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에서 저자 우석훈은 “지금 88만원 세대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만의 바리케이트와 그들이 한 발이라도 자신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필요한 짱돌이지, 토플이나 GRE(미국 일반대학원 입학시험)점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20대들을 88만원세대라고 정의하고 그들이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한경쟁이 아니라 88만원세대의 협력(協力)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같은 일자리로 생계를 이어가는 청년들을 대변할 ‘청년유니온’이라는 노조가 다음달 창립할 예정이다. 우선은 아르바이트 생활자들을 중심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즉 ‘알바생’의 노동권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개선하려고 당사자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 단체가 자리를 잡는다면 스스로 나서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젊은 층에게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10~30대 아르바이트 생활자만 2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推算)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미미하다. 단지 자기계발에 소홀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한 것이라는 편견(偏見)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영업자 고용주에게 고용된 ‘알바생’들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노조의 탄생은 ‘알바생’으로 대변되는 88만원 세대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88만원 세대라는 현실에서 우석훈이 제시한 해법에 첫 발을 디딘 것이다.

▲하지만 청년 노조의 활동이 아르바이트 생활자들의 근시안적인 상황 개선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알바생’들에 대한 편견을 깨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최저임금도 지켜지지 못하는 편의점이나 매장 등에서부터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부와 기업, 노동계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유니온’이 해야할 일은 이렇듯 단순하지 않다. 그들의 시작은 다소 거창할지는 모르지만 해야 할 일은 만만치 않다. 사회적 인식을 바꾸겠다는 목표아래 그들의 행보(行步)가 당당해지길 바란다.

▲청년 노조의 탄생을 축하하며, 한 편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그들의 임무가 생각보다 막중하다는 것이다. 우석훈은 “88만원세대를 넘기 위해서는 세대 내의 경쟁에서 새대간의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노조가 단순히 일반적인 노조들과 같이 가시적인 목표를 가지고 수동적으로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그의 말처럼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歸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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