대와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대와 뉴욕 대를 졸업한 교수님들을 찾아뵙고 그 대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은 학생기자만이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김지연 = 해외 대학 취재 과정 동안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취재기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취재에 임했는가에 따라 취재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모든 해외취재단들에게 2009년 여름은 결코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취재를 진행한다는 것은 학생기자 신분인 취재단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거절을 당하기도 했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러한 순간들이 우리가 발전하는데 큰 자극제가 된 것 같다.

▲사회= 취재현장에서 바라본 우리나라 대학과 해외 대학들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

△전지민 = 유럽대학을 취재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인문학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였다. 학생을 취업 기계가 아닌 하나의 인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는 유럽의 대학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취재를 하는 동안 인문학이 냉대 받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상반되는 프랑스의 자유로운 인문학 전통과 그를 지키고자 하는 범사회적인 노력을 바라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박양지 = 중국의 칭화대학에서 공대교수들의 치열한 프로젝트 연구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는데 대단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었다. 패트릭 로우라는 교수의 경우 적어도 1년에 3번 정도 학생들과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교육과 연구를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 인상깊었다.

△박소라 = 중국 명문대학들의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베이징 대학의 사례를 통해 그런 자긍심이 더욱 더 자기를 채찍질하며 그것이 학교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수진 = 뉴욕대학에서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였다. 뉴욕대는 교수가 학생들이 이론을 공부하게 최고의 수업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무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있었다. 뉴욕대학의 많은 교수들은 자신의 인맥을 통해 학생들이 손쉽게 인턴십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나아가서는 취업까지 연결해준다고 한다. 교수와 학생간의 신뢰와 책임성있는 관계가 부러웠다.

△김윤수 = 교토대학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명문대로 노벨상 수상자도 5명이나 배출한 유명한 대학이다. 교토대학의 이공계 학생들의 경우, 전체학생 중 70%가 대학원에 진학하여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취업을 위해 대학을 다니는 우리대학 학생들과는 차이점이 있었다. 또한 연구 부분에 대해서도 대학에서 ‘연구 추진부’ 라는 부서를 따로 만들어 교수들의 연구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돋보였다.

△김나은 = 우리나라의 대학도 국제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국제화를 통한 대학 특성화를 통해 빠른 시간안에 명문 반열에 오른 일본 리츠메이칸 아시아 태평양 대학교(APU)가 다른 나라 대학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현지에 홍보사무소를 세워 현지의 고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홍보를 열과 성의를 다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사회 = 해외 대학 취재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나은, 김윤수 = 해외취재를 가지 직전까지 취재원을 섭외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특히 몇 몇의 취재원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인터뷰 약속의 취소를 반복해, 가기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가 없었다. 더욱이 우리가 해외취재를 갔던 여름에는 신종플루로 현지대학에 휴교령이 떨어져, 학교 방문조차도 불가능할 위기에 놓여서 비행기를 타고 현지로 갈 때 까지 마음을 졸였던 기억이 난다.

△이정민 = 중국 취재 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더운 날씨, 그리고 중국 특유의 강한 향신료였다. 우리가 취재를 갔던 8월 중순은 중국의 가장 더운 시기라 야외에서 취재할 땐 강렬한 태양에 얼마 걷지 못하고 지치기 일쑤였다. 그리고 캠퍼스 내 뿐만 아니라 중국 시내를 취재하러 다니면서 공안에게 카메라를 뺏길 뻔 했던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현지 학생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취재를 할 수 있었다.

△이신혜 = 여러 경로를 통해 공문도 보내고 취재요청을 했지만, 취재허락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지역사회와의 연계프로그램을 취재하기 위해 할렘에 위치한 커뮤니티 센터를 자주 방문했는데,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영상촬영을 하는 우리에게 찍지 말라고 욕설을 하며 쫓아와 도망간 기억도 남는다.

△김지연 = 싱가포르 국립대학 촬영 시 학교 자체가 넓어 촬영 시간도 오래 걸리고 취재원 섭외도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무작정 혼자 카메라를 들고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취재 요청을 하다 수차례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친절했던 한 백인학생의 도움으로 맛있는 저녁은 물론 취재까지 응해줘 무사히 취재를 마친 기억이 난다.

△이수진 = 사전취재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특히 어려웠던 점은 뉴욕대학의 교수를 컨택 하는 것이었는데 방학 중이었기 때문에 많은 교수님들이 자리를 비워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약 50명의 교수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직접 컨택을 해서 인터뷰를 따낼 수 있었다.

▲사회 = 세계화라는 흐름 속에서 각 취재한 대학들이 어떠한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전지민 = 우리가 취재했던 프랑스 파리4대학(소르본 대학)은 2002년부터 유럽 대학 간의 학위 교류 프로그램인 소크라테스 에라스무스(Socrates-Erasmus)를 시행하면서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또한 2006년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소르본 제2캠퍼스를 설립하여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을 중시하는 프랑스 대학이 여타 세계 유수의 대학이 몰려드는 교육 허브인 아부다비에 분교를 설립한 건 이례적이라고 한다. 파리4대학은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 교수진을 바탕으로 본교 못지않은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미시간대와 같은 미국 대학과 어깨를 겨루기 위해 높은 등록금은 물론 일부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취하며 중동의 인재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이수진 = 뉴욕대학은 대학의 경쟁력이 교수들의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판단하기에 연구 성과가 뛰어난 교수들의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교수의 자질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선정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그들을 스카웃하기 위해 고액연봉, 연구 환경 지원 등의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이로 인해 지금 뉴욕대학 철학과의 경우 우수한 교수진들의 노력으로 인해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은영 = 먼저 우리나라의 학교에 비해서 기부금 모집에 힘쓰는 것 같다. 우리대학의 경우 기부금 모금부서의 직원이 10명도 안되지만, 뉴욕대를 비롯한 미국의 많은 대학이 적게는 1백여명에서 많게는 4-500명의 기부금 모금 전담 부서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 기부금을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형태로 돌려주기 위해 애쓰는 것이 놀라웠다.

△이신혜 = 콜롬비아대학은 변화하는 도시의 특성을 실용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정책화하고 학제화 하는 도심형 대학으로서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또 온라인 강의의 특성화를 통해 미래대학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는 것이 인상깊었다.

△김윤수 = 변화보다는 원칙을 중요시 한다던 일본의 명문 교토대학도 최근 법인화를 통해 학교운영의 자율화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법인화를 통해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나 변화와 개혁을 선택한 것이다.

△김나은 = 세계화는 학문의 상아탑인 대학도 피해갈 수 없는 확실한 세계적 조류임은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변화에 느리게 반응하는 일본에서 조차도 세계화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자신이 계속 유지해왔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갈 수 없음을 간파하고 서서히 움직이려는 시도를 볼 수 있었다.
 

△김활란 = 싱가포르 대학과 홍콩대학에서 학생들의 영어실력에 깜짝 놀랐다. 누구에게 인터뷰를 요청해도 영어로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이 놀라웠다. 캠퍼스의 영어 공용화는 국제화로 직결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전지민 = 처음 소르본대학 거리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서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술집과 카페가 넘쳐나는 우리나라 대학의 대학가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문학, 철학, 어학과 같은 특정 학문의 서적만을 전담하는 여러 서점이 존재하는데 이곳에서 소르본 교수들의 학계연구와 논문이 끊임없이 출간되고 있었다.

교수들은 새롭게 발간된 자신의 논문과 이론을 수업 교재로 활용하기 때문에 매학기 수업의 교재는 바뀐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 대부분 강의가 생성되면 담당교수는 수년 간 동일한 커리큘럼과 교재를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 사이에 일명 족보가 떠돈다. 이러한 우리대학의 현실과 비교했을 때 부끄러웠다.

△박소라 = 사실, 중국에서 가장 좋은 베이징대학, 칭화대학임에도 불구하고 학사 시스템이나 행정적인 면은 우리대학의 것보다 좋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방학 중임에도 공부하느라 밤늦게 까지 꺼지지 않는 강의실의 불빛과 자신의 에너지를 공부와 연구를 통해 소비하는 모습들은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칭화대학 학생들은 하루에 평균 12시간 이상씩을 학습에 투자한다고 한다. 12시간을 제외하고 남는 시간에도 학습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 우리대학들의 대학주변 풍경과 너무 달랐다.

△전지민 = 프랑스의 경우 정부가 대학 재정의 대부분을 맡고 있고 정부 예산의 약 5분의 1 이 교육 부문에 투자되고 있다고 한다. 1년 등록금은 약 40만원으로 매년 치솟는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과 큰 차이를 보인다. 내가 만난 한 취재원은 이렇게 정부가 대학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낮은 학비로 고등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정부로부터 교육 혜택을 받은 개인은 반드시 사회에 기여하게 된다는 오래된 믿음과 ‘인간을 향하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 라고 말했다.프랑스 대학들이 미국식 실무 교육 시스템을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대학을 과도한 능률 중심의 이윤 추구 기관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회 = 여러가지 어려움속에서도 무사히 취재를 마치고 좋은 원고와 영상물로 동국인들에게 보여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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